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주연의 일본영화 '공기인형'을 보았습니다. 아직 불편한 몸이 회복된 건 아니지만, 꼭 보고싶던 영화라 부랴부랴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일본영화라서일까요,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별로 모이지 않더군요, 게다가 상영관도 조촐해보이고, 취소하는 사람까지...

하지만 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뭐랄까, 이 영화를 보고는 저도 일본영화에 관심이 많이 갈 정도였으니까요. 어쩌면 배두나가 주연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이하 모든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스포일러 없습니다.


일본에서 제작되었지만, 감독이 배두나를 점찍어놓고 시나리오를 만들었다고 하는 만큼 배두나의 모습을 영화 상영시간 내내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배두나가 나오지 않는 시간이 별로 없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공기인형이라는 말은 저도 처음에는 뭘 뜻하는 건지 몰랐습니다. 보통 튜브인형이라고 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아, 더치와이프라고도 하던가요? 하여간 풍선 같은 재질로 몸체를 만들고 거기에 세심하게 만들어진 두상을 붙여 만든 남성용 여자 인형이더군요.

전에 국산 영화 '네 말을 믿으라는 거야'에 마지막 장면에서 한번 튜브인형이 나왔는데 제가 본 튜브인형은 그런 조잡스러운 거라 풍선인형은 다 그렇게 일회용처럼 생겼는줄 알고 있었는데 역시 일본의 인형은 품질이 정말 우수해 보이더군요... 전 단백질 인형(가끔 웹에서 보면 실제 사람보다도 더 생기있고 아름다운 인형들의 사진이 간혹 올라오곤 했죠)의 사진을 보고 놀란 적은 많지만 이번 공기인형에서 공기인형을 보고 놀라기는 처음이었던 거 같습니다...


스초리를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공기인형이 어느순간 마음을 갖게 되고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게 되면서 이 영화는 일본영화답게 담백한 느낌으로 흘러갑니다. 그녀는 무심코 집 밖으로 나오게 되고 마주치는 모든 것에 신기해하다가, 우연히 비디오, DVD대여점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낮에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며 인간다워지고, 대여점에서 일도 하며, 밤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인형 행세를 합니다. 그러면서 대여점에서 함께 일하는 준이치에게 감정을 키워갑니다.

어쩌면, 준이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공기인형인 그녀가 열심히 인간을 배워가도록 만드는 동기가 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녀는 자신의 몸에 있는 인형의 흔적들을 지우고, 먹을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재치있게 넘기기도 하고, 탄로날까봐 그림자를 피해가며, 인간처럼 살아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꿈 같은 생활은 결국 팔에 상처가 나서 공기가 빠져버리는 바람에 준이치에게 공기인형임을 들키는 것을 시작으로 그녀는 인간의 삶에서의 모든 경이와 기쁨, 두근거리는 감정의 대가로 슬픔과 아픔, 절망과 고통 또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잔잔하게 진행되던 영화는 굴곡을 그리며 결말로 치달아가죠...


'생명이란 불완전한 것이다...
사람들은 충분히 서로서로 그 불완전함을 완전으로 만들어줄 수 있지만,
다들 스스로 다른 사람을 완전하게 만들어 주려고 나서질 못하고,
두려워하며 혼자 남겨져 버린다...'



배두나 하면 제 기억에서는 등에 아기를 업고 술집에 붙잡힌 신랑을 구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강 스파이크를 날려대던 전직 국가대표 농구선수였던 그녀,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긴장해 버리지만, 결국 마지막엔 괴물을 향해 강렬한 화살을 날리던 국가대표 양궁선수였던 그녀가 떠올랐지요.

이 영화에서의 그녀는 한국의 배우이면서도 일본인, 그리고 인형같은 모습의 세가지 이미지를 절묘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두드러지는 이목구비 때문일까요, 그녀는 일본인들 틈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인형의 모습으로 있어도 왠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인형을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지요.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AI'에서 로봇을 연기하기 위해 눈을 깜빡일 수 없었던 것처럼, 공기인형에서의 배두나 역시 인형인 척 할때는 눈을 깜빡이지 않더군요. 참 긴 시간동안...

그리고 바람이 빠지거나 공기가 주입될 때, 쭈그러들고 부풀어오르는 묘사까지...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효과도 없이 스스로 대부분을 표현해 내었지요. 물론 완전히 바람빠진 몸은 인형의 몸체로 대신한 곳이 한두군데 있긴 해도...


배두나가 거의 영화의 모든 곳에 나오긴 해도 배두나 외에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 셋 나오지요. 그리고 그녀와 직접 마주치는 일은 거의 없는 몇 사람...

항상 작은 인형을 들고 다니며 아버지와 함께 보이던 어린 소녀, TV에서 범죄 보도를 적어서는 적당히 각색해서 파출소에 가서 경찰관에게 자신의 이야기인양 털어놓는 할머니와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경찰관, 공원 벤치에 언제나 앉아있는 할아버지, 젊고 예쁜 직장동료와 자신을 비교하며 갈수록 힘겨워하는 여인, 여성을 대할 자신이 없어 몰래 훔쳐보거나 가상의 환상으로 자신을 만족시키는 청년, 그리고 사과농사를 하는 집에서 계속해서 보내오는 사과 때문에 사과만 봐도 구역질이 나와서 사과를 잊기 위해 온갖 먹을것을 폭식하던 여자...


