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은 일요일이라 며칠 전이지만 아직까지 이 낙서를 올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실은 이 낙서는 주제가 바드라는 직업에 큰 회의감을 주게 만드는 것이라서요
(아니 사실은 문명이라는 게임에 폭 빠져 날이 가는 것도 잊고 있었던... 후다닥)



이거 진짜 타임머신이더군요. 그것도 과거로는 못가지만 미래로는 확실하게 보내주는... 분명 의자에 앉아 한 30분정도 했는데 창밖을 보니 어느새 다음날이라던... 덜덜덜...


하도 플레이에 참석을 안하길래 트위터로 사정없이 갈구고 또 갈궈서 겨우 어거지로 나오신 우리의 유부남, 스티브님... 그런데... 오자마자 아이패드를 꺼내듭니다...


그리고 장장 한시간에 걸친 아이패드 자랑... 아이폰까지 산 사람이 아이패드는 또 왜 샀대...?


저기... 플레이하러 온 게 아니고 아이패드 자랑하러 온 거죠? 누가 애플팬 아니랄까봐 자기 캐릭터 이름도 스티브 잡스로 지어놓고... 


결국 저에게 한시간가랑 아이패드 자랑을 하더니 또 한사람의 팀원이 오자 그 팀원에게 다시 레파토리 시작... 그리고 다른 팀원이 또 오자, 다시 레파토리가 반복...

그러다 형수님께 연락이 오자 퇴장...

저 아저씨가...


지난번 구입했다던 스타터 셋에 이어 이번엔 드디어 에센셜이군요. 오래오래전의 던전 앤 드래곤1판... 그 초기판을 4판 룰에 맞게 재구성 했다는 책입니다. 1판때의 추억에 빠져볼수도 있을거 같지만 그때의 종족과 직업이 합쳐져 있던 방식에서 꽤 많이 변했다고 하네요. 자세한건 저도 아직 읽어보질 못해서 잘 모르겠군요.


뭐 그것보다 더 눈길이 갔던 것은 맵타일 세트입니다. 정말 여러가지 맵타일이 있더군요. 실제 게임할때 말판으로 쓰기도 정말 그만이었습니다. 오래전에 파티원들이 던전 안을 이리저리 헤메이던 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그립기도 하고 말이죠...

다만 지금의 4판, 적어도 저희 팀에서는 더이상 던전탐험은 없기 때문에(스킬첼린지로 그런 시간 걸리는 모험 같은 것이 대체되었지요) 전투맵 아니고서야 쓸 일이 없다는게 참 아쉽더군요.


뭐 어쨌든 아이패드 자랑만 잔뜩 하고 갔지만 그래도 이런 귀한 책을 빌려주시고 가셨네요. 제가 워낙에 고대 무기에 관심이 많아 얼마전 무기 도해시리즈 책도 샀지만, 그걸 보시고는 이런 무시무시한 책을 빌려주시다니...


고대 전사들의 복식과 무기에 참고가 많이 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볼께요...

그런데... 맛스타와도 이야기한 거지만, 책이란 거 참 조심스럽죠. TRPG하면서 룰북에 맥주가 묻던 피자가 묻던 상관 안하고 맘편히 놀던 외국인들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왜이렇게 책이 혹 상할까 전전긍긍 하면서 게임해야 하나 한탄했는데... 이 책도 적은 가격이 아니예요...

저도 어쩔 수 없더군요. 책에 혹 흠이라도 갈까, 혹 페이지가 상하기라도 할까, 좌우로 조금만 더 벌리면 제본이 상하지 않을까 조심조심하면서 보게 되더군요... 덜덜덜...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살려주세요!!!

이에 대한 맛스타의 코멘트.

앞으로 누가 TRPG할때 힐러 하겠다고 하면 내 반드시 말린다.
게임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10. 26. 00:43

바즈테일 여행기 - 여행은 끝나고...


점점 모험은... 그러니까... 뭐랄까...


미쳐가나 봅니다... 저 푸줏간 주인... 처음에는 바드를 자기 동생으로 여기다가...


아버지로 여기다가...


급기야는 자기 아내로 알더군요... 너무도 반가워서 달려들어 키스를 하려 하는데...


했으면 정말 저랬을 겁니다...


모험하다보니 에고 소드도 얻게 되네요. 마법검중에 최고급인 스스로 지능을 가진 검...
그리고 바드는... 검하고도 툭닥거립니다.(검한테도 무시당하는 바드...)


그럼에도 바드가 기를 쓰고 세계를 구하려 하는 건...
영웅이 되려는 것보다는 공주의 저런... 유혹이 목적입니다.

(가슴부터 시작해서...)


결국은 바드도 삐져버립니다.
실제로 죽어라 뺑뺑이를 돌려대니 누구라도 열받겠죠.


그런데도 지금껏 고생한게 아까워서 끝장을 보려고 하나봅니다. 공주에게 최후통첩을...


하지 못했군요.


없는데서 투덜거리며 이제 막바지 여행을 떠납니다.


중간에 들른 바이킹의 마을... 저 덩치들이 둘러싸고 노래하니 겁나더군요.


오프닝에 나왔던 그대로의 마지막 장소로군요.


드디어 셋이 모였네요. 주인공 바드, 바드를 죽어라 고생시켰던 공주, 그리고 공주를 가두었던 마법사...

그리고 밝혀지는 결말...


한동안 재밌게 했습니다. 일반적인 롤플레잉의 통념을 이래저래 깬 게임이군요. 하지만 아무리 형편없는 부랑자라 해도 바드는 영웅이겠죠. 모험은 끝났지만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다만, 클리어 특전도 없고, 미니게임이나 수집같은 것도 별로 없어 또 잡기는 좀 그렇네요.

바드의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 다른 여행을 또 떠나봐야겠습니다.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을 꾸시길...
나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