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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9 반지의제왕 7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07. 5. 19. 15:40

반지의제왕

가장 사랑하는 책이자 가장 사랑하는 영화인 반지의 제왕...
학교 고등학교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먼지가 가득쌓인 낡은 책(그때는 최격아 번역의 '반지전쟁'이었지요)을 손에 들고 그림 하나없이(전혀 없지는 않아도) 글자만 빼곡한 책을 별 기대없이 읽다가 세 권을 내리 독파하고 책을 구입하여 지금까지 소중히 여겨오고 잇는 책이지요)

DVD를 사놓고 캡쳐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가 POWER DVD란 프로그램이 캡쳐가 가능하더군요.

먼저 정말 감동스럽게도 영화에서도 갈라드리엘이 말합니다...

"나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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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막 대로 Farewell... 안녕히... 라는 요정들의 작별인사입니다...

다만 그 작별인사가 대단히 가슴아프게 들리는 것은 원작소설에 있는 갈라드리엘의 애가(哀歌)때문이지요.

원작소설에서는 갈라드리엘과의 작별인사가 대단히 가슴아프게 이루어지는데...
전문을 옮겨보자면...


아이 라우리에 란타르 라씨 수리넨,
예니 우노티메 베 라마르 알다론!
예니 베 린테 율다르 아바니에르
미 오로마르디 리쎄 미루보레바
안두네 펠라, 바르도 텔라마르
누 루이니 야쎈 틴틸라르 이 엘레니
오마리오 아이레타리 리리넨

시만이 율마 닌 엔쿠안투바?

안시 틴탈레 바르다 오이올로쎄오
베파냐르 마리아트 엘렌타리 오르타네
아르 일리에 티에르 운둘라베 룸불레,
아르 신다노리엘로 카이타 모르니에
이 팔마리나르 임베 메트, 아르 히시에
운투파 칼라키리오 미리 오이알레.
시바놔나, 로멜로 바놔, 발리마르!
나마리에! 나이 히루발리에 발리마르.
나이 엘리에 히루바, 나마리에!

'아, 바람이 부니 나뭇잎이 금빛으로 떨어지고 나무의 날개처럼 무수한 세월이 흘렀구나! 모든 별들이 그녀의 거룩하고 위엄있는 노랫소리에 몸을 떠는 바르다의 푸른 하늘 아래, 서역 바다 건너 높은 방에서 달콤한 꿀술을 순식간에 마시듯 오랜 세월이 지나갔구나! 이제 누가 나의 잔을 채워 줄 것인가? 이제 별들의 여왕, 태초의 별 바르다는 마치 구름을 옮기듯 에버화이트 산에서 그녀의 두손을 거두어 버렸네. 모든 길은 어둠에 휩싸이고, 우리 사이의 넘실대는 파도 위로 회색 대지에서 어둠이 몰려오고, 칼라키리아의 보석 위에는 영원히 안개가 덮여 있네. 이제 동부에서 떠나온 이들은 영원히 발리마르를 볼 수 없다! 안녕! 혹시 당신은 발리마르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혹시 바로 당신이 발리마르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안녕!'

바르다는 이쪽 망명지에 살고 있던 요정들이 엘베레스라 부르는 여인의 이름이다.

나마리에... 어쩌면 그대가 발리마르를 볼 수 있을까...
그대... 어쩌면 발리마르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마리에...

그렇게 갈라드리엘의 노래가 사그러져 가죠...
슬픈 작별인사를 남기면서...

고등학교 이후 글의 말미에 작별인사를 그렇게 대신하곤 합니다...

그리고... 책에서도 영화에서도 가장 명장면일 에오윈과 메리 대 나즈굴의 군주와의 대결...

문제는 이 부분은 한국어로 번역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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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인간도 날 죽일 수 없다.


본래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영어의 MAN이란... 인류 자체를 의미함과 동시에 남자를 의미하는
중의적인 단어이지요.

번역된 말은 안타깝게도 "어떤 인간 남자도 날 죽일 수 없다." 였습니다.

