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8. 23. 22:16

마법사의 밤 완독했습니다.



마법사의 밤은 월희,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공의 경계로 유명한 나스 키노코의 3부작 소설이라고 합니다. 물론 가지버섯원더랜드에 속해있는 작품이죠.



제가 읽은 것은 물론 소설이 아니고 PC용으로 발매된 비주얼 노벨이긴 합니다. 게임으로 분류되어 있긴 하지만, 비주얼 노벨이라는 의미처럼 저에겐 게임보다는 하나의 소설을 읽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보통의 미연시나 야루도라やるドラ와는 달리 선택지 자체가 없습니다. 게다가 15세 게임답게 H신도 없죠.





저는 다행히 월희와 공의 경계를 읽어봤기에 여기 등장하는 아오자키 아오코(아오아오)가 익숙했습니다. 사실, 주인공인 그녀보다는 공의 경계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그녀가 더 반갑긴 했지만...



따라서 그저 선택지 없이 클릭하며 한 페이지 한페이지 넘어가는 텍스트 위주의 진행이긴 합니다만 스토리의 완성도를 위해 선택지와 멀티엔딩을 포기했다고 하는 만큼 이야기는 참 흥미진진했습니다. 물론 번외편에서는 선택지가 부활하지만...



그래도 그저 텍스트만 나열되는 게 아니고 이전의 스텐딩 그래픽만 번갈아가며 진행되던 다른 게임과는 확실히 질적으로 엄청난 발전이 느껴졌습니다. 진행하며 나오는 배경들은 하나하나 멋진 정물화라고 부를 만큼 멋졌고, 인물들도 몇가지 스텐딩 그래픽만 바꿔치기하는 게 아닌, 매 등장마다 새롭다고 느껴질 만큼 배경과 잘 어울리고 있고, 특히나 긴박한 부분과 전투신은 정말 고품질의 플래쉬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역동감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버려진 놀이공원에서의 플랫 스나크와의 대결...




놀이공원에서 쏟아져 나오는 바게트빵 졸병들입니다. 처음에는 뮥탄전에도 우르르 날아갈 만큼 가벼운 적들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법에도 버틸만큼 단단하게 태워진 빵이라던가, 아오코의 말에 따르면 나중엔 햄이나 시금치가 끼워져 나올지도 모른다고 할 만큼 점점 강해져서 등장하는 적들이죠.




특히나 전투신은 비주얼 노벨 중에서도 단연 톱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스토리는 좋았지만 완독까지 장장 나흘... 꽤 긴시간 좀 버거웠던 것은 역시 나스체네요. 정말 나스 키노코 특유의 그 문체는... 그나마 월히나 페이트 시절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고 하는데도 가지버섯원더랜드의 상식이 부족한 저로서는 쏟아져 나오는 단어들이 일반적인 의미보다는 이 세계관에서 따로 부여받은 의미가 있는것이 복잡했습니다. 근원이라던가, 죽음이라던가, 마법과 마술이라던가... 특히나 그 후리가나...






그래도 다행히 완독해서 마음은 후련하네요. 아마도, 앞으로 책의 미래가 이렇지 않을까 생각도 됩니다. 글자와 삽화뿐이던 책에서, 앞으로는 이처럼 움직이는 영상과 소리가 포함된 책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거죠. 이전에도 디지털화된 백과사전에 글자와 사진 외에 소리와 동영상이 추가된 책이 등장해 한동안 이슈가 되었지만 지금은 웹페이지에 밀려 사라지긴 했지만 말이죠... 



아오코와 아리스가 다시는 펼쳐볼 일 없을거라 생각하며 감추어 둔 저 책을 마지막으로... 마치 그림같은 배경화면 몇가지 올리고 마무리하겠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마지막 걸어가던 그 길...



이... 이건... 좀...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