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보았습니다.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볼 틈이 없었는데, 그나마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 볼 수 있어 다행이었네요.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스파이 영화중에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고 후계자를 키워내는 멘토와 멘티 영화죠.


세상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활약하는 비밀조직 킹스맨, 비밀임무를 수행중에 한 요원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동료들을 구하고 죽습니다. 그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요원 갤러해드는 죽은 요원의 가족에게 가서 뜻깊은 희생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내는 그저 슬퍼할 뿐이고, 아들은 너무 어립니다. 그래서 그는 아들에게 킹스맨의 연락처가 새겨진 메달을 전해주고 그로부터 17년이 흐릅니다.



17년 후, 요원 랜슬롯이 악당 발렌타인과 그의 파트너 가젤에게 살해당하자, 킹스맨은 랜슬롯을 추모하고, 후계자를 뽑기 위해 요원 선발 시험을 치룰 후보들을 모집합니다. 그 후보중에는 17년전 킹스맨 메달을 받았던 어린 아이, 에그시도 있었는데... 초반에야 적응 못하고 이리저리 위기에 빠지지만, 체조 영재였는데다가 해병대 경력까지 있는지라 점점 다른 후보생들을 앞질러 나가기 시작합니다만... 


그 사이, 살해당한 랜슬롯 대신 임무를 이어받아 조사하고 있던 갤러헤드는, 발렌타인에게서 풀려난 아놀드 교수를 찾아가 배후를 캐려 하지만, 아놀드 교수를 폭발하여 죽고, 갤러해드는 적의 공격을 받고 겨우 탈출하지만 부상당해서 깨어나지 못합니다.



긴 시간이 흘러 다행히 최복된 갤러해드는 깨어나고, 에그시도 다른 후보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가운데 마지막 2인까지 남지만, 킹스맨의 수장인 아서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하고 맙니다. 그리고 갤러헤드는 발렌타인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한 교회로 잠입하지만, 그 교회야말로 발렌타인이 갤러해드를 죽이기 위해 만들어둔 덫이었으니...


만약 007이나 제이슨 본 시리즈 같은 첩보원 영화를 좋아한다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으니까요. 특히나 영화 300, 매트릭스, 이퀼리브리엄 등의 영화에서 볼 수 있던 그 현란한 카메라웍과 시점이 이 영화에서도 정말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때리는 시점, 맞는 시점은 물론이고 날아가고 던지고 주먹을 따라가기도 하고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변화무쌍합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이 영화가 독특한건 최근 다니엘 크레이그의 007 영화나 제이슨 시리즈의 현대적인 첩보영화를 따라가는 듯 하면서도 신 시티나 킥 애스같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답게 현실적이라기 보다는 마치 판타지나 만화같은 영상을 보여줍니다. 현실감보다는 정말 만화같은 내용과 액션이 계속 펼쳐지죠. 그런데, 이게 또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게, 그렇게 현실감이 없다보니 분명 사람이 팔다리가 잘리고 목이 날아가고 칼이 박히고 총알에 뚫리는데도 끔찍하다던가 고어물이라는 생각이 안 들게 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실제 사람이 작살나는데도 피 묘사를 최대한 억제해서인지 만화를 보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유쾌하게 그런 처참한 살육전을 감상할 수 있었지 않나 합니다. 특히나 그럴때마다 정말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뭣보다 마지막의 행진곡에 맞춰서 터지는 불꽃놀이 쇼는 정말...


하여간 그래서인지 심각하고 자신의 정체성이나 최책감에 괴로워하고 몸부림치는 현실적인 첩보물과는 달리 그저 가볍고 유쾌하게 즐길수 있는 첩보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히 기대 못했는데 흔쾌히 영화를 같이 봐주겠다고 나서 준 형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 콜린 퍼스,.. 절대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이 영화의 액션신의 대부분을 직접 했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저 역시도 팬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둘... 발렌타인과 그의 파트너 가젤... 본래는 환경운동가였다가 아무리 애를 써도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자, 해결책으로 인간을 소수만 남기고 싸그리 몰살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현하는데, 인간 : 지구 = 바이러스 : 숙주 이야기는 사실 흔했죠. 문제는 이런 이야기에 고위 권력자 대부분, 특히나 대통령까지 넘어간다는 게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유쾌하고 쉬운 영화답게 별다른 복잡한 설명 없이 발렌타인 = 나쁜 놈이 됩니다.

뭣보다 각종 무술, 특히 태권도를 연마했다는 가젤의 현란한 액션은 정말 보면서 감탄스럽더군요.



셋... 클리셰를 꽤나 부순 영화였지만 그래도 흔한 클리셰로, 내세울 것 없는 주인공에게 귀한 몸이신 라이벌들이 괜히 시비를 걸어오고, 히로인은 끌릴 거 하나 없는 주인공에게 처음부터 호감을 가진다는 것...? 대체 왜일까요?



넷... 상당한 명장면인 초반부 갤러해드의 술집 격투신...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건달들의 비아냥거림에 결국... 술집 문을 천천히 걸어잠그면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라고 명대사를 말하죠. 그 뒤는 뭐... 건달들 지못미...




다섯... 그리고 대배우 마이클 케인이 킹스맨의 수장 아서 역을 맡아 수장다운 포스를 내내 뿜어내줍니다... 끝까지 그 위엄을 보여줄거라 믿었는데... 쌍욕이라니...



여섯... 그리고 초반에 아주 잠깐 나오셨던 단역의 교수님... 마크 해밀입니다!!!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워커의 이미지는 많이 사라졌지만, 아는 사람들에겐 배트맨의 조우커 성우로서 전설처럼 여겨지는 명배우지요. 게다가 이번 스타워즈 에피소드 7에서 모습을 보일거라고 하니 더더욱 기대됩니다. 



일곱... 음... 그러니까... 에...


...


킹스맨이라는 조직이 아서를 필두로 멀린, 랜슬롯, 갤러해드 등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를 의미하고 있는 만큼 절설의 성배가 등장하는가에 따라 이야기가 많았다고 하는데... 흥미로운 의견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공주가 주인공에게 최후에 선물해주는 것이 바로 성배였다는 의견이었죠...


...


계속 곱씹어 보는데 그게 성배가 맞는 거 같습니다. 그 선물이 뭔지 궁금하신 분은 영화를 한번 꼭 보세요.


