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꼭 보고싶은 영화가 나와서 영화모임에 참가했습니다.

동명의 게임을 영화화 한 거라, 컴퓨터 게임을 오래 하신 분들이면 익히 아실, '페르시아의 왕자'입니다. 1시간이라는 실제 시간동안 공주를 구출해야 하는 1편에서부터... 짤깍거리는 단두대에 허리가 반동강나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과 쇠꼬챙이에 처참하게 꼬치가 된 왕자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지요.


영화 스틸샷과 주연배우들의 모습만 보고서는 고개를 갸웃한 것은 사실입니다. 페르시아의 왕자라는 게임에서의 향수를 별로 느껴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하긴 제가 PC판의 1, 2편 외엔 제대로 해본 게 없긴 하지만...


적어도 왕자라고 하면... 좀...

하지만 영화를 보니 주인공이 왜 왕자인지, 그리고 어째서 아크로바틱한 액션들에 능한 지 알수 있겠더군요... 결론적으로... 왕자는 선택된 이후에도 국민들과 꺼리낌없이 어울리며 자기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면 납득되기도 하고 말이죠.


게다가 천천히 살펴보면 게임의 분위기도 물씬 나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 보입니다. 복장이라던가, 얼굴이라던가, 수염과 헤어스타일이라던가 말이죠.


가장 좋았던 것은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지는 아라비아의 대사막, 그리고 페르시아의 아름다운 건물들과 중동의 음악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분위기에 흠뻑 취할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는 간단히 언급하자면, 페르시아의 왕자들이 부왕의 허락을 받지 않고 타미나 공주의 왕국을 습격합니다. 그녀의 왕국이 페르시아의 적국에게 무기를 공급한다는 빌미로 말이지요.


그 와중에 '전설의 단검'이 우연히 왕자 다스탄의 손에 들어가게 되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비밀이 담긴 단검과 함께, 타미나 공주를 데리고 다스탄 왕자는 아버지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채, 정처없이 도주의 길을 떠나게 됩니다.

애초에 첫 영화 시작할 때 디즈니의 로고가 나오길래... 저는 그 순간부터 마음을 먹었습니다.

일단,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해피엔딩일 것이다.

이미 팀버튼 감독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뼈저리게 실감했던 부분이지요. 그 어떤 감독이라도, '온가족이 함께 보는 행복한 동화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 디즈니 아니겠어요(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팀버튼 감독의 괴이하고 음울한 세계를 바랬고, 페르시아의 왕자에서는 좀 더 잔인한 묘사를 바라기는 했지요... 허리 정도는 두동강나 줘야 할거 아닙니까...)

하지만 디즈니 로고를 보면서 그정도만 마음을 먹으면 상당히 볼만한 영화입니다. 특히나 볼거리가 참 많지요. 어찌나 왕자와 공주답지 않게 생고생을 해대는지... 주인공이 참 영화찍으며 고생을 바가지로 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왕자 삼인방. 아무래도 그동안 왕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선입관들이 꽤나 깨져 나가기는 합니다만... 뭐 따져보면 제가 '아랍 왕자'들에 대해 잘 알고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게다가 제이크 질렌할...

훈남이었어!!!!


당신을 왕자로 인정합니다...


끝으로, 어떤 한 고마운 미(?)청년이 보내준 원작게임입니다. 영화를 보니 게임을 해야겠다는 의욕이 불끈불끈 솟더군요. 타미나 공주의 실루엣이 보이네요.


...


그런데... 왕자 얼굴이... 참...

미안해 소주군... 여전히 시간이 많이 걸릴거 같아...


소주군과 제가 함께 입을 모아 기원했죠. 후속편을 꼭 보고싶다고. 물론 저 스샷은 최근에 나온 게임이긴 합니다만, 이런 정도로 후속편이 제작된다면 꽤나 재밌을 거 같아요. 후속편은 제발 디즈니 말고 다른 데서 맡아주기를... 제가 알기로 게임도 후속편은 어둡고 음울한 스토리라고 하거든요.


그리고 타미나 공주의 모습입니다. 시간의 모래에서는 그저 말많은 공주였지만 후속편으로 갈수록 왕자를 직접적으로 도와주지요.


이렇게 보면, 공주 역할을 한 젬마 아터튼도 괜찮았어요. 공주면서도 그녀 역시 고생을 많이 했지요.

영화를 보고 나서 뒤풀이도 꽤나 원없이(?) 즐겼지요. 새벽까지 따라다닌 거 같으니, 거의 후반에는 제정신도 아니었지만... 그 와중에 경기 북부 회원들 몇분과 술마시면서 덕담들이 오갔던 거 같은데 거기서 술김에 트위터를 했다가 그만...


그러니까... 술김에 한 소리라고요... 너무 마음쓰지 말라니까요...


무써운 사람들 같으니... 술자리에서의 일에는 관대한 게 우리나라 아니었나요...? 정말 전 뭔 깡으로 폭탄주에 입을 대고 새벽까지 쫒아다녔던 걸까요... 하아...

오늘도 모두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