비단 일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도시 속 풍경이기도 하지요, 제가 아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기도 하고, 또 제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네요. 그녀의 독백처럼 서로서로 손을 내밀어 그 손을 마주잡으면 이 숨막힐 듯한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텐데 말이죠...

그런 도시의 풍경들을 보면서, 저역시 숨막힐 듯이 답답해져 오더군요...


"이 세상에서 오직 너만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있어, 해줄 수 있니?"

대여점에서 일하는 준이치... 그는 공기인형 노조미와 함께 일하면서, 처음에 정체를 몰랐을 때도, 후에 알게 되었을때도 한결같이 대해줍니다. 노조미는 준이치 덕에 인간으로서 많은 기쁨과 추억을 얻게 되죠. 바다에도 가 보고, 영화도 함께 보고, 식당에도 가 보고...


그녀는 준이치의 말을 종이에 적어 간직하고, 준이치와 영화에 대한 퀴즈도 풀고, 그의 모습을 그리기도 하고, 함께 있을때의 추억의 물건들을 모으면서 행복감에 젖어갑니다...

하지만 과연 그녀가 공기인형인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마음이 없는 인형이 되어 줘! 난 인간이 귀찮을 뿐이야!"

공기인형 노조미의 실제 주인 히데오입니다. 혼자 살며 직장에서 힘겹게 일하며 집에 돌아와서는 인형에게 애정을 쏟는 존재입니다... 뭣보다... 그래도 명색이 공기인형 노조미의 주인이자, 영화속에 꽤 비중있는 존재인데, 스틸샷 하나 찾기가 어렵더군요... (특별출연한 오다기리 죠 보다도 비중이 없어!!!)

자신의 옛 여자친구의 이름인 노조미라는 이름을 인형에게 붙여주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인형에게만 관심을 쏟는, 그의 말 그대로 인간을 귀찮아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 인형이나 애완동물, 혹은 아끼는 물건에 인격을 부여하는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날이 사람이 무서워져서일까요... 지금의 시대는 옛날과 달리 마음을 열기가 상당히 두려운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마음을 열면 열수록, 마음을 다칠 각오를 해야만 하죠. 저역시 의식적으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쓰게 되고, 많은 경우 그 거리를 좁혔다가 상처를 받은 경험들이 많아, 차라리 거리를 좁히지 말걸 하는 후회를 수도 없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때는 마음이 다칠 가능성이 많이 줄어드니까 말이죠...

물론 거리를 두는 것에 절 비난하며 떠난 사람도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누군가에게 다가서고, 또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인 거 같습니다...


어쩌면 노조미는 아직 사람에게 상처입은 적이 없기에 누군가에게 다가서는데 망설임이 없었던 걸까요... 그녀가 필연적으로 겪게 될 우울한 경험들은 그녀를 어떻게 바뀌게 할지 눈여겨 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네가 본 세상은, 그저 슬프기만 한 세상이었니?
기쁜 일이나, 즐거운 일은 조금도 없었어?"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영화에서 오다기리 죠가 나오길래 조금 놀랐습니다. 특별출연이었지만, 노조미에게 있어 대단히 중요한 존재였고, 그의 분위기에 딱 맞는 역할이더군요... 그의 말은, 노조미에게 커다란 의미가 되어줍니다.
물론 저에게도...

이 영화를 볼 때 느꼈던 생각은...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하는 편이 어떨까요?

저도 모르게 영화를 보면서, '저렇게 될 리가 있나, 너무 어거지네'라고 저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이 영화가 실제 일어난 일을 영화화 한 건 아닌데 말이죠. 어짜피 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내용에, 저는 왜 그렇게 '현실감 없다'라는 비판적인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을까요...

일본의 정서를 아시는 분은 더욱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확실히 한국에서라면 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나오긴 합니다만, 일본의 경우, 아무리 눈꼴시고 이해하지 못할 광경이나 이상한 사람이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참견하지 않는 편이라고 하더군요.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지나칠 정도라고 할까, 옛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담을 주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고 한다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편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영화 속 상황들이 이해가 가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그럼에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은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일본어도 제대로 못하는 수상쩍은 아가씨를 첫 대면에 바로 아르바이트로 고용해준다던가, 몸에 있는 이상한 선을 보고도 아무런 말도 없이 화장을 해준다던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현실적인 고증이 있어야 하는 영화는 아니니까요...


일본영화에 좋지 않은 선입관이 가득했던 저인지라 많이 고민하다 선택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보고나서 참 남는게 많은 영화네요. 솔직히 그 느낌들의 반의 반도 글솜씨 부족한 저로서는 표현할 수가 없다는 게 안타까울 정도로...

덧...

1. 마지막 스텝롤이 올라갈 때 배두나가 일본어로 가장 먼저 올라갈때는 감회가 새롭더군요... 왠지 닌자 어세신처럼 우리 배우의 이름이 주역을 차지할 때의 기분은 누구나가 같지 않을까 합니다...

2. 그리고 스텝롤을 유심히 보고 있던 이유는 '오다기리 죠' 때문이었습니다. 오다기리는 몰라도 죠는 과연 한문으로 있을까 없을까가 궁금했던 거죠. 그런데... 결국 오다기리 죠의 이름은 한자가 아닌 가타가나로 올라가더군요. 한자이름이 아니었나보네요... 그럼 오다기리 죠는 본명일까요, 가명일까요, 본명이라면 과연 오다기리는 무슨 뜻일까 궁금해졌습니다.

