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기다렸던 영화였습니다. 예전 에반게리온 - 서 -를 보고서 맨 끝에 이 파에 관한 예고편이 있었고 그 예고편에서는 상당히 기대를 하게 만들만한 이미지들이 있었지요. 혹시나 잔뜩 굴려놓기만 했던 궁금증이 풀리려나 하는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섬뜩군이 같이 볼 사람을 모집하자 마자 예약을 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극장전경 이미지 외 모든 이미지 출처는 구글 이미지입니다.
이하 심각한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1. 전편인 에반게리온 - 서 - 의 경우 극장판이라기 보다는 TV판의 재상영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TV판과 다를 게 없었거든요. 물론 모든 원화는 새로이 그려졌고, 마지막의 사도 라미엘과의 전투는 TV판과 다르게 진행되지만, 극장판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작정하고 대부분의 상영시간이 TV판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진행에 조금은 상심했을 지도 모릅니다.

갑작스런 4각(脚) 에반게리온의 등장!!! 아머드 코어닷!

하지만 이번 에반게리온 - 파 -는 다릅니다!!!
이전 에반게리온 - 서 -가 TV판을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달라지는 진행으로 앞으로 이어지는 극장판은 TV판과 달라질 것이라는 암시를 주었는데, 이번 영화는 정말이군요. 제가 보기로 TV판의 진행을 거의 따라가긴 해도 80%이상이 전혀 달라진 진행을 보여줍니다. 정말로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TV판을 모두 알고계시는 분들도, 이번 영화에서는 전혀 앞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2. 전작에는 사도 라미엘까지 진행되었지요. 이번에는 사도 제르엘까지 진행된 것 같습니다.

아니 벌써?


TV판으로 따지자면 전체 26화의 분량 중에 23화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는 거군요. 전체 4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나머지 결말이 극장판 2화 분량이라면 확실히 이야기는 달라져 버리는 듯 합니다.

3. 그러다보니 전작과 같이 생략되버리는 사도가 생겨버리는군요.  하긴 극장판의 2시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동안 모든 사도를 다 선보이는 것은 무리죠. 그래도 한가지 재밌는 것은 이번 파에 등장하는 사도들이 조금씩은 여러 사도들의 이미지를 함축해서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사도들의 생김새가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도가 등장하면 이 사도는 이거인 것도 같고, 저거인 것도 같고... 하며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지요. TV판에서도 각각의 사도가 특징이 있었는데, 바다에서 습격이라던가, 바이러스 수준의 초 미세한 군체의 공격이라던가, 코어가 하나가 아니고 둘이었다던가... 그런데 그런 세세한 특징들을 이번 사도에게서 모두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역시 노린 거라고 밖에는... 때문에 사도의 이미지 자체가 어쩌면 스포일러가 되겠더군요. 사도를 보다 보면 '아!'하고 탄성을 지르게 되는 부분도 나옵니다.

4. TV판과 달리 주인공들이 강력합니다!!!


사도 하나하나에 정말 고전하고 위험해지며, 겨우겨우 승리를 뽑아내던 TV판과 달리, 익숙하다는 듯이 한순간에 아작나는 사도에게 그저 안타까움이... 이번 극장판의 테마는 아마 주인공 소년 소녀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왠지 사도는 들러리가 되버린 거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5. 달라진 건 내용뿐 아니고 주인공들의 성격도 조금씩 다릅니다. 저번 극장판에서 안타깝게 나오지 못하고 이번 극장판에서 새로이 등장했던 아스카의 경우, '소류 아스카 랑그레'가 아닌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로서 새로이 성이 바뀌어 나온만큼, 상당한 박력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에반게리온 2호기는 디자인마저 새롭게 바뀌었지요. 그 '뿔'이란...


게다가 가장 엄청난 변화를 겪는 이번 영화의 주된 두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아스카와 에반게리온 2호기... 꼭 감상해야 될 부분입니다.