나즈굴의 군주, 앙마르의 마왕은 자신의 운명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오랜 예전 귀족요정이 탄식하며 말했던 이야기 때문이죠.
"No man can kill Him...어떤 인간도 그를 막을 수 없소..."

자신을 죽일 수 엇는 운명의 인간이 자신에게 덤벼드니 가소롭기 그지없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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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자가 아니다!!!

앙마르는 인간임을 뜻하는 MAN을 말할때 그녀가 받아칩니다. 자신은 남성임을 뜻하는 MAN이 아니라고!

그가 아닌 그녀는 에오윈, 즉 MAN(인간)이면서 MAN(남성)이 아닌 존재. WOMAN(여성)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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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는 채 몇분 될까말까한 이 명장면은 소설속에서는 훨씬 멋지고 긴박하며, 위태롭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앙마르와 싸우기 전까지 메리는 에오윈의 정체를 몰랐으며, 모든 가신들이 마왕의 공포를 견뎌내지 못하고 두려워 흩어졌음에도 죽음을 각오하고 정체를 숨긴채 앙마르와 희망 없는 대치를 하고 있는 그녀의 눈물이 흐르는 슬픈 얼굴에서 도저히 눈조차 뜨지 못하고 몸을 웅크리고 있던 메리는 필사적인 용기를 내지요.