좋은 밤 되세요~



영화 허큘리스를 보았습니다...



처음 시작부터 허큘리스의 얼굴이 어딘가 참 낯익다고 생각하다가 기억났는데, 어라, 드웨인 존슨이더군요. 예전 프로레슬링을 좋아했던 분이라면 더 락을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특유의 표정으로 랍바텀과 피플스 엘보로 정상에 군림하던 스타였지요. 영화 둠 때부터 연기하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꽤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군요. 뭐 존 시나도 바티스타도 마찮가지지만...



허큘리스... 예전에는 헤라클레스라고 알려졌던 유명한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제우스의 아들로서 여신 헤라의 노여움을 받아 태어난 직후부터 죽음의 위기를 수도없이 겪고 본의 아니게 아내와 자식들을 죽인 이후로 그 속죄를 위해 12가지 과업을 받아 완수하는 게 허큘리스의 이야기였지요. 영화 역시 그 인물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분명 묘사되던 그대로 사자 가죽을 입고 곤봉으로 싸우는 모습과...




신화에 묘사되던 괴물들과의 싸움이 그대로 나오길래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로 가려나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그건 초반부 뿐...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 드디어 영화는 리얼 노선을 타게 됩니다. 


사실 그 시점부터 진짜로 모습을 보이는 허큘리스는 이야기처럼 혼자서 싸우지도 않고, 강철과 같은 육체를 지닌 것도 아니었죠. 물론 강인한 그 힘은 진짜였지만, 동료 중 사촌이 워낙에 말재주가 좋은 나머지 허큘리스가 치밀한 계획과 작전을 세워 성공한 임무들을 적당히 각색하고 포장해서 신화처럼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거고, 허큘리스와 그 일행들은 그것을 적당히 이용하며 유명세를 얻고 보수를 받으며 용병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었죠.



게다가 영화는 도저히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부분을 과감히 바꿔서 리얼하게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서 중간에 왕에게 바치는 히드라의 머리는 사실은 뱀의 가면을 쓴 인간들의 목이었다거나 켄타우스로 알려진 적들이 사실 직접 맞부딪혀 보니 그저 말에 탄 기마병이었다던가 하는 식으로 현실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보며 저는 환호를 보내었죠.

역시 저는 신화나 환상 속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설명하는 트로이나 킹 아더, 엑소더스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혼자서 초인적인 능력으로 12과업을 완수하던 허큘리스의 참모습은 상당히 능력있는 지휘관의 모습에 더 가깝더군요. 병사들을 훈련시켜서 열세의 전투도 승리로 이끄는 힘, 그게 바로 허큘리스의 진짜 힘이었습니다.



다만 허큘리스 본인은 사람들이 제우스의 아들이라고 떠드는 것에 대해 굳이 부정하지 않고 그렇게 믿도록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만 그들 중에서도 그런 허황된 이야기를 믿지 않고 허큘리스는 한낱 인간일 뿐이며, 최대한 이용하려는 자들이 존재하며, 그들 사이에서 허큘리스는 갈등하게 됩니다.



게다가 허큘리스가 자신도 모르게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고, 그 죄 때문에 고국을 떠나 방황하는 것 역시 묘사되더군요. 물론 그 진실은 후반부에 좀 더 현실적으로 설명됩니다.



결국 허큘리스는 선택의 시간을 맞게 됩니다. 거짓된 삶인가, 아니면 양심과 정의를 선택하는 삶인가...




그렇게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입니다만, 생각보다 참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드웨인 존슨의 연기도 참 괜찮더군요. 영화를 보면 허큘리스는 진짜로 저렇게 인간적으로 살았을 거라 생각되고 그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또 전해지는 와중에 오늘날 신화로 듣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되었을 거라고 납득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음... 근데... 전 종종 영화관에서 놓쳐버린 영화를 감상실에서 보곤 하는데요, 최근에는 감상실에서 DVD로 아직 발매되지 않은 영화도 볼수 있더군요. 어떻게 벌써 볼수있는 건가 했더니 IPTV결재를 하고 그 영상을 그대로 프로젝터로 틀더군요...


분명 불법 다운받은 영상도 아니고 일단 제값은 주고 영화를 보는 것일거라 생각은 하고 있지만, 왠지 조금은 찜찜한 기분도 들곤 하네요...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2. 25. 23:38

영화 숲 속으로 - 역시 디즈니 영화였네요.



영화를 보려고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역시나 크리스마스라 영화들이 온통 빈자리가 없더군요. 여기저기 찾다가, 다행히 숲 속에서가 자리가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표... 청소년 표인가요? 저도 그녀석도 아무리 잘 봐줘도 청소년으로 보는 건 좀 무리인데... 무슨 수를 쓴 걸까요... 그녀석...



출연배우가 많긴 해도 메릴 스트립 여사와 조니 뎁이 출연한다고 해서 꽤나 기대를 했습니다만... 역시 이건 디즈니 영화더군요. 게다가 뮤지컬 영화... 이때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 라푼젤과 잭과 콩나무, 신데렐라, 빨간 모자를 한데 모아 숲이라는 공간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더군요. 대체로 원작 그대로 흘러가다가 중간부터 갑자기 꼬여가는 스토리였습니다만...



졸았습니다...


전 대체로 영화를 진지하게 보는 편입니다만, 이 영화... 진지하게 보기가 참 어렵더군요. 뭐 일단 디즈니 특유의 아이들 눈높이의 동화였던지라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는 장면이 계속되기도 하고, 게다가 영화 대사의 상당수가 뮤지컬인데, 레 미제라블같이 상황에 맞고 명곡으로 구성된 것이길 기대했건만, 노래들이 대체로 가볍고 발랄하더군요. 더구나 전개상 대단히 슬프고 우울하고 비통한 장면인데 그 상황에 대사랑 노래는 또 발랄하니 영 몰입이 안되더군요...


마치 파워레인저 공연에서 아이들이 인형옷 입고 싸우는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열심히 감정이입하며 힘내라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복잡한 심정이 되버리는 부모의 심정 같달까요...



