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1. 9. 5. 15:36

최종병기 활 - 간만에 본 시원한 한국 액션영화


최종병기 활을 봤습니다.



인천으로 갔습니다. 보통 집에 내려갈때는 동암역으로 가는지라 동인천역까지 오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오랫만에 와보니 많이 변했더군요. 특히나 동인천역을 대표하던 백화점이 사라진 채 공사중... 마트가 들어선다던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네요.



극장들도 대부분 사라졌던데 아직 애관극장은 남아있어 반갑더군요. 쟈니 잉글리쉬 2가 곧 개봉하겠군요. 그나저나 로완 아킨슨은 반갑긴 합니다만... 미스터 빈은 더이상 안하겠다고 했는데... 잉글리쉬도 아무리 봐도 영락없이 미스터 빈이던데요?



최종병기 활의 영화표. 요즘은 거의 영화 티켓이 아닌 저런 영수증 비슷하게 주나보네요... 예전엔 영화 티켓 모으는 재미라도 있었는데... 저런 표는 왠지 모아도 느낌이 나지 않기는 하죠... 하긴 이야기대로라면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고 입장하는 경우가 많아져서일지도 모른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지도...



간단한 스토리를 적어보자면, 인조반정으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역적이 되어 숨어 살아야 하는 남이와 자인 남매... 13년 후 동생 자인과 신랑 서군의 결혼식이 열리는데, 그순간 병자호란이 발발해 청나라 부대에게 모두들 살해당하거나 포로로서 압록강 너머로 끌려가고 맙니다. 겨우 화를 피한 남이는 끌려간 자인을 구하기 위해 홀로 아버지의 유품인 활 한자루 들고서 청나라 부대를 뒤쫒는데서 이야기는 절정을 향해 치달아 갑니다.



최종병기 활이라는 이름답게 영화 내내 등장인물들 거의 모두가 활을 다룹니다. 강렬한 박해일의 눈빛이 인상적이네요. 활이란 무기 자체가 상당한 수련을 해야만 다룰 수 있는 무기인 만큼, 등장인물들 모두가 꽤나 혹독한 수련을 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권총과는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차이가 심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청나라 장군 쥬신타... 영화 내내 상당히 무시무시한 포스를 자랑합니다. 남이의 존재가 위협적임을 알아채고 어떤 수를 서서라도 제거해야 함을 느끼고, 남이를 제거하기 위해 엄청난 카리스마로 수하들을 지시하며, 스스로도 상당한 무예의 소유자입니다.


실제로, 바람을 타고 휘어서 쏘는 남이의 활기술과 달리 무시무시한 파괴력의 육량시로 왠만한 장애물을 거침없이 뚫어버리며 돌진하는 활기술의 소유자로 나옵니다.



그리고 남이의 동생 자인 역시 활의 달인인 듯 합니다. 그녀의 화살 한 발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초반에 남이 옆에서 활을 쏘는 모습이 나오는데 거침없이 과녁의 정 중앙을 명중시키죠. 여기서 남이는 활을 쏘면 항상 과녁의 한 귀퉁이로 빗나가는 활을 쏩니다. 왜 그런가 했는데, 그 빗나간 화살들이 향한 궤도가 전부 일치했다는 묘사가 나오더군요... 꽤나 놀랐습니다.



끌려가는 사람들... 우리 민족의 수난사야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습니다만... 정말 처참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끌려가면서 노리개 삼아 툭하면 죽임당하는 사람들, 장교의 막사로 매일 밤 끌려들어가는 여성들... 무엇보다 백성을 버리고 도망갔다가 청에 무릅꿇고 절하여 사죄했던 왕과, 압록강 너머로 건너갔다가 다시 되돌아올때 처벌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자인의 신랑인 서군입니다. 어찌 보면 가장 불쌍한 인물... 결혼식하는 도중에 끌려갔으니 말이죠. 자인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끌려가 절망적인 현실에 좌절해 가다가 남이와 만나면서 자인을 구하러 가는 여정에 합류합니다.


첫 등장할 때는 영 어리숙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 줘서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은 인물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했던 인물입니다. 특히나 딸꾹질 장면은 참... 그러나 실상, 무인집안의 자식으로서 상당한 무예를 익히고 있더군요. 활솜씨는 잘 나오지 않지만 검술장면은 꽤 많이 나옵니다. 덧붙여 롱다리입니다... 진짜로요!



오히려 상당히 눈에 띄였고 꽤 중요한 인물일 거 같았던 인물이 있었지요. 청나라 왕자 도르곤입니다. 복식부터 자신만만한 표정과 왕자다운 성격까지... 주변인물과는 왠지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처럼 보일 정도였습니다. 다만 그 말로는...



결국 남이가 품은 분노만큼이나 더 거대한 분노를 품을 수 밖에 없게 된 청의 쥬신타는... 결국 남이와 피할 수 없는 최후의 대결로 치달아 갑니다. 그리고 영화는 가장 클라이막스로 치닫지요. 후반, 바람마저 잠시 멈추어 버린 그 고요한 순간... 극장 안은 정말로 적막 그 자체일 정도로...



오랫만에 본 영화로서는 참 재밌게 보았습니다. 보통은 활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밋밋한 건슈팅 액션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만, 반면에, 총알의 궤적을 묘사할 수 없는 총과는 달리(뭐 매트릭스 이후 컴퓨터 그래픽으로 총알의 궤적을 묘사하는 원티드 같은 영화도 있었습니다만, 왠지 영 사실감은 들지 않았지요) 화살 하나하나의 궤적이 분명해서 긴장감이 높더군요. 애깃살도 나오더군요(애깃살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분분하긴 합니다만...), 후반부에 정말 비밀병기로서 사용하는데(즉석에서 자연물과 적의 화살을 깎아내고 도려내어 만들더군요... 덜덜...) 딱 한번만 등장시키기는 아쉬웠는지 초반에 사슴을 사냥할때 애깃살의 묘사가 나옵니다.



던킨도너츠의 미니 도너츠 세트입니다. 본래는 음료수만 먹다가 이야기가 점점 신포시장의 닭강정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결국...



차이나타운의 사천짜장입니다. 1박2일에서 은지원이 먹고 갔다는 것 때문인지 정말 사람들이 많더군요. 다행히 저희는 둘 뿐이어서 그랬는지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꽤 맛있었습니다. 맵다고 해서 걱정했습니다만, 적당히 맵더군요. 시간 지나면 확 올라오는 바람에 끊임없이 젓가락이 가게 되기도 하고 말이죠...



원래 물만두를 먹어보려고 했지만 군만두밖에는 안된다고 해서 결국 시켰던 만두... 그래도 보통 중국집에서 먹는 남작한 만두보다는 속이 꽉 차있어 맛있었습니다.

제물포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동인천에서 살다시피 했던 그때와 달리 점점 저물어가는 모습이 참 안타깝더군요. 아직 그때 그 모습인 곳도 있지만, 여기저기 이제는 다른 곳에 밀려 점점 시들어가는 느낌이 안타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