3. 공기인형 자체가 욕구해소용인지라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더군요. 제 생각에는 그나마도 일본 원판보다 몇군데 잘려나가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잘려나간 부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중요한 내용이 있는 곳은 아니겠죠), 만약 관객 확보를 위해 청소년 등급으로 만들려면 얼마나 잘라내야 할까 생각해보니...

청소년 관람불가 외에는 영화 상영시간이 1/3은 줄어들 거 같더군요...

4. 욕구해소 장면도 나오고 배두나의 나신도 자주 나오지만, 그런 장면들을 하찮게 만들어 버리는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 있었으니... 준이치가 노조미의 몸에 입김을 힘껏 불어넣는 장면... 자신의 몸에 가득한 준이치의 입김에 행복해하고, 그 입김이 새어나갈까 두려워 숨을 내쉬는 것조차 기겁하며 막고, 방에서 즐거이 떠오르며 기뻐하며, 자신의 몸에 더이상 펌프질을 못하도록 펌프를 몰래 버리는 것까지...

자신의 몸을 비춰보며 그 안에서 대류하는 공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5. 왜 우리 주위의 모든 존재는 인간이 되고 싶어할까요... 늘 같은 이야기지만, 그들이 인간의 삶을 경험하면서 나날이 행복해하는 그 모든 것은, 우리가 너무 흔하게 경험해서 이제는 축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일상적이고 식상한 행복들입니다. 마치 무심히 밟고 지나가버리는 세잎클로버처럼 말이죠...

그런 장면을 볼때마다 가장 강렬하게 떠오르는 것은 설경구, 문소리의 우리 영화 '오아시스'입니다. 장애가 있어 스스로 움직일수도,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는 문소리가,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설경구와 휠체어에 탄 채 가끔 밖에 나갈 때, 단 두번 마치 환상처럼... 온전한 모습으로 휠체어에서 일어나, 설경구와 '보통의 연인들이 늘상 하는 평범한 행동'을 하는 환상에 젖는 장면이지요. 보통 사람은 아무런 감흥도 없는 단조로운 일상이, 그네들에게는 눈물겹게 간절한 소망이듯이...

노조미에게는 보통 사람들처럼 음식을 먹고,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많은 사람들 속에, 마음껏 케이크의 촛불을 향해 입김을 불어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겨우 막차를 탈 수 있었네요. 왜 전 항상 이렇게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는 걸까요... 그나마도 성수까지만 가네요... 간만에 달밤에 산책하며 집에 들어와 졸음이 가득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들이 희미해질까봐, 마치 방금 꾼 꿈이 아스라이 스러질까봐 급하게 쓴 글이라 두서가 없네요. 부디 2010년에 하려고 계획했던 일들 중에 두가지가 이 영화속에 녹아 있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면서...

비록 상처 받을것을 알지만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을 꾸시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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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 9와 기대하던 영화 팬도럼을 보았습니다.

우주선이나 우주처럼, 어떤 고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이상증상을 뜻하는 팬도럼...
영화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난민들을 태우고 지구를 떠나 '타니스'라는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살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 안에서, 두 승무원이 기나긴 수면에서 깨어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깨어난 우주선은 사람의 기척도 없고, 우주선은 시시각각 이상증세가 심해지고, 인간의 처참한 시체와 인간을 사냥해서 먹어치우는 괴물들, 그리고 힘겹게 만난 생존한 사람들의 이상행동으로 앞을 알수없이 전개되어 갑니다.


처음에는 예고편만 보고는 '에얼리언'이 떠올랐습니다. 역시나 많은 부분에서 에얼리언같은 느낌을 갖게 해주더군요.

다만 이 감독... '어떻게 하면 관객을 놀라게 만들 수 있는지' 잘 아는것 같습니다. 영화보면서 내내 섬뜩섬뜩 놀라게 되는 장면이 많더군요. 만약 보실 분이 계시다면, 음향효과가 잘 되어있는 극장을 가시는 게 좋을 듯 싶더군요. 제가 간 곳은 왕십리 CGV였는데 들썩들썩하는 사람들이 보일 정도였습니다.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세명의 주인공이 원자로를 향해 위험한 어둠을 헤쳐나갑니다.


영화는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섬뜩한 사운드, 그리고 빛 하나없는 어둡고 음산한 우주선 공간들이 공포감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실제, 우주선 '엘리시움'호를 표현하기 위해 한 폐공장을 선택해서 세트장을 지었다는 말처럼, 영화내내 주인공들이 헤메이는 공간은, 기분나쁘고 우울한 분위기를 물씬 풍깁니다.


공포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을 참 재밌어하실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역시 공포영화를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조금은 점진적인 스릴을 좋아할 뿐, 소우처럼 끔찍한 장면들이 난무하거나 예측못한 놀래키는 장면이 난무하는 영화는... 두번보기는 좀 무섭더군요.

아래 사진같은 장면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솔직히 이 영화를 보며 내내 생각했던 것은... 제가 지금 태양이 내리쬐는 지구에 살고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말다했죠.


영화에서 등장하는 에얼리언의 역할인 '식인괴물'에 대해서는 영화에서도 약간은 설명해주는 듯 하지만,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괴물에 대한 이미지는 찾기 어렵더군요. 우리나라의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영화개봉때까지 '괴물'의 모습이 철저하게 비밀이었는데, 여기서도 그런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생각나는 것은 괴물의 심해생물같은 피부였는데... 위 사진은 수면캡슐에 있을때의 보호의복(?)을 찢어내는 모습입니다만, 보면서 괴물들의 피부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생각나는것은 영화보며 깜짝깜짝 놀랬던 것들... 스토리는 그닥 와닿지 않는 것이, 역시 SF영화라는 생각보다는 공포 스릴러 영화로군요.

