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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보았습니다.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볼 틈이 없었는데, 그나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볼 수 있어 다행이었네요.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스파이 영화중에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고 후계자를 키워내는 멘토와 멘티 영화죠.


세상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활약하는 비밀조직 킹스맨, 비밀임무를 수행중에 한 요원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동료들을 구하고 죽습니다. 그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요원 갤러해드는 죽은 요원의 가족에게 가서 뜻깊은 희생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내는 그저 슬퍼할 뿐이고, 아들은 너무 어립니다. 그래서 그는 아들에게 킹스맨의 연락처가 새겨진 메달을 전해주고 그로부터 17년이 흐릅니다.



17년 후, 요원 랜슬롯이 악당 발렌타인과 그의 파트너 가젤에게 살해당하자, 킹스맨은 랜슬롯을 추모하고, 후계자를 뽑기 위해 요원 선발 시험을 치룰 후보들을 모집합니다. 그 후보중에는 17년전 킹스맨 메달을 받았던 어린 아이, 에그시도 있었는데... 초반에야 적응 못하고 이리저리 위기에 빠지지만, 체조 영재였는데다가 해병대 경력까지 있는지라 점점 다른 후보생들을 앞질러 나가기 시작합니다만... 


그 사이, 살해당한 랜슬롯 대신 임무를 이어받아 조사하고 있던 갤러헤드는, 발렌타인에게서 풀려난 아놀드 교수를 찾아가 배후를 캐려 하지만, 아놀드 교수를 폭발하여 죽고, 갤러해드는 적의 공격을 받고 겨우 탈출하지만 부상당해서 깨어나지 못합니다.



긴 시간이 흘러 다행히 최복된 갤러해드는 깨어나고, 에그시도 다른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가운데 마지막 2인까지 남지만, 킹스맨의 수장인 아서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하고 맙니다. 그리고 갤러헤드는 발렌타인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한 교회로 잠입하지만, 그 교회야말로 발렌타인이 갤러해드를 죽이기 위해 만들어둔 덫이었으니...


만약 007이나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첩보원 영화를 좋아한다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으니까요. 특히나 영화 300, 매트릭스, 이퀼리브리엄 등의 영화에서 볼 수 있던 그 현란한 카메라웍과 시점이 이 영화에서도 정말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때리는 시점, 맞는 시점은 물론이고 날아가고 던지고 주먹을 따라가기도 하고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변화무쌍합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이 영화가 독특한건 최근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나 제이슨 시리즈의 현대적인 첩보영화를 따라가는 듯 하면서도 신 시티나 킥 애스같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답게 현실적이라기 보다는 마치 판타지나 만화같은 영상을 보여줍니다. 현실감보다는 정말 만화같은 내용과 액션이 계속 펼쳐지죠. 그런데, 이게 또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그렇게 현실감이 없다보니 분명 사람이 팔다리가 잘리고 목이 날아가고 칼이 박히고 총알에 뚫리는데도 끔찍하다던가 고어물이라는 생각이 안 들게 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실제 사람이 작살나는데도 피 묘사를 최대한 억제해서인지 만화를 보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유쾌하게 그런 처참한 살육전을 감상할 수 있었지 않나 합니다. 특히나 그럴때마다 정말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뭣보다 마지막의 행진곡에 맞춰서 터지는 불꽃놀이 쇼는 정말...


하여간 그래서인지 심각하고 자신의 정체성이나 최책감에 괴로워하고 몸부림치는 현실적인 첩보물과는 달리 그저 가볍고 유쾌하게 즐길수 있는 첩보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히 기대 못했는데 흔쾌히 영화를 같이 봐주겠다고 나서 준 형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 콜린 퍼스,.. 절대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이 영화의 액션신의 대부분을 직접 했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저 역시도 팬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둘... 발렌타인과 그의 파트너 가젤... 본래는 환경운동가였다가 아무리 애를 써도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자, 해결책으로 인간을 소수만 남기고 싸그리 몰살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현하는데, 인간 : 지구 = 바이러스 : 숙주 이야기는 사실 흔했죠. 문제는 이런 이야기에 고위 권력자 대부분, 특히나 대통령까지 넘어간다는 게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유쾌하고 쉬운 영화답게 별다른 복잡한 설명 없이 발렌타인 = 나쁜 놈이 됩니다.

뭣보다 각종 무술, 특히 태권도를 연마했다는 가젤의 현란한 액션은 정말 보면서 감탄스럽더군요.



셋... 클리셰를 꽤나 부순 영화였지만 그래도 흔한 클리셰로, 내세울 것 없는 주인공에게 귀한 몸이신 라이벌들이 괜히 시비를 걸어오고, 히로인은 끌릴 거 하나 없는 주인공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가진다는 것...? 대체 왜일까요?



넷... 상당한 명장면인 초반부 갤러해드의 술집 격투신...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건달들의 비아냥거림에 결국... 술집 문을 천천히 걸어잠그면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라고 명대사를 말하죠. 그 뒤는 뭐... 건달들 지못미...




다섯... 그리고 대배우 마이클 케인이 킹스맨의 수장 아서 역을 맡아 수장다운 포스를 내내 뿜어내줍니다... 끝까지 그 위엄을 보여줄거라 믿었는데... 쌍욕이라니...



여섯... 그리고 초반에 아주 잠깐 나오셨던 단역의 교수님... 마크 해밀입니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의 이미지는 많이 사라졌지만, 아는 사람들에겐 배트맨의 조우커 성우로서 전설처럼 여겨지는 명배우지요. 게다가 이번 스타워즈 에피소드 7에서 모습을 보일거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됩니다. 



일곱... 음... 그러니까... 에...


...


킹스맨이라는 조직이 아서를 필두로 멀린, 랜슬롯, 갤러해드 등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를 의미하고 있는 만큼 절설의 성배가 등장하는가에 따라 이야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흥미로운 의견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공주가 주인공에게 최후에 선물해주는 것이 바로 성배였다는 의견이었죠...


...


계속 곱씹어 보는데 그게 성배가 맞는 거 같습니다. 그 선물이 뭔지 궁금하신 분은 영화를 한번 꼭 보세요.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