뭐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제가 이 영화의 관람연령을 너무 높에 잡아서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군요. 이 영화는 연령층을 높게 잡을수록 아쉬울 것이고, 연령층을 낮게 잡을수록 괜찮고 볼만한 영화가 될 거 같더군요. 물론 너무 어린애들은 자막 읽기가 쉽지 않겠지만...


조니 뎁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때부터 디즈니 아동영화와 인연이 깊더니 이 영화에서도 나오네요. 다만 비중이 너무 적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반면 메릴 스트립은 꽤 비중이 높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정말 마녀 그 자체였죠.



제가 혼자 기대했던대로 이 영화는 동화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동화의 엔딩을 그대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엔딩은... 글쎄, 보시는 분마다 감상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역시 아이들과 함께 보는 크리스마스 영화로는 알맞았던 거 같네요.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2. 13. 15:12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았습니다.

 

이하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이상은누님 여전히 시크하신 게 정말로 멋지세요... ㅠ.ㅠ

 

 

보통 영화표를 같이 올려 인증했는데, 이번 영화표는 합동 표였는데다 표를 그냥 버리셨다고 하셔서... 하긴 예전처럼 개인마다 따로 영화표가 나오는 게 아닌 마치 무슨 영수증처럼 발행되는 표라 예전같은 영화표 모으는 재미도 이제 많이 사라졌죠...

 

그래서 끝부분에 극장 사진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벌써 76년이나 부부의 연을 맺어오신 부부이십니다.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서로 애틋해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하죠.

 

 

 

 

어딘가 외출할 때도 커플룩을 맞춰 입으시고(상당히 많은 한복의 모습과 정말 잘 어울리는 두분의 모습이 놀라웠어요...)

 

 

 

 

 

갈수록 눈도 어두워지고 귀도 잘 안 들리고 힘도 부치지만, 그럼에도 할머니를 위해서 밤에 지켜주고, 노래도 해주고, 아픈 곳을 주물러 주고 호 해주시기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갑니다만...

 

 

어느 날인가 키우던 강아지 꼬마가 죽고 이별을 슬퍼하며 묻어주던 그 때부터 할아버지도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지시기 시작합니다... 계속해서 심해지는 기침과 아픔에 잠을 못 이루시는 할아버지, 병원에서는 이제 약도 소용이 없다며 그저 편하게 지내시도록 해드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에 할머니는 조금씩... 이별을 준비합니다... 

 

 

 

우리는 모두 죽음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올 것을 알지만 그 때가 어느때인지는 알지 못하기에 애써 외면하고 잊어버리며 살죠. 그런데 어느 순간 도저히 피할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직시하고, 그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얼마나 오래 살면 그 방법을 알게 될까요...? 아마 아무리 오래 살고 경험을 쌓고 깨달음을 얻는다 해도 정답이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 역시 아이들 중에 슬프게 죽어버린 여섯 남매를 내복도 한번 챙겨 입혀보지 못한 게 못내 마음에 걸려 아이들 내복을 여섯 벌 사서 할아버지에게 보여주며, 그곳에 가거든 아이들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며 챙겨 입히라고 당부하고, 할아버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하루하루 할아버지가 힘겨워 하는 나날, 할머니는 할아버지 모르게 할아버지 옷을 헌 옷부터 조금식 태워줍니다. 옷을 태워줘야 죽은 사람이 입을 수 있다면서... 한거번에 많이 태우면 무거울테니, 헌 옷부터 조금식 태워주고, 새 옷은 나중에 태워줄거라며... 눈물 흘리시면서도 옷을 태웁니다...

 

 

가장 견딜 수 없이 가슴아팠던 장면입니다... 영화를 보신다면 이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 아실지도요...

 

살아 있을 때 잘해줘야 하는데... 곁에 있는 사람은 언제까지고 그대로 있어줄거라는 착각에 지금 해야할 말, 지금 해야할 표현을 다음으로 무심결에 미루고 말죠...

 

영화를 보며 참 원없이 운 거 같은데요, 느낀 점이 있습니다.

 

딱히 멋진 장면을 찍은 것도 아닌데 화면 하나하나가 참 멋졌다는 점... 우리나라에 저런 풍경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딱히 이야기를 구성한 것도 아닌데 절로 이야기가 풀려간다는 점... 마지막 장면과 첫 장면이 연결되기에 결말은 슬프게도 정해져 있었어요...

딱히 억지 감동을 주려 한 것도 아니건만 저절로 슬픔이 목받쳐 오른다는 점... 주변은 온통 눈물바다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본 영화인데 정말 예상외로 괜찮은 영화를 본 거 같습니다.

 

하나... 사실, 영화를 보며 제발 이 영화가 연기자들이 연기한 연출이기를... 하고 바랬던 영화는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영화 끝나고 나오는 자막이며, 그 모든 추억과 슬픔은 고스란히 진실이더군요...

 

둘... 연출의 문제가 있긴 하겠습니다만, 글쎄요. 전문 연기자들도 아니고 과연 감독이 일정 부분 이상의 연기 주문은 없었겠지요... 물론 완전한 리얼이라는 건 영상 매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셋... 자막이 나와서 좀 놀랬습니다만, 혹 해외를 노린 건가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생각보다 자막 없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발음이 또렷하셔서 소리만 듣고도 그렇게 큰 불편은 없었어요.

 

넷... 저역시 지인의 떠남이 정말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추억과 기억이 고스란히 남는다는 것은 기쁨일지 슬픔일지 모르겠네요. 이 모습, 사진, 목소리가 긴 시간 남을테니 말이죠...

 

 

동대문 메가박스 엘리베이터에서 본 바깥 풍경... 동대문 운동장이 철거되고 저 건물이 들어섰는데...아직 가본 적은 없네요... 정말 UFO 같군요...

 

 

음... 여긴 원래 건담 프라모델점이 있었던 곳인데... 사라졌어요... 역시 프라모델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지 못한 걸까요... 모처럼 구경하려고 했는데... 아쉽기만 합니다.

 

금요일 밤인데도 사람들이 많더군요... 게다가... 이 영화, 알고보니 독립영화더군요. 그런데도 객석이 꽉 찬 것을 보고 놀랬습니다...

 

 

영화 시작... 본래 영화관 안에서 이렇게 사진찍으면 안되지만 표 사진이 불가능하다 보니...

