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9. 11. 00:21

쓰르라미 울적에 - 첫 진행은 암울함 그 자체.

드디어 1회차 플레이를 마쳤습니다. 아 역시 중반 넘어가니 공포스럽네요. 특히나 여자애들이 눈빛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공포스럽다니...

어쩐지 선택지 하나 없이 외길 진행이다 했더니 최악의 결과를 맞게 되고 두번째부터 해답을 찾아가나 보군요. 덕분에 첫 플레이는 참으로 암울했습니다.

이 게임에는 공포를 이끌어내는 두가지 정도의 반전이 있습니다.

일단 첫째는 평범하고 온화하고 안전한 인물의 급작스런 변화.
옛부터 스릴러나 공포영화에 많이 나오던 방식으로 그 변화의 이유는 착한 사람인 척 연기했던 거라던가, 다중인격, 혹은 기억상실 등이 있지요. 오래전 플레이스테이션 1에서 유행하던 '아루도라(일본어 신조어였는데 즐기는 드라마라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라는 장르를 개척했던 몇가지 게임들이 시나리오 막판 대반전 용으로 하도 기억상실 히로인의 설정을 남발하는 바람에 욕을 먹었던 시절도 있을 정도로, 시나리오가 막판에 뒤집히는 충격을 주기 제일 좋은 소재이기도 하지요.

아직 이 게임에서는 밝혀진 건 없는 듯 합니다. 저도 아직 실마리 하나도 못찾고 그냥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네요.

다만 역시 갑자기 저렇게 변해버리니 저런 유아틱한 그림체인데도 공포스럽습니다.(특히나 이 공포스런 분위기는 음악과 효과음도 한 몫하네요.)

그리고 또하나의 반전은 평온하고 안전한 일상의 장소가 갑자기 어느 순간 공포와 위험의 장소로 변화되어 버리는 것.

이 게임을 하면서 전 제 경우 가장 공포를 느꼈던 게임인 사일런트 힐을 떠올렸습니다. 그 시리즈 중 4편인 부제 'the ROOM'의 경우, 저처럼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끔찍한 설정이 있습니다.

'평온하던 나의 방이 어느날 아침 끔찍한 공포와 절망과 저주의 공간으로 바뀌고, 나는 그곳에서 탈출할 수 없다.'

가장 안전하고 평온해야 할 안식처인 나의 집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 버리고 악마와 유령들이 출몰하며 나의 목숨을 노린다면? 게임하면서, 그것도 밤중에 혼자 게임하면서 정말 두려워하며 플레이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기서도 어제까지 평범하기 그지없던 평화로운 소도시의 생활이 어느날을 기점으로 끔찍한 곳이 되버리네요. 친구들은 물론이요, 전혀 남모르는 어른들까지도 기이한 행동으로 공포속에 도망쳐야 하는...

어이, 그렇다고 첫 플레이에 이렇게 보내버리냐.


뭐 좋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들 작화... 이거 영 적응 안되네요. 손가락 4개... 뭐 스토리가 좋다면 애정으로 극복할 수 있어도... 문제는 이 게임을 하면서 엉덩이가 너무 아파오더군요. 와우같은 롤플레잉 게임은 몇시간을 앉아있어도 피로를 모르지만 이게임은 한 30분만 해도 엉덩이가 들썩이는게... 역시 소설은 책으로 읽어야 하는건지도... 아무리 그래픽이랑 음악이 나온다고 해도 컴퓨터에 앉아서 소설읽는 것은 좀 안맞는지도 모르겠네요.

게임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9. 10. 13:32

쓰르라미 울적에 - 아직은 지루하네요.

비주얼 노벨, 사운드 노벨이라는 게임 장르가 있습니다. 일명 야게임으로 유명한 이 종류를 진지하게 보기 시작한 것은 '은색' 이라는 작품과 '월희'라는 작품을 통해서였습니다. 특히나 '은색'은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게임하면서 상당히 눈물 흘렸던 기억도 납니다. 어리기도 했었지만... 그때 정말 멋진 책을 읽은것 같은 느낌을 느꼈지요.

그 뒤로 '투하트'나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정도만 플레이 해볼 뿐, 생각해보니 저 네게임 모두 페이지를 넘겨가며 책읽는 느낌으로 플레이하면 되는 게임이고, 동급생 류의 여기저기 직접 다니며 스케쥴을 맞춰야 하는 게임은 거의 플레이하지 않았었네요.

최근 잡아본 게임인데... 분명 공포, 스릴러물이라고 해서 시작해봤....다가 황당스러웠습니다.

저 그래픽... 아무리 잘봐줘도 초등학생 아이들 틈에서 하하호호 학창시절을 우당탕거리며 즐기는 모습에서 영 진지함을 찾아보긴 어렵더군요 아직 초반이라 그러겠지 했지만 꽤나 도입부가 긴가 봅니다.

여담이지만 은색이나 월희, 페이트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동급생이나 투하트처럼 학교생활이 주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게임을 만든 경우가 많건만 실제 우리가 겪었던 학창시절과의 괴리감이 너무나 심하지요. 만약 게임 그대로인 학교가 있다면 당장 지금부터라도 다시 입학할 용의가 있습니다만... 하루의 대부분을 어두컴컴한 교실에서 이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고 동성끼리만 메워져 밤늦게까지 교실에서 나오지 못했던 시절이라...

게다가 우연히 쓰르라미 울적에의 PS2판을 보니... 저런...? 확 달라졌네요?

뭐 개인적인 취향차이겠지만 저 그래픽이 더 나을 거 같은데 PC판을 보니 긴장감도 없이 영 가벼워만 보입니다.
뭐 일단 잡은 거 계속 해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