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노벨은 오래전 은색을 플레이해보고 상당히 좋은 느낌을 받았던 터라 이번에도 기대하며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고어에 공포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다들 스토리는 호평하고, 뭣보다 제가 자신없어하는 연애 시뮬레이션이 아닌, 그저 감상하면 되는 게임인지라 좋았습니다.

 

 

 

 

역시나... 끝나고 나니 마음에 상당히 남는 게 많습니다만... 도저히 누군가에게 권할 마음은 들지 않는군요. 역시 각본가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의 우로부치 겐이라는 점에서 미리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게임에 대해선 전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오히려 네타가 되거나 악영향만 끼칠 거 같아 제 감상만 이야기하면...

 

 

 

이런 병이나 증상이 현실에는 없는, 창작된 증상이라는 게 한없이 다행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만약 제가 주인공과 같은 증상이었다고 생각해보면 분명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끔찍한 교통사고에서 가망없이 죽음이 임박한 주인공을 살린 기적의 수술... 그 수술로 인해 살아난 주인공이지만, 수술의 부작용인지 세상 모든 것이 고깃덩이와 내장과 같은 끔직한 것들로 바뀌어 보이게 되는 세상...

 

분명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세상과 풍경이며, 위 사진과 같은 베개와 이불인데...

 

 

주인공에게만은 이렇게 보인다는 거죠. 다른 사람들도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 끔찍한 괴물의 고깃덩이로 보일 뿐... 그럼에도 이 후유증은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기에 어디에 하소연 할 수도 없이 그저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피하며 은둔해버린 주인공 앞에...

 

 

어느날 갑자기, 놀랍게도 끔찍한 후유증의 현실에서 벗어난 존재가 우연히 스쳐갑니다. 세상 모든 것이 끔찍한 고깃덩이와 내장, 역겨운 악취와 점액으로만 보이는 주인공 앞에 유일하게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는 소녀... 그 소녀가 바로 사야였지요...

 

"내가 여기에 있어도 돼?"

 

그리고 바로 저 말로서 모든 것이 시작되지요.

 

그 뒤 이야기는, 사건들은... 우리가 아무런 감정 없이 향유하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느끼게 해주네요.

내일의 일과 또 하루의 시작을 위해서, 이 여운을 품고 잠이 들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