6. 무엇보다도 '아야나미 레이'의 변화가 가장 와닿습니다. 원작의 무표정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어보이는 그녀는... 드디어 눈을 뜬 듯 합니다. 신지와 겐도우 사령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손에 온통 상처를 입을 만큼 열심히 요리를 준비하기도 하고, '신지가 더이상 에바에 안타도 되도록 만들거야!'라며 처절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한차원 그 위치가 높아졌습니다.


7. 정작 주인공인 '이카리 신지'는? 소위 말하는 찌질남의 대표를 달리던 그 역시, 이번엔 다르네요. 스스로의 의지가 한차원 강해졌다는 느낌입니다. 글쎄요 뭐랄까, TV판의 답답스런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좀 해보란 말이야 신지!'라는 염원에 보답을 하고있달까... 그래서인지 마지막의 반전은 조금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8. 그럼 우리의 '마리'양은? 에반게리온 - 서 -에서 스텝롤 후의 차회 예고편에서의 단 한 컷 등장만으로 수많은 의혹과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그녀...


들리는 이야기로는 원래는 그냥 '지나가는 선택받은 아이' 수준의 비중에서, 갑자기 너무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게 되자 부랴부랴 비중을 확 늘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긴 TV판에서 단 한 에피소드에서만 나왔던 '나기사 카오루'같은 경우, 그 짧은 비중에도 불구하고 단숨의 주역의 위치까지 올라간 경우가 있으니 굳이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역시나 궁금증만을 잔뜩 불러일으키기만 하네요.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은 역시 다음 극장판을 기다려야 할거 같았습니다.

콘솔 게임이던 에반게리온 - 강철의 걸프렌드 - 에서의 영향이 다분해보이는 안경 미소녀

9. 정작 나올 타이밍도 아닌데 에반게리온 - 서 -부터 얼굴을 비추며 잔뜩 설레발치게 만든 '나기사 카오루'군은? 


당신들!!! 사기쳤어!!!
(여러 의미로 말야)
플러그 슈트를 입고 엔트리 플러그에서 조종하는 카오루군이라니 인정할수 없다구!!!
역시 카오루 정도면 얼굴 위에서 둥둥 떠서 다녀야...

10.  결국 세명의 소녀들에 비중이 높아진 탓에 글격히 엑스트라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진 (사도보다도 비중 못 받는) 네르프 중심요원들의 슬픔... 미사토와 켄지도, 겐도우와 리츠코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칠 기회가 없더군요...


11. 그래도 상당히 맘에 들었던 것은 TV판에서 거의 출동한 에반게리온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네르프 안에서는 통신으로 지령만 내려가며 서포트하던, 일단 그전에 씨알도 안 먹힐 군사무기 몽땅 쏟아부어 가며 처절하게 박살나던 사령부가...


이번엔 정말로 서포트를 합니다.

확실히 에반게리온의 모든 것을 돕는다는 느낌... 그리고 사도와 함께 싸우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신지가 달려갈 때 도와주기 위해 급커브 코스나 발 디딜 발판을 만들어 주는 데서는 감동적일 정도입니다.


12. 음악은 이번에도 정말 장관이더군요. 정말 OST를 반드시 구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또한 이 점이 극장에서 볼 때의 상당한 장점이 되죠. 내내 귀가 즐거웠습니다. 다만... 심각한 분위기에서 펼쳐지는 해맑은 분위기의 동요는... 여러 의미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더군요.

13. 전작에서 온천펭귄 펜펜과 신지의 첫 대면 장면... 이번에도 그 장면을 활용한 멋진 신이 있다고 들어서 '흐음.. 그래?'정도의 수준이었는데 정말...

빵터졌습니다!

반드시 보시길 추천합니다(아직도 잊혀지지 않아...).


14. 솔직히 가기 전에는 초글러들의 횡포(?)가 두려워 시간대를 맨 첫시간이나 맨 마지막으로 하려 했지만, 다행히 1시 상영인데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거의가 남자들...(하긴 이런 영화 보러올 여자가 누가 있을까마는...)

