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26. 14:24
Notice | Posted by 아스라이

20대와 30대의 나...

 

 

 

 

20대에는 외모에 끌렸고 이쁘지 않으면 외면하곤 했다.
30대에는 아무리 예쁜 사람도 미운짓하면 밉게 보이고,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예쁜짓 하면 예뻐 보인다는 것을 안다.

 

 

 

 

20대에는 내가 원하면 거부해서는 안되고, 내가 만나고 싶을 때 오지 못하면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다.
30대에는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그럴 수 없는 사정과 오해가 흔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

 

 

 

 

20대에는 사랑을 나누기 전의 그 충동과 욕망을 더럽게 여겼다.
30대에는 그 욕망이야말로 서로가 서로를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20대에는 연인에게서 받고 싶은 것들이 잔뜩 떠올랐다.
30대에는 연인에게 주고 싶고, 해주고 싶은 일이 잔뜩 떠오른다.

 

 

 

 

20대에는 데이트 하기 전에 오늘 만난 후 계획과 일정들을 미리 다 정해놓고 만났다.
30대에는 만난 후 서로의 상황과 사정을 맞추어 가며 서로 조율할 줄 안다.

 

 

 

 

20대에는 내 기분을 알아주길 바랬다.
30대에는 상대의 기분을 헤아려 볼 수 있게 되었다.

 

 

 

 

20대에는 내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연인이 이해해주길 바랬고, 연인에게 관심보이는 사람들에게 연인이 모질게 대하기를 바랬다.
30대에는 내가 먼저 지켜야만 연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안다.

 

 

 

 

20대에는 내가 바쁜데 연락오는 연인의 전화가 귀찮았고 보고 싶은데 받지 않는 연인의 전화가 원망스러웠다.
30대에는 긴 시간 잠수타지만 않는다면 며칠동안은 이해하려 애쓰게 되었다.

 

 

 

 

20대에는 사랑한다면 내가 하는 취미에 동참하고 어떻게든 그 즐거움을 깨달으라며 강요하곤 했다.
30대에는 도저히 취향에 맞지 않는다는 취미는 굳이 강요하지 않고, 세상에 즐거운 일은 많기에 서로 공감하는 취미가 꼭 있을것을 믿게 되었다.

 

 

 

 

20대에는 내가 화나면 화가 났음을 모든 수단을 다해 어필하였고 연인이 아무리 달래주려 해도 화가 풀리지 않으면 며칠이고 몇날이고 찌푸린 얼굴로 대했다.
30대에는 화가 났을때는 솔직하게 화가 났다 말하고 화났다는 표시도 하지만, 절대로 하루는 넘기지 않는다.

 

 

 

 

20대에는 함께 영화를 볼 때 영화의 집중을 방해할만큼 떠들거나, 자리를 뜨거나, 잠들거나 하면 화를 냈다.
30대에는 같은 영화를 몇번이고 또 볼 수 있는 여유를 길러 영화를 도저히 계속 볼 수 없는 사정이 있음을 이해한다.

 

 

 

 

20대에는 들키지만 않으면 거짓말 해도 괜찮다고 여겼다.
30대에는 그 사람이 내게 거짓말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만큼 나도 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20대에는 사랑을 받은 만큼만 주려고 했다.
30대에는 사랑을 주고서 그만큼 되돌려 받지 못해도 이해하게 되었다.

 

 

 

 

20대에는 술담배를 못하기에 술자리 자체를 피하기만 했다.
30대에는 여전히 술담배는 못하지만 음료수로라도 건배할 수 있는 여유를 길렀다.

 

20대에는 이 사람과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라 믿고 어떻게든 떨구어 내려고만 했다.
30대에는 이 사람과 언제 어디서든 우연히 마주칠 것을 알기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예의를 갖추려 노력한다.

 

20대에는 내 곁에 이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영원히 내 앞에 있을거라 생각해서 미워하고 외면하고 미안하다는 사과도 내일로, 모레로 미루기만 했다.
30대에는 내 주위 모든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질 것을 알기에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며, 좋은 기억만을 남겨주려 애쓴다.

 

20대에는 내가 언제까지고 서른살이 되지 않을 거라 믿었다.
30대에는 시간이 너무나 빠르다는 것을 느끼고 조금 후면 내가 마흔이 될 것을 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20대에 깨달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가끔 깨닫지 못해서 보내버린 소중한 사람들을 아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