 

 

 

 

 

 

뒷풀이 풍경입니다... 함께 영화보신 분들 정말 반가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빌겠습니다...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2. 8. 16:05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을 봤습니다.

영화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래 느낌들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느낌이라고 미리 밝혀야 할 거 같네요.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왠지 커피나 음식 사진이 여기저기 장소가 섞여있는 것 같지만 넘어가고 함께 영화봐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재밌게 보셨다고는 했지만 정말 재밌으셨는지 아니면 분위기상 덕담해주신 건지는 잘 구분이 안가네요. 그만큼 이 영화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렸고, 재밌었다는 평가보다는 지루하고 재미없었다는 평가를 들은 게 대부분이어서 영화 보기전에 좀 걱정을 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를 왜 사람들이 지루해하고 재미없게 봤을까 하고 이해 못할 만큼 재밌게 봤습니다. 아니, 정말로요. 혹시 제가 영화에 대해 혹평하던 글에 대한 반감때문에 억지를 쓰는 건 아닐가 깊이 고찰해봤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더군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최고의 영화로 꼽는 '킹 아서(2004)'라던가, 이런 스타일 영화로는 처음 보고 꽤 충격받았던 '트로이(2004)'같은 영화의 경우, 공통점이 있죠. 분명 신화와 초자연적인 현상, 마법이나 기적, 인간보다도 더 높은 그 어떤 존재의 힘과 권능이 주제가 되는 이야기임에도 영화는 과감하게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부분을 무시해버리고 되도록 고증과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하여 그 시절, 그 시대에 있었을법한 현실을 재구성하여 오로지 인간들만의 고뇌와 슬픔과 현실, 그리고 좌절과 절망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한 발 내딛어 앞으로 걸어나가는 나약하고 약한 인간이 영웅으로 느껴지는 순간을 그려냈다는 점이죠...

 

결론은, 두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순간도 지루해하지 않고 몰입해서 순식간에 봐버린 저로서는 이 영화가 저랑 참 잘 맞았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더군요. 그와 동시에 제 취향은 보통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별난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까지...

 

 

 

모세의 이집트 탈출기(출애굽기)의 전체 이야기를 모르는 분은 없을테니 스토리를 그냥 끝까지 이야기해도 상관없지 않나 싶습니다. 제 느낌에는 영화는 1시간은 모세가 자신의 진짜 출생의 진실을 알고 몰락하여 새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로, 다음 1시간은 계시를 받고 이집트로 돌아온 모세가 히브리 인들의 처참한 생활을 보고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내용으로, 마지막 30분은 탈출인 거 같더군요.

 

 

혹평의 대부분은 길고 긴 상영시간이었죠. 한시간도 사실 제대로 집중하기가 어려운 시간인데 150분이라니... 하지만 제가 보기엔 도저히 감독도 잘라낼 수가 없었나 봅니다. 제 생각에도 잘라낼 부분이 안 보였어요. 오히려 이야기가 지나치게 팍팍 급전개된다고 느꼈으니까요. 잘못이라면 저 길고 방대한 이야기를 영화 한편에 우겨넣으려 한 감독이 잘못했다고 할까... 킬빌이나 삼국지처럼 2편으로 나누었으면 알맞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그랬다면 더 욕먹었겠지만...

 

사실 헐리우드 영화에 빼놓을 수 없는 로맨스와 사랑 이야기, 휴머니즘 이야기는 좀 질질 끈 감이 있긴 했어요...

 

 

어쨌든 이집트의 훌륭한 장군이었던 모세는, 제사장의 영 웃기지도 않는 예언으로 앞날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예언을 그저 무시할 수가 없는 인간들에 의해 점점 경계를 받고 추방까지 당하고, 목숨마저 위협받습니다. 물론 본인은 전혀 믿지도 않았고, 람세스에게 네가 왕이 되면 저 제사장부터 죽여버리라고 할 정도로 현실적인 인물이지요. 글이 길어질 거 같아 줄이자면, 미신이나 신을 믿지 않고 철저히 현실과 인간의 힘을 믿고 있던 그가 결국 오르지 말라는 산에 올라 낙석에 머리를 맞고는 정신이 어느 정도는 나가버린 게 문제죠.

 

 

그리고 람세스... 그동안의 이야기나 성경에서는 그저 나쁜 놈이었죠. 절대악이라고 할 만큼 절대선인 모세와 주님의 심판을 받아 마땅한 나쁜 놈이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나마 조금은 재해석되기는 했더군요. 물론 제 기대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에게 예정된 권력이 혹시 모세에게 빼앗길까 걱정하고, 비열한 수단을 써서 왕위를 차지하고(영화에게 분명하게 묘사되지는 않습니다만) 사치를 일삼고, 혹시 누가 자신을 암살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편히 잠들지도 못하죠. 그럼에도 구제불능의 악인으로 묘사되는건 여전해서 10대 재앙을 겪으며 이집트가 초토화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도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식량이 부족하다니까 그럼 나도 굶어야 하냐고 묻고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신하의 말에 물은 있지 않냐며 설마 죽기야 하겠냐고 말하죠...

 

 

그나마 보는 눈이 있던 파라오, 람세스의 아버지 세티 왕은, 내심 자신의 아들인 람세스보다는 모세가 더 지도자의 자질에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혈통이 아닌지라(사실 모세를 맡은 배우가 백인이라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까지 염두에 둘 정도였지만, 결국 허망하게 죽고 말죠...

 

 

결국 원하던 최고 권력을 얻었지만, 밤마다 살해당하는 악몽을 꾸고, 두려워하며 일어나 가족의 숨소리를 확인해야만 겨우 안심하는 람세스는... 중간중간 자신의 아들을 끔찍히 아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런 부성애는 복선이기도 했지요.

 

 

결국 어릴때부터 함께 자라 누구보다도 사이가 돈독했고, 성장해서도 서로가 서로를 돕고 구하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힘썼을 두 친구는, 결국 운명이 갈리고 매 순간 인간의 나약한 힘으로 선택을 하며 그 결과에 울고 웃으며 고통받고 괴로워합니다. 성경에서 보통 알고 있던 순종하는 주님의 말씀이기에 아무런 의심이나 고뇌 없이 따르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던 이야기와는 확실히 다르죠. 오죽하면 모세는 나중에 주님에게 '우리는 서로 잘 안맞는다'는 말까지 합니다.