그런데 영화 시작하고 조금 후 저희 앞자리에 올망졸망 앉는 귀여운 소년들(망했다!!!) 다행히 녀석들... 그나마 얌전히 봤습니다(넌 이거 보면서 졸수 있단 말이냐... 대단한넘...) 그나저나 이 영화가 12세 관람가라는 게 충격입니다... 사지절단에 피가 난무하고 알몸이 예사로 보이는 영화인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렇게 흥분하며 봤던 적이 있었나 할 정도입니다. 영화본 후의 이 리뷰에도 제가 흥분한 게 구석구석 보일 정도로... 다음 극장판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걱정입니다. 후우...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는데요. 언제부터인가 극장판도 연작시리즈가 유행이 되버린 나머지, 대체로 한번에 완결되어주길 바라는 저로서는 몇년간에 걸친 이야기는 기다리기 고통스럽단 말입니다(반지의 제왕이 가장 큰 원흉일지도).

P.S 노고를 무릅쓰고 이 영화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섬뜩군에게 감사를... 그리고 예상했던 결과에 안습...


강변 CGV 하늘공원의 전경입니다. 눈도 날리던 날씨였던 지라 대단히 추웠어요. 담배피는 사람들은 힘들겠더군요. 흡연가능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는 듯 합니다. 그때마다 제가 담배를 못피운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하여... 철권6에 빠져 다른건 아무것도 안보이는 군과 프라모델이 개틀링 건을 들고 있으면 환장해버리는 군은 추위에 덜덜 떨었다는 후문이...


섬뜩군의 가방에 매달려 있는 앙증맞은 노이에질... 허... 저렇게 매달고 다닐 용기가 있다니... 아니 그것보다 애초에 튼튼하게 만들어진 완구가 아니거늘... 프라모델이란... 결국 하나 둘 부품이 떨어지더니 막판엔 치마가 벗겨져버린... (어쩔거야)


철권6에 빠져버린 섬뜩군... 집에서 매일 맹연습을 하는 실력 답게 상당한 실력이더군요. 저도 한번 붙어볼 기회가 있었지만, 3:0의 퍼펙트로 참패해버린...

그러나 오락실에는 인간도 아닌 고수들이 넘쳐나는 법. 결국 섬뜩군도 물러나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한 실력을 자랑하던 여자분이 기억에 남더군요(스틱과 버튼 다루는 솜씨... 엄청난 내공이었습니다!)

그나저나... 한판에 500원이나 하는데... 얼마나 쏟아부었을지...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을 꾸시길 빌며...
나마리에~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11. 16. 08:16

에반게리온'파' - 슬슬 홍보가 시작되는군요.


원래 에반게리온의 팬이기도 하지만, 처음 에반게리온 '서'가 나왔을때 스토리가 TV판 그대로라 건담 극장판처럼 TV판 짜집기인줄 알고 극장도 찾지 않았다가 후에 케이블에서 보고 감탄했었지요. 뭐 사실 짜집기인건 맞지만, 모든 작화가 새로웠고 게다가 끝부분은 감동적이기도 했죠. 그런 에바가 '파'에서는 내용이 상당히 바뀐 또다른 스토리라 하니 당장 두근거린 것은 사실입니다.

에반게리온 '파'에 관한 피규어나 모델들도 올라오고, 포스터도 보니 상당히 파격적이군요.

문제는... 이런 글을 두드리고 있는 것은 한 녀석과의 대화가 발단이었습니다.
에반게리온을 극장에서 보려는 각오였기에 이야기를 나누다 제가 간과한 게 하나 있네요. 제가 워낙 팬이다 보니 에반게리온이 일반인에게는
'애들 보는 만화영화'로 비춰질 거라는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게 뭐 중요하냐고 했더니,
녀석은 얼굴을 급속도로 공포스럽게 바꾸며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고 하더군요...

전에 에반게리온'서'가 개봉되었을때 극장에 갔었더랍니다. 물론 직장 끝나고 저녁시간대에요.
당연 만화영화니 애들이 많을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글우글 하더랍니다.





