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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야 어떻든, 성룡과 이연걸이 함께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꼭 보고싶은 영화였는데, 막상 상영할때는 극장에 가지 못하고 VOD로 여러번 보고 있네요. 제가 80년대 홍콩액션영화에 심취했던 세대여서인지는 몰라도 이 스타일 영화는 항상 재밌더군요.


1. 스토리는 단순명쾌합니다. 서유기의 돌 원숭이 전설을 빌려, 제이드 장군과의 싸움을 그리고 있죠. 선과 악의 대결에서, 악이 강대하여 선을 누르고, 선은 고전하지만, 극복해내고 악을 마침내 누른다는 정석대로의 이야기입니다. 복잡할 거 없이 선은 언제나 선이고, 악은 언제나 악이죠. 선은 악을 이겨내야 하고, 악은 선을 눌러야 합니다.


2. 주인공은... 성룡과 이연걸의 비중에 가려지긴 해도 꽤나 쿵푸 실력자인 것 같더군요. 마이클 안가라노 Michael Angarano라고 하던데... 처음에는 드래곤볼 에볼루션의 저스틴 체트윈과 너무 닮아보여서 동일인물인줄 알았습니다. 닮지 않았어요? 하긴 서양인들도 동양인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죠...(그런데 왜 저는 같은 한국 사람들도 잘 구분이 안갈까요... ㅡ.ㅡ)


3. 오히려 원작이 너무 쟁쟁한(그래서 영화가 욕을 제대로 먹은) 드래곤볼 에볼루션에 비해 재밌게 봤습니다. 식상한 서유기 스토리도 아니었지요. 유명인사인 삼장법사나 저팔계, 사오정이 없는 걸로 봐서, 영화에서 불리듯 아직 손오공이 아닌 '돌 원숭이'인가 봅니다.


4. 가장 기대를 모았던 것은 성룡과 이연걸의 대결 장면인데, 정말 그 순간이 이 영화의 최고 하일라이트라고 해도 될것 같았습니다. 영화 제작할 때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솔직히 제 경우 최후의 클라이막스보다도 둘의 대결이 정말 볼만했습니다.


좀 아쉽긴 했지만요. 어쨌던 둘은 같은 편이니까요.


5. 한때 액션영화의 두 거성이었던 두 사람이지만... 이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요. 성룡이 액션영화에 스턴트를 쓰는 것을 뭐라 하는 사람을 봤는데... 솔직히 이제 성룡이 위험한 장면을 찍는다면 말려야 할 상황입니다(우리 할아버지가 위험한 폭파씬을 찍겠다고 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릴지도... 아무리 한때 잘 나가셨다 해도). 게다가 성룡이 지금껏 다치고 위험한 고비를 넘긴 횟수는 셀수도 없지요.


너무 일찍 절명해버린 이소룡 부자에 비해 성룡은 정말 긴 시간 멋진 영화들을 보여주었지요.


다른 분의 말씀처럼
'성룡이 아직도 우리 곁에 있어주는 것에 고마워 해야할지도 모르지요.'


다만... 두 사람을 잇는 '후계자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을 꼽을 수 없는 게 아쉽지요. 개인적으로는 견자단도 대단히 좋아합니다. 특히나 제 군대 고참이 완전히 광팬이었기에 저도 얼결에 팬이 되었습니다.


6. 영화에서, 성룡과 이연걸은 불사신 도사와 묵언승 외에 한가지씩의 역을 더 해서 1인 2역씩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역인지 찾아보는 것도 한가지 재미겠지요. 제 경우 이연걸의 역에 좀 충격이었고, 묵언승 이연걸의 마지막 모습이 가슴이 찡하더군요.


7. 안타까운 스패로우... 스스로의 삶의 의미를 오직 '복수를 위한 살해'에 두고 있어서는 행복할 수 없는데 말이죠.


8. 성룡의 매력이 유감없이 뿜어져 나오더군요. 성룡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유쾌해지죠. 이연걸은... 원체 엄숙한 분위기가 강해서 유머를 해도 조금 어색해보입니다. 헤벌레 웃고 까불대는 이연걸이 상상이 되십니까...?


9. 혹시 모르지만 후속편이 나온다면 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후속편이 아니라, 성룡과 이연걸이 한번 더 뭉친다면... 만사 제치고 가서 봐야죠.

10. 그래서인가 국내에서 류승완 감독과 동생인 류승범 배우를 상당히 좋아하죠. 액션의 대가인 정두홍 액션감독도... '아라한 장풍대작전'같은 조금 황당한 액션도, '짝패'같은 리얼하고 소름끼치는 액션도 일품이지요.


포비든 킹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