 

 

사실 두시간 반이라는 긴 상영시간동안 정작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효과는 처음과 끝에 약간 뿐, 나머지 대부분은 그냥저냥 시시한 인간들의 이야기일거라고 각오하고 봤습니다만, 생각보다는 특수효과가 비중이 컸습니다. 특히나 10대 재앙이 내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화려한 특수효과의 향연이더군요.

 

그리고 화려하던 시절의 이집트를 원없이 볼 수 있었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아래 수많은 노예들의 피가 뿌려졌지만...

 

간만에 참 마음에 드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현대 신화나 판타지는, 가족영화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로 초현실적인 내용을 마치 실제처럼 영상화하는 영화와, 성인영화로는 비과학적인 건 다들 받아들이지 않을게 뻔하니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과감히 빼버리고 치밀한 역사와 과학과 고증 연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현실적인 영화로 나뉘어 지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영상도 좋지만 후자의 영화가 더 맘에 와닿네요.

 

사실, 삼국지의 관우와 장비의 무기 묘사부터가 학자들은 거짓이거나 과장되었다고 인정하는 사실이죠. 삼국지의 그 어마어마하고 장엄한 대 전투도 만약 타임머신이 개발되어 그 당시 그곳으로 가보게 되면 '에게...?' 할 정도로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전투였을 확률이 높은거죠. 이야기와 기록은 그것을 남기는 자에 의해 과장되거나, 부풀려지게 되는거죠. 혹은 재미를 위해 이런저런 말도 안되는 흥미요소를 넣거나, 그 시절 과학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 신의 뜻이라는 말로 때워버리는 경우도 많았겠죠.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 속의 영웅이 보다 인간다워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 우리와 함께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아파하고 절망하며 울부짖게 될 지 모르겠네요. 그런 모습을 반기며 보고 싶은 마음 반, 그리고 좋아했던 영웅의 그런 나약한 모습을 보고싶지 않다는 마음 반이네요...

 

이미 이순신 장군의 고뇌와 아픔을 보았고 완벽할 것만 같았던 세종대왕이 화가 나서 욕해대고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하던 모습도 봤으니까요... 그럼에도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정감갑니다...

 

예전에... 삼국지의 관우를 인간적으로 그려보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해요.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성인군자의 자격이 넘치는 관우가 사실은 소심해서 나서서 말도 잘 못하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도 잘 못해서 매번 혼자 구석에서 책이나 꺼내 읽으며 자기 위안을 삼던 소인배인데다 형주로 지방 발령을 받자 그게 제갈량 탓이라고 여기고 속으로 앙심을 품고 갖은 악담을 유비에게 퍼붓는 관우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을 망가뜨렸을 때 느끼는 감정의 수십배는 되는 반감이 전 중국인들에게서 쏟아질거라는 말에 포기했다고 하더군요...

 

여기까지... 아래는 그냥 잡담입니다...

 

하나... 역시 선크림은 필수다.

초반에 말끔하던 모세의 얼굴은 뜨거운 태양 아래 고생을 하니 몰골이 정말 말이 아니게 변합니다. 그 까지고 상한 얼굴을 보고 제가 견딜 수 없이 공감하는게 저역시 피부가 약해 강한 태양을 받으면 붉어지고 가려워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발작적으로 선크림을 발라대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죠...

 

음... 그렇게 상한 얼굴에도 불구하고 제 옆에 앉으신 분께서는 크리스천 베일이 너무 맘에 들어서 연신 좋아~ 좋아~를 되뇌이고 계시고, 전 주위에 앉은 커플들에게 혹시 들릴라 노심초사 하며 긴장하고 말이죠...

 

둘... 초반에 모세와 람세스가 집결하는 곳에 스핑크스가 서있네요. 그런데 코가 깨져있습니다. 스핑크스의 코는 여러 설이 있지요. 나폴레옹의 군대가 대포로 파괴했다는 설, 풍화작용이라는 설, 기독교의 파괴행위라는 설... 그런데 이 설들이 사실이라고 쳐도 영화속 시간대에는 온전해야 맞는 거 아니었을까요?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만한 잡담입니다.

 

 

 

 

 

 

 

 

 

 

 

 

 

 

 

 

 

셋... 주님께서 아이의 모습으로 현신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좀 더 위엄있는 모습으로 모세를 닥달해서 찍소리 못하고 따르게 할 줄 알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주님이 모세와 티격태격합니다. 모세에게 이집트로 가서 그들의 처지를 보라고 하더니, 이집트에서는 모세의 방법이 시간이 너무 걸릴 거라고 나에게 맡기라고 하더니 바로 재앙 선물세트를 안기시고, 사람들의 고통을 보다못한 모세가 반항하며 왜 자신이 가족을 버리게 만들었냐고 하니 난 강요한 적 없다며 회피도 하고... 급기야 모세는 신이 아니고 대리인라고 소리치고, 나중에는 우리 둘은 진짜 안 맞는다고까지 하죠. 다만 영화에서는 그 모습이 정말 주님인지, 아니면 미카엘 같은 천사가 대리로 현신한 건지, 아니면 그냥 머리에 한 방 맞고 구사일생 살아난 모세가 정신이 나가버린 것인지 불분명하게 표현되죠. 실제 모세는 주님의 모습을 보지만 몰래 따라다니는 여호수아는 모세가 혼자 있지도 않은 누군가와 대화하며 생쑈하는 걸로만 보일 뿐이죠.

 

넷... 람세스가 정말 자기 아버지를 죽였을까요? 영화에서는 확실하게 나오진 않지만 뱀 독을 모아두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세티가 치료받고 있던 거머리가 피를 빠는 치료법은 뱀 독으로 인한 단백질 응고에 쓰이던 치료법이기도 하다고 하더군요.

 

다섯... 람세스가 악인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그래도 모세를 생각해 준 건 맞나 봅니다. 검을 몰래 챙겨서 보내주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끝까지 버티다가 아들이 죽자 그제서야 고집을 꺾는데, 너무 늦었죠...