지구는 왜 멸망하는지, 왜 사라져 버리고 마는지에 대한 언급은 자세히 없습니다만, 최근 이 주제의 영화가 상당히 많네요. 조만간 '2012'도 개봉하는데... 조금은 우울해집니다.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을 꾸시길 빌며...
나마리에~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6. 2. 21:11

[펌]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존 (1980)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애니메이션중 그 첫번째... 인상적인 포스트가 있어 가져왔습니다.

불새 2772 사랑의 코스모존 (1980) - 하나의 작은 생명이 지구를 구한다. 데즈카 오사무의 우주와 지구 생명에 대한 철학적 애니 1980년대/ 일본 애니

2009/01/26 16:42

복사 http://blog.naver.com/janushe/110041397219

이 포스트를 보낸곳 (1)

 

- 맨처음 10분. 고도의 탄생과 오르가와의 만남.

 

테즈카 오사무 원작으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 불새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사랑이 그리고 인간의 의지가 지구를 구한다는 철학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다. 일단 배경부터가 먼 미래로 지구의 자연은 황폐해져 있고 우주인들과 교류하여 함께 살고 있는데, 고도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인간의 탄생조차도 자연스럽지 못한 채, 인위적으로 조절되어 상품처럼 키워지며, 보육 또한 인간이 아닌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

 

<고도의 성장과정에 대한 생각>

주인공은 남성으로 고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보여지는 것만 봐서는 격리된 공간에서 키워지는 것 같다. 그런데 그렇다면 맨 처음 세상밖으로 나갔을 때의 충격같은 게 있는 것이 당연한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봐서는 이 부분이 좀 부자연스럽게 전개 되었거나, 아니면 바깥세상과 접촉하는 것을 뺀 축약한 과정만 보여준 것이거나 또는 영상 및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직접 접촉하지 않은 채로 자연스럽게 세상을 익힌 것 같다. 로봇에 의해 키워지는 것은 인간적이지 않지만 어떤 능력이 좋고 어떤 것에 적성이 맞는가를 어릴때부터 고도로 분석하여 발달시켜 주는 것은 매우 좋은 것 같다. 자연스러운 성장이나 인간적인 면에 반한다는 면에서 반대할 사람도 많겠지만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시간과 인생을 허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현실을 볼 때 자기자신을 일찍 파악할 수 있다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잡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물론 인간의 능력은 각자 차이가 많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으므로, 능력을 가지지 못한 자에 속한다면 도태될 가능성이 높지만,그건 어떤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일들이 있고 그 역할들은 다 누군가는 해야할 것들이기 때문에 생각해보면 그런 차이조차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그리고 다소 인위적이긴 하지만 애니에서와 같이 국가가 개입하여 능력을 분석  키워주는 것이 더 평등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적 배경이 과학의 발달로 인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다르긴 하지만 고도는 부모도 없이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채 태어나지만, 우주파일럿으로서 적합한 인재로 판단되어 양질의 발달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뒤에 나오는 레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부와 권력을 가진 부모를 가진 인간은 또 그 나름대로 그 지위를 세습하여 살아간다. 이렇게 자신이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는 모든 계층에게 주어진다는 면에서 국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이런 설정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싶다. 혹시 정말 먼 미래에 현실이 될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만, 애니에서의 미래세계는 시험관 아기를 따로 생산하지만, 이것은 설정이므로 별도로 하고, 평범한 가족의 일원으로 태어난 아이에게도 이런 비슷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기술적으로 어렵긴 하겠지만, 적어도 인간이 자신이 뭘 잘할 수 있는가를 아는 것만으로도 그 뒤는 자신의 노력에 달렸지만 인생의 후반기에 가서 후회하는 일은 적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고도는 우주파일럿에 맞는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여 견습생으로서 훈련원에 들어간다. 항상 오르가와 함께 자란 고도는 당연히 그녀를 데리고 들어가려 하지만 오르가를 기계덩어리로만 여기는 교관에게 제재를 당하고 결국 휴대용 짐과 같은 형태로 변신시킨 채 동반하여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들어간 훈련. 고도는 사격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다른 행성에서 잡아온 우주인들을 사격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인간인 것과 인간이 아닌 것>

 테즈카 오사무의 세계관이 많이 엿보이는 이 작품에서는 이미 오르가의 존재. 그리고 후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지만 인간과 그 밖에 생명체, 그리고 그 구별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어릴때 부터 오랫동안 함께한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면에서는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오르가를 결국에는 로봇이므로 말하자면, 휴대용 라디오와 같은 것으로 순식간에 전락시키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까? 무자비한 인간이 아닌 보통의 인간이라면 쉽게 용남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오르가가 인간이 아니기에 그렇게 취급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이 하기엔 비인간적인 행위라는 아이러니한 생각이 들게 한다. 게다가 오르가는 도고를 어릴때부터 보살펴온 어머니 같은 존재로서 더욱 그런 점이 부각되게 한다.