곤도르공략을 지휘한 것은 오르크의 매장이나 강탈자가 아니었다. 어둠은 그 주인이 계획한 것보다 너무 일찍 깨졌다. 행운은 그 순간 그를 배반했고 세상 또한 그에게서 돌아섰다. 승리는 그의 손아귀에 잡히려는 순간 빠져나가 버렸다. 그러나 그의 팔은 길었다. 그는 아직 거대한 힘을 조정하고 명령하고 있었다. 왕이자 반지악령인 나즈굴의 군주, 그는 많은 무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성문을 떠나 사라졌다.
마크의 데오든왕은 강과 길 사이에 놓인 길에 도착해서 이제 일 마일도 떨어져있지 않은 도시를 향했다. 그는 새로운 적을 찾으러 속도를 약간 늦추었고 기사들이 그의 주위로 몰려왔으며 던헬름도 그들과 함께 왔다. 그 앞 성벽 가까이에서는 엘프헬름의 부하들이 공성기계 사이에서 적들을 찌르고 죽이고 불구덩이로 밀어넣고 있었다. 펠레노르평원의 북쪽 거의 절반이 회복됐으며 적들의 막사가 불태워 졌고 오르크들은 사냥꾼에 쫓기는 짐승처럼 강으로 달아났다. 로한인들은 이리저리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포위망을 완전히 와해시키지는 못했으며 성문도 뺏지 못했다. 성문 앞에는 많은 오르크들이 있었으며 평원 절반에는 아직 싸우지 않는 대군이 여전히 우글거리고 있었다. 길 저편 남쪽으로는 하라드인들의 주력부대가 있어 그들 지휘관의 기치를 둘러싸고 기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그들 지휘관은 퍼져오는 빛 속에서 최전방에 몇 명 되지 않는 기사들만으로 호위된 왕과 왕의 깃발을 발견했다. 그는 진한 분노에 사로잡혀, 붉은 바탕 위에 검은 뱀이 그려진 자신의 기치를 휘날리며 많은 부하들과 함께 초원 위의 백마를 향해 달려갔다. 남부인들의 뽑아든 언월도는 별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러자 데오든도 그를 보았으며 적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스노우메인에게 소리쳐 적을 맞으러 달려나갔다. 그들의 부딪힘은 격렬무비했다. 그러나 북쪽 로한왕의 흰 분노가 더 뜨겁게 타올랐다. 그리고 그들의 창이 더 길고 기술도 더 뛰어났으며 격했다. 그들은 수는 열세였지만 마치 숲속으로 떨어지는 벼락처럼 남부인을 헤치고 달렸다. 공세의 정면으로 덴겔의 아들 데오든이 달려 들었으며 그의 창은 적 지휘관을 떨어뜨려 눕히며 부르르 떨었다. 왕은 칼을 뽑아들고 적들의 기치로 달려들어 깃대와 기수를 베어 버리고 그 검은 뱀을 땅에 처박았다. 그러자 적들 기병 중에 살아남은 자들은
돌아서서 멀리 달아나 버렸다.
그러나 아! 왕의 영예로운 바로 그 순간에 그의 금방패에 그늘이 졌다. 새로운 아침이 하늘로부터 얼룩지기 시작했다. 어둠이 그에게로 닥쳐왔다. 말들이 주춤거리며 울부짖었다. 사람들은 말에서 떨어져 땅 위에 엎드렸다.
데오든은 외쳐 댔다.
"이리 오라! 이리 와! 욜의 후손이여, 일어나라! 암흑을 두려워 말라!"
그러나 스노우메인은 공포에 사로잡혀 마치 하늘에 대항하듯이 뒷발로 일어서며 크게 울부짖고 쓰러졌다. 검은 창이 말을 꿰뚫은 것이었다. 왕도 역시 그 밑에 깔려 쓰러졌다.
거대한 어둠이 구름이 떨어지듯 가까이로 내려왔다. 그러자 아! 그것은 날개달린 생물이었다. 만약 새라고 할 수 있다면 어느 새보다 더 컸고 깃털이나 다른 어떤 털도 하나도 나 있지 않았으며 박쥐날개같이 생긴 거대한 날개 앞쪽으로 발톱이 달린 발이 솟아 있었고 악취를 풍겼다. 이것은 고대의 생물에 속하는 것인데, 그 종족이 달 아래 잊혀진 차가운 산맥에서 머무르며 오늘날까지 이어져 와, 시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 마지막 생물을 낳았고 그들은 악으로 물들게 된 것이다. 암흑의 군주가 그들을 붙잡아 썩은 고기를 먹여 마침내 그것은 날아다니는 모든 다른 것들의 힘을 넘어서게 된 것이다. 그는 그 생물을 자기 부하에게 탈것으로 제공했다. 그것은 계속 아래로 내려와 발톱달린 날개를 펼치며 울부짖고는 스노우메인의 몸에 올라 앉아 긴 목을 구부리고 발톱으로 살을 헤집고 있었다.
그 위에는 검은 옷을 입은 거대하고 위협적인 형체가 앉아 있었다. 그는 강철로 된 왕관을 쓰고 있었으나 그 관과 옷 사이에는 단지 끔찍한 눈빛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즈굴의 군주였다. 어둠이 걷히기 전에 그는 그 새를 부르러 하늘로 돌아갔었기에 이제 그는 다시 파멸을 안고 돌아와 희망을 절망으로, 승리를 죽음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거대한 검은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데오든이 완전히 버림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의 가신들은 주변에 살해되어 쓰러져 있거나 아니면 말들이 미쳐 날뛰는 바람에 그곳으로부터 멀리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여전히 그곳에 남아 있었다. 자신의 영주를 아버지처럼 사랑하기에 두려움을 초월한, 충실한 젊은이 던헬름이었다. 그는 어둠이 닥쳐올 때까지 메리를 무사히 뒤에 태운 채 그 전투를 치러 낸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윈드폴라는 두려움에 미쳐 날뛰며 그들을 내동댕이치고 들판으로 달려가 버렸다. 메리는 놀란 짐승처럼 네 발로 기었으며 끔찍한 전율에 사로잡혀 눈이 멀어 버렸고 몸이 어딘가 아픈 듯 느껴졌다.