그리고 그게 시작이었다고 하지요.




일단 좌석에 앉아보니 앞뒤 옆 가릴 것 없이 주르륵 앉아있는 꼬맹이들... 물론 성인들도 있었지만 에바의 팬으로 보이는 사람보다는 당연하겠지만 아이들 등쌀에 어쩔수 없이 데리고 온 엄마나 아빠가 대다수... 그리고 이내 벌어진 끔찍한 참상...


여기저기 떠들썩떠들썩, 핸드폰 문자질에 시도때도 없이 터지는 벨소리, 여기저기를 비추는 핸드폰의 액정 불빛, 아드득 아드득, 쪼륵쪼륵~ 쪼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로록(다 먹었으면 그만 빨아대!!!!!) 로봇 나올때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엄마 나 저거사줘~ 닥쳐 이XX야!!! 쉬마려 화장실 갈래~ 들썩들썩 쾅쾅쾅 앞좌석 등받이를 차면 나쁜 사람~

...

거짓말 같다고요? 직접 다녀오셨던 발렌타인님의 글(http://blog.naver.com/illexiss/130027193678
)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소름이 끼칩니다. 후...

녀석이 진심으로 충고해줍니다. '애니메이션을 보려면... 반드시 초딩이 접근할 수 없는 시간인 첫타임과 끝타임을 노리라고...
그렇지 않으면 영화상영 시간 내내

양손에 초딩 한명씩 움켜쥐고 부싯돌 놀이하는 자신
을 보게 될거라고...


아하하... 대체 내용이 끝도없이 암울하고 비관적이며 뜻모를 소리만 남발해대는 에반게리온에 초딩들을 데리고 오시는 부모님들이란...? 뭐 만화인데다 로봇나오니까... 하하...

12월 3일이군요... 그때 방학하던가? 어쨌든... 그날만 기다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빌며...
나마리에~


스샷출처 - http://www.fomos.kr/gnuboard4/bbs/board.php?bo_table=free&wr_id=935352 -

트위터도 안되고 웹서핑을 하다가 섬뜩한 블로그에서
스즈미야 하루히 2기에 대한 포스팅이 있길래 봤더니
8회나 한 에피소드를 반복한다는 이상한 내용...
에이~ 정도가 있지 설마 그러겠어... 라고 했다가... 검색 등지로 찾아보니...


그건 사실.

스즈미야 하루히때문에 15532번이나 똑같은 일상의 2주를 반복한다는... 거의 끝없는 무한루프를 반복해서 보내야하는 2주의 여름이라는 설정으로... 한주에 에피소드 하나씩 자그마치 8주... 두달이나 같은 영상을 봐야하는 시청자들(뭐 중간중간 떡밥이 있다곤 쳐도!!!)

저 맨위에 스크린샷의 심정을 알듯하네요.
조만간 우리나라에도 2기가 방영되겠죠. 먼저 국내 성우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보는 사람들 또한...

보면서 '이거 재방송인가?'하는 사람들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섬뜩씨 블로그에서 여자를 좀 심하게 패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더 패버려!!!!!

에반게리온도 충격이었는데... 이거 정말 충격... 뭔 생각이냐 교토...
상념 | Posted by 아스라이 2009. 6. 4. 21:01

번역이란 것에 관해서...


뜬금없지만, 5년전 열심히 영어로 된 노래들을 번역해대던 그때가 떠올라서
한번 번역에 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번역이란 것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우연히 '아리랑'TV를 보게 되면서입니다.
'아리랑'TV는 아시다시피 해외 교민이나 교포들을 위해 국내 방송에 영어 자막을 입혀
서비스하는 방송인데요,


하여간 이런 장엄한 상황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는 거의 짐작가는 말을 외치지요.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리고 동시에 영어자막도 떴는데요.

Thank you!
였습니다...

진짜라니까요. 한 얼마동안 충격으로 얼어있었습니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I never forget until when end of my life... 어쩌구까지는 안 바랬지만...(좀 길긴 하죠) 

이 주제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길어질테니 접어둡니다.