 

여섯...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주님으로부터 최후의 재앙을 듣고, 제발 현실화되지 않기를 빌며 성벽에 올라가 있던 모세가, 어둠 속에서 여기저기 비탄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허탈해하는 모습, 그와 동시에 아기의 시신을 안고 오열하는 람세스의 모습이었죠. 바로 그 시점에서 두 사람은 심적으로 꽤 변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일곱... 히브리인들은 참 대단하네요... 하루에 몇 가족씩 교수형으로 죽어가는데도 아무도 모세를 발설하지 않습니다...

 

여덟... 결국 모세가 람세스에게 말했던 대로 여 제사장은 처형됩니다. 솔직히 하나도 하는 건 없으면서 늘 그런건 알 수 없고 대신 이건 확실하다 하는 식으로 피해갔죠. 그런데 그보다도 더 불쌍한 건 재앙들을 어떻게든 과학적으로 현실적으로 분석하려 했던 학자입니다. 악어들이 갑자기 먹이가 부조해져서 사람들을 습격했고, 그 난동으로 강바닥의 진흙이 뒤집혀져 수질이 나빠졌고, 물고기들도 죽어가고 농사도 흉년이 들었으며, 개구리들이 물과 먹을 것을 찾아 땅으로 올라오고, 대로변에서 죽으니 그 시체에 파리와 구더기와 각다귀가 꼬이고, 그럼으로 해서 사람들에게 병이 도는 거라고 나름 잘 설명했는데 처형당했죠.

 

사실, 신의 섭리라기보다는 진짜 운이 더럽게 없어서 저런 자연재해가 겹치고 겹쳐 발생했던 것일수도 있는건데 말이죠.

 

아홉... 감독도 모세가 바다를 가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모세가 이끈 곳이 정확히 홍해라고 나오지는 않고(사실 원문에도 갈대 바다라고만 써 있죠. 갈대 바다를 홍해로 여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정말 홍해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하네요) 게다가 바다를 가른 게 아니라 그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하늘을 우연히 가로지른 혜성 때문에 순간적인 장력으로 인해 바다 수위가 낮아졌던 것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팡이를 드니 바다가 좌우로 쫙 갈라져 길이 나오는 것보다는 훨씬 설명이 되죠. 결국 마지막의 그 명장면은 꽤나 현실적으로 타협한 장면이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열... 성서에 나온 모세의 십계명은 신에게서 받은 게 아니라, 모세가 사람들이 나라를 세울만큼 많아서 다툼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주님의 조언을 듣고 만드는 것으로 표현되더군요. 모세의 고민에 대해 이 계명이 있으면 지도자가 죽어도 계율은 영원히 남을 거라면서... 그리고 석판을 한번 깨뜨리는 이야기는 삭제하고, 십계명이 들어있는 궤를 어루만지며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지 많이 늙어버린 모세의 마차 옆으로 주님의 모습이 잠깐 보이고 미소짓는 주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마지막에 폴 스콧에게 바친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감독의 가족인 듯 한데 구글에 검색해봤지만 딱히 뭐 나오지는 않아서 궁금하긴 합니다...

 

...

 

필사적으로 죽이고 또 줄였는데도 글이 길어졌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2. 5. 15:45

터미네이터 5 소식 - 결국 리부트를 하는군요...

예상은 했지만... 결국 3편과 4편의 영화 스토리는 흑역사가 되버리나보군요, 사실 2편의 리부트니까 2편의 결말도 바뀔 가능성이 높군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2편의 숨겨진 엔딩이야말로 진정한 터미네이터의 결말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좀 아쉽네요.

 

모든 비극을 막아내고, 노년의 사라 코너가 아들 존 코너와 손자를 안고 행복하게 웃는 그 모습보다도 더 따스한 엔딩이 또 있을까요...

 

그나저나 적 터미네이터로 역시 T-1000이 나오는군요. 3편에서 T-1000보다 더 강력한 T-X가 나오긴 했지만 여성형인데다, 차에 치여서 무기가 대부분 아작나고 화염방사기 하나 겨우 건지지 않나, 전자석에 들러붙어서 꼼짝 못하지 않나, 헬기에 하반신이 깔리니까 그걸 못 치워서 자기 허리를 동강내지 않나, 기껏 그랬다가 입에 폭탄 물리니까 공포의 절규를 외치지 않나... 영 T-1000의 강대함에 비해 더 강한 터미네이터라는 게 와닿지 않았죠... T-1000이야말로 영화를 보는 내내

 

'저걸 대체 무슨 수로 죽일 수가 있지?'

 

하는 생각에 계속 위기에 빠지는 주인공 일행을 보며 도무지 죽일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그저 도망치는 게 다인 주인공에 몰입했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다시 나오는군요... 이미 3편에서부터 터미네이터로는 너무 나이드신 게 아닌가 싶은 모습이었는데요(설정상으로는 무기가 가득 들어찬 관이었지만, 실제로는 텅 빈 관이었는데도 들고다니기 버거워하는 거 보고 역시 세월이 흘렀구나 했죠), 이번에도 등장하시네요 게다가 흰머리가 희끗희끗...

 

 

어쨌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 과거보다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발전했으니 그때보다도 더 멋진 영상을 보여주겠죠. 물론 아무리 화려한 영상으로 떡칠을 해도 스토리와 각본이 엉망이면 망하는게 사실이지만...

 

사실 이병헌도 기대되지만 터미네이터보다도 더 중요한 배역인 사라 코너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사실 린다 해밀턴... 그녀 말고 다른 사라 코너를 떠올릴 수가 있을까요...

 

세월은 지났지만... 아직 그때 모습이 남아있네요. 개인적으로 엔딩에라도 깜짝 출연해줬으면 하고 있습니다...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1. 15. 23:55

영화 카트를 보았습니다.

 

 

영화 카트의 주제곡 '외침'입니다. 조연이긴 하지만 엑소의 디오가 나와서 꽤 화제가 되었는데, 이 노래를 부른 것도 디오군요. 영화 마지막에 스텔롤과 함께 잔잔하게 흘러나와 인상깊은 노래였습니다.

 

 

 

영화 카트의 줄거리는 정말로 놀랄 만큼 심플하고 알기쉬워서 따로 쓸 이야기가 없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영화 내내 그 상황들이 정말로 생생하고 현실적이어서, 감정이입하느라 오히려 스토리 이해에 방해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어느 정도는 각오했지만 영화 자체가 꽤나 무거워서 영화를 본 뒤에도 그다지 기분이 업 되지는 못하더군요. 다만 영화 자체가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성보다는 진지하게 사실 그대로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마치 다큐멘터리나 기록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각색했으니 당연할까요...