 

그리고 도고는 사격명령을 받았을 때 "저들은 인간이다." 라고 항변하지만 교관은 "저들은 다른 혹성에서 온 괴물들이다." 라고 대답하며 무자비하게 학살해 버린다. 그런데 나도 도고가 '인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을 때 위화감같은 것을 느꼈다. 저들에게 '인간'이라는 호칭이 과연 적당한가 하고. 교관은 말한다. "저들이 인간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우리가 보기에는 괴물이나 마찬가지다." 그러고 보니 새삼, 인간이란 뜻은 무얼까하는 생각이 든다. 동물과는 다른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물. 그렇다면 외형은 달라도 우리와 같은 문화와 지능을 가진 우주인은 인간인가? 우리 '인간'으로서는 다른게 아무리 같아도 외형이 다른 생물을 같은 의미의 '인간'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란 결국 '지구인'을 뜻하는 것인가? 하지만 우리는 지구인과 인간의 의미 역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고보면 외형이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해서 말을 못하고 듣지 못하고 정상적인 지능을 소유하지 못했더라도 외모가 우리와 같으면 그는 인간이고, 같은 언어, 생활습관, 문화등 모든 것이 같더라도 외형이 다르면 그는 선뜻 인간이라 말하기 어려워한다. 너무나 쉽게 사용하는 '인간'이라는 것이 사실은 이렇게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런것들은 우주인을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 같다. 만약 만화처럼 우주인과 자연스레  일상생활에서 숱하게 접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때는 어느새 그들을 '인간'으로 당연히 받아 들일 수도 있게 될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서처럼 차별은 존재 할 것 같다. 지금도 인종차별이란 것이 존재하듯이 사람에게 절대 없어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런 종류의 편견이라고 한다. 지금도 출신국가에 따라 눈에 안보이는 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먼 미래에 우주 시대가 와도 그때는 또 어느별 종족이냐에 따라이런 차별성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또 덧붙이자면 악인과 선인의 존재이다. 고도같이 다른 행성의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것을 보고 밤에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죽여 놓고 오히려 유쾌해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에는 항상 악인이 있다. 난 이 점에 대해 꽤 할말이 많은데, 우리 사회가 악의 존재에 대한 인식적으로 잘못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토픽을 정해서 써야겠다. 'ㅅ' 일단 그런 존재에 대한 인식은 확실히 해야한다.

 

 

    

 

고도 사랑에 빠지다.

드디어 고도는 레나라는 여인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레나역시 고도를 처음 본 순간 주시하게 된다. 80년 당시의 굉장한 미인 그림체의 캐릭터. 하지만 공교롭게도 레나는 아버지가 고위정치인인 지체높은 신분의 아가씨이다. 그녀의 친구들은 레나가 신분이 낮은 파일럿에게 눈길을 주는 것조차 이상하게 생각한다.

 

 

한편, 고도는 최고의 엘리트인 과학성 장관에게 불려가게 되는데 거기서 임무를 받게 된다. 임무는 코스모존 2772라는 괴물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먼저 우주탐사에 나갔던 우주선들의 사진을 보면 고열에 의해 녹은 흔적들이 보인다. 그리고 어렵게 촬영한 마지막 사진에 새와 같은 모양이 찍혀 있는 것이다. 고도의 임무는 바로 그 새를 생포하여 잡아 오는 것이다. 로크는 여기에서 안경을 벗고 비슷한 외모의 자신과 고도가 형제라고 말한다. 둘 다 시험관 아기로서 다른 능력에 따라 다른 운명이 지워졌다는 것이다. 

 

 

꽃을 구경하기도 어렵게 된 시대. 고도는 꽃을 보러 원로원 클럽하우스에 들어가게 되고 우연히 레나와 다시 만나게 된다.

 

 

레나는 고도와 재회한 뒤로 사랑에 빠져 고민하게 되고 고도 역시 레나 생각에 잠길 때가 많아진다. 그걸 눈치 챈 오르가는 로크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리 없다고 생각하는 로크에게 핀잔만 듣는다. 감정이 없는 로봇인데도 동요된 모습을 보이는 오르가. 레나와 고도는 곧 연인되어 다정한 모습을 보이고 그걸 바라보는 오르가는 슬픈 모습을 보인다. 실연과 질투를 느끼는 듯한 모습.

 

 

하지만 결국 이 둘의 관계는 레나의 정략결혼 상대인 로크에게 발각되어 레나는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로크는 노동캠프로 보내진다. 노동캠프에 있던 사루타 박사는 고도를 파트너로 해서 우주로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캠프에 재해가 발생해 고도에게 위기가 닥친 순간 오르가가 나타나 그를 구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노동 캠프의 책임자가 바로 유명한 블랙잭이다. 이것은 바로 카메오? 하여튼 블랙잭님은 고도에게 자신을 이기면 우주선을 타고 떠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 같아 보이던 그는 결국 쓰러지고 고도일행은 우주로 떠난다. 하지만 쓰러져 있던 블랙잭님은 기분이 좋은지 슬쩍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

 

 

일행은 사루타 박사의 친구가 있는 행성으로 가서 불새로 생각되는 새를 잡기도 하지만, 허사였음이 밝혀지고 코스모존 2772라는 새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북스와 크라크를 일행으로 얻게 된다.

 

 

핀쵸에게서 레나와 로크의 결혼 소식을 들은 고도는 심하게 괴로와 하고 오르가는 그를 위로해 보려 한다.

레나의 꿈을 꾸다 깨어난 고도.

 

레나가 있었어. 날 부르고 있었어.

 

레나, 벌써 결혼했어.
고도, 오르가가 할수 있는 일 없어?

고마워.그치만 로보트가 할 수 없는 일도 있는거야.
네가 이해할수 있을리 없어. 난 친구를 원해.
마음 속에서부터 서로를 믿고 사랑할 수 있는 친구를 원해.

