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허큘리스를 보았습니다...



처음 시작부터 허큘리스의 얼굴이 어딘가 참 낯익다고 생각하다가 기억났는데, 어라, 드웨인 존슨이더군요. 예전 프로레슬링을 좋아했던 분이라면 더 락을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특유의 표정으로 랍바텀과 피플스 엘보로 정상에 군림하던 스타였지요. 영화 둠 때부터 연기하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꽤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군요. 뭐 존 시나도 바티스타도 마찮가지지만...



허큘리스... 예전에는 헤라클레스라고 알려졌던 유명한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제우스의 아들로서 여신 헤라의 노여움을 받아 태어난 직후부터 죽음의 위기를 수도없이 겪고 본의 아니게 아내와 자식들을 죽인 이후로 그 속죄를 위해 12가지 과업을 받아 완수하는 게 허큘리스의 이야기였지요. 영화 역시 그 인물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분명 묘사되던 그대로 사자 가죽을 입고 곤봉으로 싸우는 모습과...




신화에 묘사되던 괴물들과의 싸움이 그대로 나오길래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로 가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초반부 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드디어 영화는 리얼 노선을 타게 됩니다. 


사실 그 시점부터 진짜로 모습을 보이는 허큘리스는 이야기처럼 혼자서 싸우지도 않고, 강철과 같은 육체를 지닌 것도 아니었죠. 물론 강인한 그 힘은 진짜였지만, 동료 중 사촌이 워낙에 말재주가 좋은 나머지 허큘리스가 치밀한 계획과 작전을 세워 성공한 임무들을 적당히 각색하고 포장해서 신화처럼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거고, 허큘리스와 그 일행들은 그것을 적당히 이용하며 유명세를 얻고 보수를 받으며 용병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었죠.



게다가 영화는 도저히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부분을 과감히 바꿔서 리얼하게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 중간에 왕에게 바치는 히드라의 머리는 사실은 뱀의 가면을 쓴 인간들의 목이었다거나 켄타우스로 알려진 적들이 사실 직접 맞부딪혀 보니 그저 말에 탄 기마병이었다던가 하는 식으로 현실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보며 저는 환호를 보내었죠.

역시 저는 신화나 환상 속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설명하는 트로이나 킹 아더, 엑소더스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혼자서 초인적인 능력으로 12과업을 완수하던 허큘리스의 참모습은 상당히 능력있는 지휘관의 모습에 더 가깝더군요. 병사들을 훈련시켜서 열세의 전투도 승리로 이끄는 힘, 그게 바로 허큘리스의 진짜 힘이었습니다.



다만 허큘리스 본인은 사람들이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떠드는 것에 대해 굳이 부정하지 않고 그렇게 믿도록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만 그들 중에서도 그런 허황된 이야기를 믿지 않고 허큘리스는 한낱 인간일 뿐이며, 최대한 이용하려는 자들이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서 허큘리스는 갈등하게 됩니다.



게다가 허큘리스가 자신도 모르게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고, 그 죄 때문에 고국을 떠나 방황하는 것 역시 묘사되더군요. 물론 그 진실은 후반부에 좀 더 현실적으로 설명됩니다.



결국 허큘리스는 선택의 시간을 맞게 됩니다. 거짓된 삶인가, 아니면 양심과 정의를 선택하는 삶인가...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입니다만, 생각보다 참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드웨인 존슨의 연기도 참 괜찮더군요. 영화를 보면 허큘리스는 진짜로 저렇게 인간적으로 살았을 거라 생각되고 그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또 전해지는 와중에 오늘날 신화로 듣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되었을 거라고 납득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음... 근데... 전 종종 영화관에서 놓쳐버린 영화를 감상실에서 보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감상실에서 DVD로 아직 발매되지 않은 영화도 볼수 있더군요. 어떻게 벌써 볼수있는 건가 했더니 IPTV결재를 하고 그 영상을 그대로 프로젝터로 틀더군요...


분명 불법 다운받은 영상도 아니고 일단 제값은 주고 영화를 보는 것일거라 생각은 하고 있지만, 왠지 조금은 찜찜한 기분도 들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