 

 

그리고 생각보다 도경수의 연기도 괜찮더군요. 그리 비중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영화 속에 참 잘 녹아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며 내내 절 불편하게 했던 것은, 영화 속, 그러니까 실제로 저 사건이 벌어졌을 때의 악의 근원인 윗선은 아무런 처벌도 피해도 반성도 묘사되지 않아 불편했죠. 실제로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영화 속에서는 아무런 인과응보도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사건의 비극인 그들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그저, 손해봤다며 징징대는 정도...?

 

 

게다가 영화를 보다 보면 용역깡패나 경찰이나 똑같은 것들로 보이고, 돈 많고 가진 자들의 편이라는 생각만 강하게 든다는 것 역시 문제네요.

 

 

 

그리고...

 

 게다가 참 어처구니 없는 게 영화 카트를 보고 평가에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달리더군요.

 

 

 

억지 과장된 설정이라...? 이 영화는 각색되긴 했지만 엄연히 2000년대 초반의 카르푸 파업과 후반의 홈에버 사태를 소재로 하고 있고 영화 시작부분에 자막으로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나옵니다. 대체 영화를 어떻게 보면 저딴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저런 줄리우스가 부디 적은 수이길 바랄 뿐입니다...

 

 

영화가 소재로 삼은 사건이 이미 오래전 옛 이야기이고 지금은 달라졌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얼마전 대법원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에 대해, 정리해고가 유효라는 판결이 나왔죠. 이 이야기는 결코 지나간 옛 이야기가 아니며, 지금도 주위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내용입니다.

 

다만 영화관 죄석은 꽤 비어있더군요. 흥행은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엑소 팬들이라도 많이 봤으면 좋겠네요. 이 영화는 11월 13일에 개봉했는데 그날은 수능일이기도 하지만 고 전태일 열사의 기일이기도 하다고 하더군요...

 

앞으로는 좀 더 웃을 수 있는 일들이 있기를...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 꾸세요...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1. 14. 10:46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를 보았습니다...

-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얼마 후면 호빗 트릴로지의 대망의 마지막편인 다섯 군대의 전투가 개봉하지요. 그런데 정작 호빗 2를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호빗 1도 같이 볼 사람을 찾지 못해서 극장에서는 시기를 놓쳤고 나중에 겨우겨우 감상실에서 봤는데, 

 

 

2편 스마우그의 폐허도 똑같습니다. 같이 볼 사람을 찾지 못해서 극장에서는 보지 못했죠. 그래도 3편 개봉하기전에 2편은 봐둬야겠다며 조급해 하다가, 겨우 친구와 감상실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1편을 보고 난 후의 감상은 그럭저럭 원작을 잘 영상화 했다는 감상 정도였는데 이번 2편을 보고는 아직까지도 분노로 몸이 떨릴 지경입니다... 이해하자, 참자... 생각은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영화를 보고 글을 쓸 때는 항상 간략한 스토리라도 적던 저이지만 이 영화에는 쓸 스토리조차 없습니다. 걱정했던 대로 책 한권짜리 어린 손자들을 위한 동화책을 영화 3편 분량의 스펙타클 판타지 액션영화로 만들다 보니, 책에서의 중요 하일라이트 몇 가지를 그저 있는대로 늘리고늘리고 또 늘려서 2시간 분량의 액션영화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이 2편에서 중요 부분을 다 보여줬다간 3편에서 보여줄게 없을테니, 최대한 3편으로 중요 부분을 미루는 모습도 보였고 말이죠...

 

반지의 제왕이야 애초에 책이 3권짜리이기도 하고 내용도 정말 진중하고 무거운 스토리라 3편 영화로 만들어도 분량이 모자랐던 데다 원작 내용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납득할 만큼 영상화 해주었지만... 이 영화는 보면서도 '왜?', '왜!', '왜...'라는 생각만 자꾸 들더군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그걸 일일이 풀었다가는 밤새 걸려도 모자랄 거고 언제가 되었든 같은 생각을 가진 누군가와 대면하게 된다면 밤새 서로 토론이라도 해보게 될 그날을 기원하겠습니다.

 

 

어쨌든 고생길이 여전히 훤한 난쟁이들... 정말 아무리 어릴 때부터 에레보르에 대한 옛 이야기를 들으며 환상과 동경을 품고 자라왔다는 죄 하나만으로 온갖 고생을 다 하죠. 게다가 포로로 잡히는 데 오관왕까지 달성합니다. 트롤에게 잡혀, 오크에게 잡혀, 거미에게 잡혀, 요정에게 잡혀, 인간에게 잡혀... 무기 없이 맨손으로도 오크 두셋 쯤은 문제없이 제압하는 난쟁이들인데, 잡힐때는 정말 맥없이 잡히더군요. 역시 파티에는 전사들 뿐 아니라 마법사와 도적, 힐러가 필수라는 생각이 가면 갈수록 들었습니다. 마법사 간달프는(물론 본인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을 감히 이끌고 갈 수 없는 지나치게 위험하고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일이었지만) 툭하면 혼자 볼일 보러 사라지고, 힐러는 없으니 난장이들이 잡혀간 공주님처럼 구출만 하염없이 기다릴때, 용감한 왕자님이 되는 것은 항상 도적, 호빗 빌보더군요...

 

 

이 모험가 파티는 그래요, 도적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뽑았습니다. 애초에 동화책의 주인공이었으니 당연하겠습니다만, 난장이들이 일을 그르치면 항상 빌보가 딱 나타나서 해결한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니까 말이죠... 

 

 

어쨌든 트릴로지 중 가운데 2편이 언제나 그렇듯 스토리는 놀랄 만큼이나 간단해서 결국 간달프가 빠진 난장이와 호빗은 갖은 고생을 하며 드디어 외로운산에 도착합니다. 문제는 그곳에서 예상은 했지만 부디 만나지 않았으면 했던 용 스마우그와 마주친다는 것입니다만... 2편에서 하이라이트를 다 써버리면 3편에서 묘사할 게 없을 게 뻔해서, 2편에서는 정말 보여줄 수 있는 부분까지만 묘사한 것 같더군요. 그래서인지 어느 것 하나 말끔하게 결론 나는 게 없습니다. 결국 3편을 봐야하겠죠...? 그나마 해리포터나 헝거게임처럼 마지막 3편을 또 둘로 나누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네요.