또하나는 모두 잘 아시는 반지의 제왕입니다.


가장 안타까우면서 화가 무지하게 났었던 장면입니다.

마지막에 프로도가 해피엔딩이 되지 못하고 떠나야만 했던 이유가...
그 가장 안타깝고 서글픈 그 사연이... 영화에서는 단 두 문장으로 말하더군요.

"프로도가 왜 떠나야 하는 거지요!!!"

"우리는 샤이어를 구하러 떠났었고 결국은 구원받을 수 있었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구원은 날 위한 것이 아니었어...


네 어쩌면 좀 의미가 담긴 말이 될 수도 있겠네요...
결국 프로도는 상처만 가득 입고 구원받지 못했으니까요...

어쨌던 원어 대사 자체가 저렇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글 자막입니다...

프로도가 한순간이라도 자기 자신이 구원받았을 거라 생각한 적이 있을까는 모르겠지만...
아래 원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도는 모든 게 끝난 후에도 웨더톱에서 앙마르에게 찔렸던 고통과 거미 셸로브에게 물렸던 고통을 매년 그 날이 되면 반복해서 끔찍한 기억에 짓눌리며 괴로워합니다.

그것을 예견해준 두 사람, 갠달프는 "안됐네. 세상엔 치유되지 않는 상처도 있는 법이라네"라고 하고,
이븐스타 아르웬은 자신의 보석을 주며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거라고 하죠...

그러나 모두 소용없었나 봅니다.

결국 프로도는 중간계에서 견뎌내질 못합니다.

가장 화가 났던건 극장판 번역입니다.

번역자는 이미도였죠...

나름대로 대단히 경력이 많은 번역가라고 알고 있는데...
번역한 대사가 이겁니다.


"난 만족하지 않겠어"

...

만족 안하겠다고?
무엇을?
어떤걸?
반지말고 다른거?

그야말로 극장에서 볼때 저 마지막 말에 맥이 탁 풀리더군요.. ㅡ.ㅡ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길어질테니 여기까지 하고 링크만 남겨두지요.

http://estel.tistory.com/62

하여간 이런저런 일들로 번역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제 영어실력이 영 형편없는지라 노래말같은 짧은 글이나 겨우 번역할 정도라는 거죠.

여러 노래를 번역하다가 제가 마주친 문제는 
이 글을 쓰는 목적이기도 한
'직역'이냐 '의역'이냐의 문제입니다.

메탈기어 솔리드 3에 포함되어 있는 서글프고도 아름다운 노래인
Way to Fall - StarSailor의 번역을 보죠.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좋은 곡이거든요.
 Son, you've got a way to fall
아들아, 넌 떨어지고 있구나
 They'll tell you where to go
그들은 네게 어디로 갈지 말해주겠지
 But they won't know
하지만 그들은 모를거야
Son, you'd better take it all
아들아, 넌 모든걸 가져야 해
They'll tell you what they know
그들은 아는것을 가르쳐주겠지
But they won't show
하지만 보여주지는 않을거야 
Oh, I've got something in my throat
아아, 내 목에 뭔가 걸렸어
 I need to be alone, While I suffer
내가 괴로울땐 혼자있고 싶어
Son, you've got a way to kill
아들아, 넌 죽이려 하겠지
 They're picking on you still
여태껏 널 괴롭혀 온 이들
 But they don't know
하지만 그들은 모를거야
Son, you'd better wait to shine
아들아, 넌 빛나기까지 기다려야 해
They'll tell you what is yours
그들은 네것이 무엇인지 말해줄테지
But they take mine
하지만 내 걸 가져갈거야
Oh, I've got something in my throat
아아, 내 목에 뭔가 걸렸어
I need to be alone, While I suffer
내가 괴로울땐 혼자있고 싶어
Oh, there's a hole inside my boat
아아, 내 배(타는 배)에 구멍이 났어
I need stay afloat
난 떠 있어야 돼
For the summer long
여름내내, 오랫동안
(Break)
Oh, I've got something in my throat
아아, 내 목에 뭔가 걸렸어
I need to be alone, While I suffer
내가 괴로울땐 혼자있고 싶어
Oh, there's a hole inside my boat
아아, 내 배에 구멍이 났어
And I need stay afloat
그리고 난 떠있어야돼
For the summer
여름내내
Son, you've got to wait to fall
아들아, 넌 떨어지고 있구나
They'll tell you where to go
그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말해주겠지
But they won't know
하지만 그들은 모를거야

