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 | Posted by 아스라이 2011. 1. 31. 10:54

동물을 보호한다는 것...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전 동물보호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주 이런 소리를 듣습니다. 특히 저와 친한 동네 형님은 노상 말씀하시죠. 돈도 많이 못받고 일은 고되고 출퇴근 시간도 하루에 네다섯시간을 써야하는 먼 거리를 다니며 뭐하러 일하냐고...

솔직히 힘들긴 하죠. 게다가 몇백마리의 동물들이 사랑받으며 곱게 자란 아이들이 아니고 하나같이 학대받고 죽음의 위기에서 겨우 구출된 아이들이라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는 아이들을 돌볼때는 더욱 더...


스샷의 출처는 네이버 만화연재 '덴마'

그런데 이런 생각이 문득 드는 겁니다. 인간이 과연 이 자연계의 정점일까요? 우리는 인간보다 더 강한 존재는 없다고 믿으며 살고 있죠. 그러다보니 인간 외의 모든 생명을 인간이 마음대로 할 권한이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게 되기도 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이니, 가장 강한 인간이 모든 권리를 갖는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종종 생각합니다. 조만간 인간을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해오는 겁니다. 그래서 인간들을 닥치는 대로 사냥해 잡아들여 냉장고에 처 넣고 그중에 몇몇은 재미삼아 애완용으로 삼아 가지고 놀다가 싫증이 나면 죽입니다. 상상이긴 해도 있을법한 일이죠? 인간은 동물을 상대로 늘 하는 일 아니던가요...


그런데 그중에 그나마 양심적인 외계인이 있어 우리 인간들을 힘 닿는 대로 구출해서 안전한 장소로 피신시킨 뒤 먹을 것을 주며 휴식처를 준다면?

가끔은 돌보는 아이들이 말을 할 줄 안다면 마주 앉아 밤새도록 이야기 한 번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너희에게 잘 해주고 있는거냐고... 어쩌면 저는 누군가 그런 상황에서 인간들에게 그렇게 대해주기를 바라며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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