오르가, 고도가 좋아. 고도를 위한거라면 뭐든지 할거야.
언제든지 고도 옆에 있을거야. 그래도 안돼?

내가 원하는건 인간 여자아이야!


 

이번엔 오르가를 위로하려는 핀쵸.


그럴땐 실컷 우는거야.
눈물로 슬픔을 씻겨내는거야. 알았지?

오르가 눈물 안나와. 우는 장치가 없어.

자, 그럼..안약이라도 넣어보면 어때? 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구.

 

로봇이기에 그대로의 눈물을 흘릴 수는 없지만 안약을 넣고 눈물을 흘리는 오르가. 

 

 

핀쵸, 북스 그리고 크라크의 연주.

 

슬플 땐 음악을 듣는거야.
그럼 마음도 맑아지고 희망도 생기는거야.

 

 

드디어 불새를 발견하게 된 고도. 순백으로 빛나는 모습이 아름답다.

 

 

 

하지만, 불새는 아름다운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무서운 모습으로 고도일행의 우주선을 공격하여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적으로 맞서 싸워야만 하는 강한 힘의 불새.

 

 

불새가 뿌린 산을 중화하기 위해서 우주선 밖에 나가서 중화제를 뿌리는 위험한 작업을 하고 돌아온 오르가.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 산은..

무서웠어

무서웠다구?..무섭다고 했어?

응... 다리가 떨렸어.

그치만..그치만 넌 로보트야. 무섭다는 감정은 없을텐데..

물론 오르가 태어날때부터 무서움,기쁨,미움 등 아무런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르가,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인간의 마음...
당신에게 미움받지 않도록..

믿을수 없어..있을수 없는 일이야.

오르가, 인간 여자아이랑 똑같아

 

 

그 중에서도 계속되는 불새의 공격. 오르가는 고도를 지키기 위해 비행기로 변신해서 불새와 직접 맞서 싸우다가 그 열에 의해 타버리고 만다.

 

오르가!! 어떻게 이런일이...
오르가..오르가..오르가
난 네가 필요해,오르가. 널 사랑해
그런..난 널 사랑하고 있어.
이제야 확실히 알겠어.
난 오르가를 사랑하고 있었던 거야.

 

 

오르가, 지금 고쳐줄께

당신에겐 도저히 못 이기겠군요.
당신 마음 속엔 저의 어떤 힘 보다도강한 무기가 있어 당신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갖고싶어 오랫동안 찾고 있던 것입니다.
저의 패배입니다. 당신의 바램, 뭐든지 들어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저에게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것을 아주 조금만 나누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당신의 무기는 우주의 그 어떤 파괴력 보다도 강합니다.

 

나는 이 여자를 되살려놓지 않으면 안돼. 이 내 손으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살아갈 의미가 없어.
안돼. 도저히 고칠수가 없어. 뭘 해도 되살아나질 않아.
오르가를 되살려내 봐. 그러면 내 목숨이든 무기든 주겠어.

전 수리는 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 생명을 불어넣을수는 있습니다
해 드리면 제가 원하는걸 주시는거죠?

 

고도의 우주선을 완전히 정복파괴 할 수 있는 순간, 불새는 무언가의 힘에 의해 우주선에 접근을 못하게 되고 결국 크고 공격적인 모습이 점점 작아져 가냘픈 새의 모습으로...그리고 결국 사라지게 된다. 우주선을 공격하던 모습이 아닌 아담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고도의 뒤에 나타난 불새는 자신의 패배를 인장한다.

 

여기서 불새는 결국 고귀한 존재로서 신과 같은 존재 그리고 우주의 섭리 그리고 자연의 섭리를 의미하는 것 같다. 자신에게 대항하며 정복의 마음을 가지고 대드는 존재들은 오히려 절대 불새를 이길 수가 없으며, 그러한 그들의 마음은 반대로 불새의 공격동력으로 사용되어 더 크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불새를 변화시킨다. 하지만 고도가 오르가로 인해 파괴가 아닌 그 반대의 사랑과 생명에 대한 갈구로 에너지의 방향을 돌렸을 때, 그것은 우주의 힘이 되어 불새의 공격을 무력화시키고 공격동력을 잃은 불새는 힘을 뺏기며 점점 작아져 마침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오르가.난 너 없이는 살수 없어.
네가 키워줄 때부터 네가 좋았어.
지금까지 다른 여자나 쓸데없는 일로 시간만 허비하고..난 바보였어.

전 로보트예요. 당신은 인간이고 주인이예요.

로보트건 인간이건 그게 무슨상관이야.
사랑해. 전 우주에서 그 무엇보다도 강하게 너를 사랑해.

 

마침내 불새에게서 새로운 생명을 얻은 오르가는 부활하고 불새는 그들을 자연과 과실이 풍부한 아름다운 별로 데려간다. 이 별 역시 이곳에 살던 인간들의 전쟁으로 인하여 파괴되었으나 불새에 의해 부활 된 곳이다. 그리고 그 부활은 다른 작은 생명과의 교환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다. 모든 별은 그 자체가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불새의 설명. 작가의 우주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말이자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고 그것을 지탱해주는 것이 지구인데 수만년동안 지구상의 생명에너지를 받아온 지구가 생명을 가지고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적으로만 따져도 에너지의 흐름이란 것이 존재하고 그 에너지가 이루는 경이적인 것들을 체험했으므로. 