Son, you've got a way to fall
애야, 넌 방황하고 있구나
They'll tell you where to go
아무도 너를 위로하지 않고
But they won't know
너를 도와주는 손길도 없어

Son, you'd better take it all
애야, 스스로 이겨내야 해
They'll tell you what they know
아무도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
But they won't show
중요한건 네 자신과의 싸움이란다

Oh, I've got something in my throat
아, 나를 미치게하는 두려운 환상들
I need to be alone while I suffer
가혹하게도 운명은 날 버리는 구나

Son, you've got a way to kill
애야, 절대 도망가선 안된다
They're picking on you still
사는게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But they don't know
아무도 모르게 넌 이겨내야 해

Son, you'd better wait to shine
애야, 행복해질 그 날을 생각하렴
They'll tell you what is yours
널 도와주는 사람도 믿어선 안돼
But they take mine
그들의 모습은 다 거짓이란다

Oh, I've got something in my throat
아, 나를 미치게하는 두려운 환상들
I need to be alone while I suffer
가혹하게도 운명은 날 버리는 구나

Oh, there's a hole inside my boat
아, 이제 더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I need stay afloat
하지만 힘들어도 이겨내야 해
For the summer long
무슨일이 있어도  

Son, you've got a way to fall
애야, 넌 방황하고 있구나
They'll tell you where to go
아무도 너를 위로하지 않고
But they won't know
너를 도와주는 손길도 없어
각각 직역과 의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는 지식인.

직역이든 의역이든 어느쪽이 정답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느낌이 확 달라지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뜻이 잘 안통한다 해도 직역쪽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뜻이 영 매끄럽지 못하고 이상해 보인다 해도...
그걸 번역자 혼자서 마구마구 뜻을 변형시켜 매끄러운 글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오른쪽 글 같은 경우 영어 원문과 비교해보면 거의 별개의 글 같을 정도거든요.
그래서 번역할때는 되도록 최소한만 번역하고, 의역하는 것은 번역한 글을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저게 정말로 오른쪽의 뜻이 맞는지는 저 노래의 작사가를 붙들고 다그쳐 물어보기 전에는 누가 알겠습니까...
물론 직역과 의역의 사이 적당하게...라는 것이 답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 적당한 중간이란 것도 쉬운 게 아닙니다.

결국 결론은 번역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라는 것 뿐이네요.

마지막으로...
역시 일본의 유명한 노래와 그 노래를 우리나라에서 번안한 노래를 적어봅니다.

에반게리온의 오프닝인 '잔혹한 천사의 테제'와
에스카플로네 극장판의 엔딩곡인 '반지'입니다.


긴 글이 될테니 일단 접어둡니다.


아시다시피 원래 에반게리온의 그 길고긴 철학적인 가사에는...
용감, 정의, 꿈, 용사, 평화 같은 단어는 없습니다.

그런 노래가 한국어로 바뀌면서...
어린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노래가 되었네요...




그나마 비슷한 가사로 갔지만 결국
당신으로부터의 메세지 등등 많은 가사가 사라졌어요.


물론 일본어 뜻 그대로 한국어로 부를 수 없기에 번안하는 것은 잘 압니다만...
분위기까지 바뀌는건 아쉽기만 하네요.


마지막으로...
지금은 글쎄요...
에니 노래에 관해서는 공감할 사람이 많지만...
게임 배경음에는 과연 공감할 사람이 있을지...

이제는 번역해보고 싶은 노래도 잘 눈에 안 띄는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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