메리의 가슴은 자신에게 외치고 있었다.
"왕의 신하! 왕의 신하! 너는 그분 곁에 있어야 해. 주군을 아버님처럼 모시겠다고 말했잖아."
그러나 그의 의지는 이에 답하지 않았고 그의 몸은 떨려서 감히 눈도 못 뜨고 얼굴도 들 수 없었다.
그때 그는 마음 속의 어둠으로부터 던헬름의 말소리를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이상하게도 마치 예전에 자기가 알던 어떤 목소리를 연상시키는 것 같았다.
"꺼져라, 더러운 드위머랙(악령에 해당하는 로한어), 썩은 새매의 군주! 죽은 이를 평화롭게 놔둬라!"
그러자 차가운 목소리가 대답했다.
"나즈굴과 그 먹이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 아니면 그는 그대 차례가 되더라도 그대를 죽이지 않고 모든 어둠 너머의 비탄의 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그대의 육체를 먹어치우고 그대의 오그라든 정신만이 눈거풀없는 눈 앞에 벌거벗겨져 남게 될 것이다. "
칼이 뽑히는 소리가 울렸다.
"네 뜻대로 해라. 그러나 가능한 한 난 널 막겠다."
"날 막아? 이 바보. 어떤 인간 남자라도 날 막을 순 없다!"
그러자 메리의 귀엔 그 순간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마치 던헬름이 웃는 소리 같았는데 그 맑은 소리는 강철의 울림처럼 들려왔다.
"난 남자가 아니다! 넌 지금 여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난 요문드의 딸 요윈이다. 넌 나와 나의 영주이자 인척인 분 사이에 있는 것이다. 만일 네가 불사의 몸이 아니라면 이제 꺼져라! 살아있는 놈이건 죽지 않는 어둠이건 간에 그분을 건드리면 내가 쳐부수겠다."
날개달린 생물은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반지악령은 마치 어떤 의혹을 느낀 듯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잠시 경이로움에 메리는 두려움을 잊었다.
그가 눈을 뜨자 그 앞에 갈려 있던 어둠이 걷혔다. 그에게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그 거대한 짐승이 앉아 있어 그 주변은 어둠이 깔려 있었는데 그 위에 절망의 그림자처럼 앉아 있는 나즈굴의 군주가 희미하게 보였다. 약간 왼쪽으로 자신이 던헬름이라 불렀던 그녀가 그들을 마주하고 서 있었다. 그러나 그녀를 가려 주었던 투구가 이제는 벗겨졌으며 매듭에서 풀려난 그녀의 빛나는 머리칼이 어깨 위에서 창백하게 금빛을 발하고 있었다. 바다와 같이 잿빛을 띤 그녀의 눈은 단호하고도 사납게 빛났지만 그의 볼에는 아직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손에 칼을 든 그녀는 적의 끔찍스런 눈에 맞서 방패를 쳐들었다.
그는 요윈이자 또한 던헬름이기도 했다. 메리는 던해로우에서 떠날 때 본 그 얼굴의 인상이 섬광처럼 떠올랐다. 아무 희망도 갖지 않고 오로지 죽음을 찾아 떠난 듯한 사람의 얼굴. 그는 연민, 경이로움과 함께 자신의 내부에서 갑자기 호비트들 특유의 천천히 달아오르는 용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주먹을 부르쥐었다. 그녀가 죽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필사적인데! 적어도 그녀는 아무 도움도 못 받고 홀로 죽어서는 안 된다!
적의 얼굴이 자신에게로 돌려지지는 않았지만, 메리는 그 죽음의 눈길이 자기에게로 쏟아질까 두려워 감히 크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는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기 앞에 서 있는 여인에게 의혹과 함께 살기의 눈길을 던지고 있던 암흑의 대장은 마치 그를 진흙 속의 한 마리 벌레쯤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듯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갑자기 그 거대한 짐승이 날개를 쳐 더러운 바람이 밀려왔다. 그것은 다시 공중으로 날아올라 째지는 소리와 함께 요윈에게 빠르게 덮쳐와 부리와 발톱으로 공격했다.
로한의 여인, 왕의 어린 조카인 그녀는 비록 호리호리하지만 강철 칼날인 양 아름답고도 무섭게 보였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녀는 아주 능숙하고도 치명적으로 빠르게 찔러 들어갔다. 그녀는 내뻗친 머리를 날카롭게 두동강냈으며 잘라진 그 머리는 돌처럼 땅으로 떨어졌다. 그 거대한 몸집이 커다란 날개를 펼친 채 죽어 땅으로 떨어져 내려오자 그녀는 날쌔게 뒤로 뛰어 물러났고 그 짐승의 죽음과 함께 어둠도 걷혀 버렸다. 그녀 주위로 빛이 비쳐들어 그녀의 머리칼이 떠오르는 아침햇살에 빛났다.
분노에 가득찬 키 크고 위협적인 암흑의 기사가 일어서서 그녀 정면으로 탑처럼 육중하게 다가들었다. 마치 독액처럼 귀로 스미는 증오의 외침과 함께 그는 미늘창을 내리쳤다. 그녀의 방패가 산산조각으로 갈라져 나가며 팔이 부러졌다. 그녀는 무릎이 떨려 비틀거렀다. 그가 암운처럼 그녀에게 몸을 숙일 때 그의 눈은 빛을 발했다. 그는 죽이기 위해 미늘창을 높이 쳐들었다.