 

고도는 모든 것을 가진 아름다운 별에서 풍요로움을 누리며 오르가와 행복한 날을 지낼 수 있게 되지만, 다시 지구로 돌아갈 생각을 한다. 아무리 그래도 지구는 고도가 태어난 고향별. 그는 오르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구하러 돌아가고 싶어한다. 조국을 떠나 타국에 살고 있는 사람의 향수병을 생각해 보아도 지구를 그리워 하고 구하고 싶은 그의 마음은 십분 이해된다. 우주시대에 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지구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픽션작품들이 많은데, 정말로 지구를 떠나 다른 별에 있다면 얼마나 지구가 그리울까... 

 

 

한편, 지구에서는 황폐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고 노동캠프의 개발지역에서도 재해가 잇따른다. 로크의 아내가 된 레나는 언제 고도를 사랑했냐는 듯 고위정치인의 아내로서의 지위를 누리며 이기적으로 변해 있다. 야채와 씨앗을 가득 싯고 돌아온 고도는 로크에 의해 체포되지만, 지구의 황폐화 진행은 절정에 이르러 자구파멸의 순간을 맞이한다.

 

악역으로 나오는 로크는 나름 자신의 방법으로 지구를 다시 부활시킬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는 과학과 기술의 힘을 믿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최고의 엘리트로서 자신의 뛰어난 두뇌를 맹신했다. 그래서 자신의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곧 환경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재는 많이 쓰였지만, 여기서 또 인간의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과 오만에 대한 비판도 같이 한다.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도 자연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구를..생물들을..인간을..구하고 싶어!
대신에 내가 죽어도 좋아.

 

오르가는 지구가 멸망해도 고도는 불새의 피를 마시고 불로불사의 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고도는 자신의 생명과 바꾸어서라도 지구를 부활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고도가 지구로 돌아오기 전 살았던 아름다운 별이 하나의 작은 생명에 의해 부활했듯이 고도의 한 생명으로 지구가 부활하길 바란 것이다. 그렇게 고도는 자신의 바램을 확인하고 조용히 쓰러진다.

 

내 목숨으로 지구 부활의 바램을 이루어줘

 

 

이 작품의 마지막은 고도의 희생으로 인해 지구가 부활하고, 그 후 오르가도 진짜 인간의 여자로 부활하며 고도 역시 다시 어린아이로 부활하며 끝난다. 이것은 흡사 기독교의 부활신화와 비슷한데, 인간의 잘못으로 인하여 파괴된 지구를, 마치 예수가 자신을 희생하여 인간의 죄를 사한 것 같이. 고도가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부활시킨다. 그리고 자신은 죽는다. 그리고 어린 아이로 다시 탄생하며 인간의 여자가 되어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르가의 모습은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를 연상시킨다. 오르가는 본래 파괴된 후 다시 살아난 듯이 보였지만, 그건 오르가의 몸에 불새가 들어갔기 때문이므로 그녀가 진정 인간으로서 생명을 얻는 것은 마지막 부분이다.  

 

오르가의 존재는 무엇일까?

인간이 되고 싶은 로봇. 인간의 감정을 가지게 된 로봇. 인간을 사랑한 바이센테니얼맨이라는 영화도 있었고, 특히 나는 A.I. 를 너무나 슬프게 펑펑 울면서 본 적이 있다. 그 영화들에 비하면 오르가는 감성을 자극하기보다 항상 조용히 고도의 곁에서 그를 위해  헌신적인 로봇으로 나온다. 어머니이자 친구, 연인의 역할을 하였고 마침내 정말 인간의 여인이 되어 아기인 고도를 거두어 들인다. 인간의 선한의지와 작지만 귀중한 생명의 무게가 다시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는 기적을 보여주는 대상이기도 하다.   

 

이 작품 이후에도 위에 언급한 영화들처럼 비슷한 소재를 다룬 것이 많지만, 이 애니는 80년 이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이해해야 효과가 더 클 것이다. 80년 당시에 내가 이 작품을 봤다면 느꼈을 감상이나 생각은 또 미묘하게 다를 수 있고 일단, 더 강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지금도 인상적이지만 거의 30년 전의 시대에 받았을 인상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불새는 이 이야기속에서만 아니라 불사조 즉, 영원한 생명을 의미한다. 작가는 인간의 삶과 생명이라는 것을 불새라는 존재로 형상화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것, 그리고 그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불새가 이 작품 안에서 무섭고 추한 모습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모습까지 모든 것을 다 보여주었듯이 인간의 삶도 그렇게 자신의 생명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추할수도 혹은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을 숭고하게 사용한 고도와 같은 한 인간의 예에서 감동을 느끼고 작은 생명이 주는 큰 의미와 지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특히 부활의 기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게 되어 생명과 탄생 그 경이로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게임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3. 15. 23:48

추억의 콘솔게임기로 변신한 제 PDA(LG KC-1)

업무용으로 사용되는 제 PDA입니다만...
모양도 이쁘고 성능도 좋아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도중...


우연히 제타패드를 손에 넣게 되어 한번 연결해본 결과...
꽤 상태가 좋더군요...
물론 한번 인식시킬려면 좀 고생해야 하지만...


제타패드 접속한 모습... 거의 게임기의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합니다...

그럼 여러가지 게임으로 실험해볼까요...
(실내에서 디카로 찍어서 화질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진보다는 게임평이 주가 될겁니다.)