그러나 갑자기 그 자신도 날카로운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비틀거렸고 그의 창은 그녀의 몸을 지나 땅에 꽂혀 버렸다. 메리의 칼이 그의 검은 옷을 찢고 갑옷마저 꿰뚫으며 뒤에서부터 그의 강건한 무릎 뒤쪽을 찌른 것이었다.
메리는 울부짖었다.
"요윈! 요윈!"
그녀는 비틀거리며 마지막 힘을 다 짜내 그 거대한 몸체가 자기 쪽으로 기우는 순간 그의 왕관과 옷 사이로 칼을 찔러 넣었다. 칼은 불꽃을 튀기며 여러 조각으로 깨져 버렸다. 왕관은 땡그렁 울리며 굴러떨어졌다. 요윈은 앞에 쓰러진 적 위로 넘어졌다. 그러나 그 옷과 갑옷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들은 찢어진 채 아무렇게 내던져진 듯 형체없이 땅바닥에 널려 있었다. 그러자 떨리는 대기 속으로 찢어질 듯한 울부짖음, 죽어 육신 없고 말라비틀어진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 올라가며 차차 사라져 가 다시는 이 세상 이 시대에 들을 수 없었다.
이 학살의 현장 한가운데 눈물로 온통 눈앞이 가린 메리가 마치 한낮의 올빼미처럼 눈을 껌뻑거리고 서 있었다. 눈앞을 가린 눈물의 안개 사이로 그는 이제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요윈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았으며 가장 영예로운 순간에 쓰러진 왕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그를 깔고 넘어진 스노우메인이 고통으로 옆으로 굴렀기 때문이었다. 말이 그의 주인에게 화가 된 것이었다.
메리는 몸을 굽혀 왕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아, 데오든이 눈을 떴으며 그 눈은 아주 맑았다. 그는 아주 힘들여 조용하게 말했다.
"안녕, 홀비트라! 내 몸은 망가졌어. 나는 내 조상님들께 가는 거야. 이제 용기있는 그들 대열에 나도 부끄러움없이 낄 수 있게 됐어. 난 검은 뱀을 쓰러뜨렸네. 찌푸린 아침 그리고 즐거운 낮, 그리곤 찬란한 황혼이야!"
메리는 말을 할 수 없었으며 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는 마침내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주군. 제가 명령을 어긴 것과 이 순간에도 우는 것밖엔 주군께 다른 아무 일도 못해 드리는 것을요."
늙은 왕은 미소를 지었다.
"슬퍼하지 말게! 자낼 용서하네. 위대한 선심은 거절되지 않는 법이지. 영예로운 삶을 누리게. 그리고 자네가 다시 파이프를 물고 편히 앉게 될 때가 되면 날 생각해 주게! 이젠 전에 약속한 대로 자네와 메두셀드에 앉아 있을 수도 또 자네의 연초 이야기도 못 듣게 됐으니 말일세."
그는 눈을 감았다. 메리는 그의 옆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곧 그는 다시 말을 했다.
"요머는 어디 있지? 내 눈이 어두워져 가는데 난 죽기 전에 그를 봐야 해. 그가 내 뒤를 이어 왕이 돼야 해. 그리고 요원에게도 말을 전해야 하는데. 그애, 그애는 날 보내지 않으려 했는데, 그런데 이젠 다시는 그앨 볼 수 없다니. 내 친딸보다 더 사랑하는 그애를."
"주군, 주군!"
메리는 외쳤다.
"그녀는 지금,"
그러나 그 순간 큰 소란이 일어나 그들 주위는 온통 나팔과 트럼펫소리로 가득찼다. 메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전투를 잊고 있었을 뿐 아니라 온 세상을 잊고 있었다. 그에겐 왕이 그의 죽음으로 달려온 것이 몇 시간이나 된 일처럼 생각됐지만 실상 그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자신이 막 벌어지려고 하는 커다란 전투의 바로 한복판에 놓이게 될 위험에 빠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적의 군세는 대하로부터 길로 급히 진격해 오고 있었으며 성벽 아래로부터도 모르굴의 군단이 밀려오고 있었고 남쪽으로부터는 기병을 앞세운 하라드의 보병과 함께 전투탑을 짊어지고 오는 무마킬의 거대한 등판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북쪽에는 흰 투구깃을 꽃은 요머가 다시 모아 정비한 로한의 선진을 이끌고 있었으며 성 안에서는 남아 있던 모든 군세가 밀려나와 그 선두에 돌 암로스의 백조가 성문으로부터 적을 몰아 내고 있었다.
잠시 메리의 머리에는 어떤 의문이 스치고 지나갔다.
"갠달프는 어디 있지? 그는 여기에 있지 않은가? 그가 왕과 요윈을 구할 수는 없었을까?"
그러나 요머가 급히 그곳으로 달려왔으며 그와 함께 살아남은 왕의 가신들도 이제 다시 말을 진정시켜 달려왔다. 그들은 경악의 눈으로 거기 쓰러져 있는 죽은 짐승의 시체를 바라보았고 그들의 말은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았다. 요머는 안장에서 내려 왕의 곁으로 다가왔지만 슬픔과 절망에 압도당해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었다. 그러자 기사 한명이 거기 죽어 쓰러진 왕의 기수 구스라프의 손에서 왕의 기치를 뽑아 내어 높이 세웠다. 천천히 데오든은 눈을 떴다. 기치를 보자 그는 요머에게로 넘겨 주라는 몸짓을 하며 말했다.
"만세! 마크의 왕! 이제 승리로 돌진하라! 요윈에게 내 인사를 전해 주게!"
마침내 왕은 요윈이 바로 자신의 옆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죽었다.


한가지 재밌는 건 이 글을 읽고 앙마르가 휘둘러대는 게 미늘창인줄 알았는데 영화에서는 왠 거대한 프레일을 휘둘러 대는 겁니다.

어떻게 된 건가... 해보니 영어 원문은 Halberd(미늘창)도 아니고 Flail(프레일)도 아닌
Mace(철퇴)더군요.
번역자가 서양 무기의 단어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했던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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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가장 커다란 주역인 골룸...

동시에 가장 가련한 피해자이기도 하죠...


그리고 가장 안타까우면서 화가 무지하게 났었던 장면입니다.

마지막에 프로도가 해피엔딩이 되지 못하고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그 가장 안타깝고 서글픈 그 사연이... 영화에서는 단 두 문장으로 말하더군요.

"프로도가 왜 떠나야 하는 거지요!!!"

"우리는 샤이어를 구하러 떠났었고 결국은 구원받을 수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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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구원은 날 위한 것이 아니었어...


네 어쩌면 좀 의미가 담긴 말이 될 수도 있겠네요...
결국 프로도는 상처만 가득 입고 구원받지 못했으니까요...

어쨌던 원어 대사 자체가 저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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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막입니다...

프로도가 한순간이라도 자기 자신이 구원받았을 거라 생각한 적이 있을까는 모르겠지만...
아래 원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도는 모든 게 끝난 후에도 웨더톱에서 앙마르에게 찔렸던 고통과 거미 셸로브에게 물렸던 고통을 매년 그 날이 되면 반복해서 끔찍한 기억에 짓눌리며 괴로워합니다.

그것을 예견해준 두 사람, 갠달프는 "안됐네. 세상엔 치유되지 않는 상처도 있는 법이라네"라고 하고,
이븐스타 아르웬은 자신의 보석을 주며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거라고 하죠...

그러나 모두 소용없었나 봅니다.