패밀리용 드래곤볼Z-외전입니다.
드래곤볼Z와 Z2 모두 한글화되었는데, 가장 재미있는 이 게임도 어느새 한글화네요?
주저없이 실행~

초반입니다만 잘 되네요. 한 세번쯤 클리어한듯한데...
그때는 일본어라 공략집만 보고 해서 게임을 완전히 즐겼다는 기분이 아니었죠.
퀘스트도 빠뜨린 것도 많을거고...

아직도 생각나는 체폭광體爆光-가메하메파.
드래곤볼 영화까지 개봉되었던데...

게임은 상당히 기대됩니다만 영화는... 음...


게임중에 처음 접한 게임이었으며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게임인 울티마...
리처드씨가 우주먹튀하신 이후 EA에서 판권을 고집하고만 있어 더이상 울티마를 보기 어렵다는 게
슬플 따름입니다.

이런 식으로 오래전에 만들어진 울티마의 다른 버전을 볼수밖에...

근데 울티마 - 엑소더스라면... 울티마 3편이군요.


이건... 드래곤 퀘스트?
뭐 원래 PC판도 그다지 그래픽이 좋은 편이 아니었으니 그래픽은 나아진 듯 한데...
아무리 일본 콘솔이라도 드래곤 퀘스트가 되버리다니...

뭐 좀 더 해봐야 알겠네요.


이건 울티마 4편인 아바타의 길입니다.
울티마 시리즈증 상당히 스토리가 의미있는게임입니다...

전투신은 좀 비슷하네요.
그래픽은 더 좋아졌고.


어느정도는 만족스런 게임입니다.
화면이 널찍해진게 좋긴 합니다만... 역시 키보드로 하다 조이패드로 하니
조작법이 조금 어렵군요.


울티마 5편인 운명의 전사들입니다.
이게임은 꽤나 원작과 비슷합니다만 좀더 그래픽이 좋아졌고, 필드에서도 동료들이 보입니다.
조금 느릿한 기분이 드는군요.


그리고 제가 최초로 접한 울티마이자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가장 좋아하는 울티마 6 - 잘못된 예언입니다.

한마디로 최강입니다.
조금 용량상의 문제인지 삭제된 부분이 있습니다만...


원작과 똑같습니다.
원작을 정말 그대로 이식했네요.
가장 원작하는 기분으로 할수 있습니다.

뭐 이 게임부터는 슈퍼패미콤이니 그럴수도 있겠네요.
가장 만족스럽니다.


조금 문제가 되는 울티마 7 - 검은 문입니다.
역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원작입니다만...


액션게임이 되버렸네요.
버튼을 누르면 공격입니다...

뭐 아직 많이 해보지 못해서 자세한 평가는 할수가 없군요.

그래픽 등은 원작 그대로 수준인 듯 합니다.


라이브 어 라이브입니다.
7개의 족립된 게임과 중세편, 종합편으로 이어지는 상당히 평가 좋은 RPG입니다.
상당히 해보고 싶은 게임이기도 했고요.


한글화는 잘 된듯합니다.
지금껏 하지 못한데 미완성된 한글화때문이기도 했죠.
영문판도 없고 말이죠...


로맨싱사가 2입니다.
일반적인 RPG형식이 아닌 상당히 신선한 전개였지요.
일직선의 시나리오가 아닌 꽤나 자유도가 높았습니다.
울티마와도 비슷해서 그당시 일본어인데도 불구하고 클리어했습니다.

친구들은 마지막 보스를 클리어하는 저를 보고 괴물이라고 했었죠...

다시 달려보는 겁니다.


반면 마지막 보스에서 항상 좌절했던 로맨싱 사가3입니다.
최종보스에서 번번히 물먹은 이유?
깜빡잊고 주인공들의 마법을 익혀두지 못했던 겁니다.

결국 마법없이 보스에게 번번히 패배...
되돌아가지도 못하고...

아픈기억때문에 훗날을 기약하던 중...
안타깝게도 아직 한글화는 없으나 영문판이 있길래 다시 잡았습니다.
이번엔 클리어하고 말겁니다.


추억이 많은 성검전설2입니다.
이게임은 클리어만 예닐곱번정도 됩니다.

거의 유일할 정도로 3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한 액션 RPG라서...
이게임 이후 2인 동시 액션RPG의 참맛을 알았습니다.

오락실에서 히트친 던젼 앤 드래곤의 시초가 아니었을까 생각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게임을 저와 같이한 사람도 셀수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에게 권했었고,
맘이 맞으면 같이 클리어도 많이도 했었습니다.

한글화도 되었네요.

다만 지금은 사람들의 눈이 높으니 더이상 이게임을 권하기는 어렵겠지요.

이게임과 함께 성검전설3도 좋아합니다만 왠지 실행이 안되네요.
외전인 성검전설 - 마나의 전설 -도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잘 하고 있고, 음악 또한
너무나도 좋아하지요.


이스3 - 이스의 방랑자 -입니다.
제가 이스 시리즈중 이게임까지만 클리어했네요.
옆에서 보는 젤리아드 스타일의 게임이며, 조작이 간단해서 재밌게 했었습니다.
전엔 일본어라서 스토리를 제대로 못느꼈는데...
영문판이니 확실히 해봐야겠네요.

워낙에 기기의 안정성보다는 CPU만 극한까지 높인 PDA인지라, 소리까지 키우고도 프레임 잘나오네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만...
솔직히 게임할 시간은 출퇴근 시간때뿐...

뭐 느긋하게 하는 것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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