결국 프로도는 중간계에서 견뎌내질 못합니다.

가장 화가 났던건 극장판 번역입니다.

번역자는 이미도였죠...

나름대로 대단히 경력이 많은 번역가라고 알고 있는데...
번역한 대사가 이겁니다.


"난 만족하지 않겠어"

...

만족 안하겠다고?
무엇을?
어떤걸?
반지말고 다른거?

그야말로 극장에서 볼때 저 마지막 말에 맥이 탁 풀리더군요.. ㅡ.ㅡ

이미도씨 번역에 관해서는 다른 분이 잘 정리해주셨으니 링크를 달겠습니다.

뭐 하여간 진정한 의미는 아래 글에 있습니다.



그때 빌보가 눈을 떴다.
   "어,프로도! 자,오늘로서 난 올드 투크를 이겼네.그러니 시합은 끝난 거야.이젠
다른 여행 준비가 되었다네. 자네도 가는가?'
   "네,저도 갑니다. 반지의 사자들은 함께 가야지요."
   "프로도씨, 어 디로 가시는 거예요!"
   마침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게 된 샘이 소리첬다.
   "샘, 항구로 간다네."
   "그럼 전 함께 갈 수 없는 건가요?'
   "그래, 아직은 항구를 지나 그 너머로 갈 수 없다네. 자네도 얼마간 반지의 사자이
긴 했지만.하지만 자네에게도 그 시간이 올 걸세.너무 슬퍼 말게나,샘. 자넨 항상
두 쪽으로 갈라져 있을 수는 없어. 여러 해 동안 자네는 하나로 합쳐진 삶을 누리
게 될 거야.자네에겐 즐겨야 할 일도,존재해야 할 이유도,또 할 일도 너무 많아."
   "하지만 그 큰 일을 이루신 프로도씨도 샤이어에서 오랫돌안 즐거운 나날을 보내
실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샘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나도 한땐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내 상처는 너무 깊어.난 샤이어를 구하려고
노력했고 이제 구해졌지만 나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었어. 무엇인가 위험에 빠졌을
때 이런 일은 종종 있는 거야.누군가는 포기하고 잃어 버려야 다른 이들이 그것을
영유할 수 있지.하지만 자넨 내 상속자야.내가 가진 모든 것과 가지게 될 모든 것
을 자네에게 남겨 주겠네.또한 자네에겐 로우즈와 엘라노어가 있잖은가. 이제 꼬마
프로도가 태어날 테고 꼬마 로지와 메리,골디록스,피핀,그리고 어쩌면 그 이상의
아기들을 갖게 될 걸세. 자네의 손과 기지는 어디에서나 필요할 거야.물론 자네는
오랫동안 시장이 될 거고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원사로 남을 걸세. 또 자네는 『레
드 북』을 읽어 주고 지나간 시대의 기억을 되살려 사람들에게 그 '커다란 위험'을
상기시켜 주어 그들의 사랑스런 대지를 더 사랑하게 만들 걸세. 자네의 역할이 지
속되는 동안 자넨 그런 일들로 누구보다도 바쁘고 행복할 거야.자, 이제 함께 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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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도의 마지막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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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소짓는 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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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등학교시절부터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마지막인...

기쁨과 슬픔이 서로 공존하는...
이 이상 더 아름다운 결말은 다신 없을거라 생각되는 마지막 장면이 펼쳐집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꼭 소설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J.R.R. Tolkien이 이 소설을 쓰고 했던 말 그대로 그는 Monster괴물을 낳았더군요.

소설에는 영화로 미처 표현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대단히 많죠...

특히 샤이어 전투가 벌어져 호비트들이 사루만과 웜통을 죽이게 되는 이야기라던가...

가슴아프게도,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들... 메리, 피핀, 파라미르, 그리고 아라곤과 아르웬까지...

그다음 레골라스는 작은 배를 건조하여 소중한 친구인 김리와 함께 서역으로 떠나가고...

맨 마지막으로 샘이 떠나갑니다...


천재 감독인 피터 잭슨에게 경의를 표하며...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을 꾸시길 빌며...

나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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