 

 

문제는 반지의 제왕을 먼저 개봉하고 그 뒤에 시간상으로는 훨씬 전인 이 호빗을 만들다보니, 반지의 제왕에서 나왔던 여러 가지를 이 호빗에 억지로 넣은게 보여서 여러모로 아쉬웠어요... 반지의 제왕에서 혼자 무쌍난무와 아크로바틱 액션을 펼치며 '톨킨 경이 봤다면 무덤에서 통탄했을 것'이라고 했던 올랜도 블룸은 여기서도 (분량을 뽑기 위해) 꽤 긴 시간의 액션을 펼칩니다...

 

그래도 레골라스야 스란두일의 아들이고, 설정 상으로 이 숲에 살았을 인물이겠지만... 난데없이 튀어나온 저 엘프 여인 타우리엘은...? 원래 반지의 제왕에서도 남성의 비중이 대다수이고 여성은 에오윈이나 갈라드리엔, 아르웬 빼면 비중도 극히 희박하고 이름도 몇 안되긴 하지만 호빗은 더 심했죠. 그래도 아무리 여성이 없다고 해도 원작에도 없는 캐릭을 넣어 분량을 늘린 건... 게다가 러브라인이라니... 더구나 그 상대가 난장이라니... 게다가 레골라스와 삼각관계라니... 이 이야기 역시 하다보면 흥분해버릴 거 같고 한도끝도 없으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될대로 되라 식의 자포자기한 심정까지 되서 빨리 완결이나 되라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영상화 하면서 감독의 창작이 들어가는 것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반지의 제왕때는 원작을 참 잘 반영했기에 기대했는데 호빗에 와서는 원작을 마구 파괴하여 부수고 아작내고 박살내서 가루로 만들고 새로 빚어내고 있으니 걱정스러울 뿐인거죠... 비교가 될 지 모르지만, 사극을 제작하며 역사를 마구 왜곡하고 비틀고 바꿔서 아무리 재밌는 사극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결국 실제 역사와 그 사극은 서로 다른 길로 갈라지게 되죠(요즘은 사극을 보며 역사 공부하는 학생들도 꽤 있어 더더욱 걱정스럽습니다만...). 반지의 제왕에서는 원작과 영화가 적절히 잘 섞여들어갔는데 호빗은 원작과 전혀 별개의 노선으로 걸어가겠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원작을 모르는 누군가가 영화만 보고 미소년 난장이 킬리와 요정 타우리엘의 사랑을 철썩같이 믿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네요(이미 팬픽은 만들어지고 있다죠?)

 

 

글로서만 존재하는 원작은 읽고있는 독자의 수만큼이나 많은 이미지가 만들어지죠. 같은 책 속의 등장인물이라도 읽어본 사람들으 머리속엔 모두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 중에는 저런 모습도 과연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제 경우는 레골라스가 글로인의 가족 그림을 보며 "이 잡종은 뭐냐?"라고 말했던 게 가장 공감갔거든요...

 

 

그래도 스마우그의 묘사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보면서 역시 전 게임을 좋아하다보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데스윙이 생각나더군요(물론 스마우그가 데스윙의 모티브가 되었으면 모를까 그 반대일리는 절대 없지만).

 

 

영국 드라마 셜록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두 배우의 캐미는 정말 좋아합니다.(마틴 프리먼이 언행만 좀 조심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어쨌던 아쉬움이 무지 남긴 해도 3편은 기다려집니다...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1. 10. 17:05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았습니다...(스포일러 약간)



재생을 누르시고 읽어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한 곡이지만 중간쯤 볼륨이 좀 높아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는 금요일에 보았습니다만, 주말을 바쁘게 보내다 보니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게 늦었네요. 결국 어젯밤 글을 쓰다가 그냥 잠들어 버리기까지 해서 지금에서야 마무리를 짓습니다.



개봉 전부터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영화지요.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매튜 맥커니히(쿠퍼 역), 앤 해서웨이(아멜라 브랜드 역), 마이클 케인(브랜드 박사 역)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거기다가 상대성 이론이나 우주에 대해 그동안 묘사하지 못했던 블랙홀이나 외계행성에 대한 묘사로 기대치를 한껏 올려준 작품이었지요. 자세한 건 전에 11가지 팁에서 이미 포스팅했기에 넘어가고...



미래의 지구, 이미 이상기온으로 지구는 흙먼지에 휩싸여 매일매일 먼지와의 사투를 벌여야 하고 결국 폐질환으로 하나 둘 병에 걸려 죽어가고, 식량마저 병충해로 인해 7년 전에 이미 밀 농사가 불가능해지고, 1년 전에는 오크라가, 그래서 이제 남은 유일한 작물인 옥수수마저 곧 사라져 갈 예정의 암울한 미래입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사람들이 더이상 우주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못하도록 아폴로 달 착륙 프로젝트가 사실은 소련의 자멸을 유도하기 위해 미국이 추진한 거대한 쇼였다고 버젓이 교과서에서 가르치고 있는 학교죠...


NASA에서 일했지만 정부의 폭격 임무를 거부했기에 해체되어 평범한 농부이자 기술자로 살아가던 쿠퍼는 아들 톰과 딸 머피를 데리고 진실마저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 어이없어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다가 어느날 우연히 책장에서 중력이 가르쳐주는 좌표를 발견하고는 딸 머피와 함께 그 좌표로 갔다가 사라진 줄 알았던 NASA가 10년이 넘게 지구 밖에서 누군가가 열어 준 웜홀을 통해 인류가 살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탐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허황되고 터무니없고 무모한 계획같아 보이지만, 이미 선발대 여럿을 보냈고, 그 중 세 행성에서 지금까지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오고 있기에 쿠퍼는 사랑하는 두 아이와의 이별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임무를 받아들이고, 아멜라와 다른 두 대원, 그리고 두 로봇과 함께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세 행성을 목표로 떠납니다.



다행히 토성 근처의 웜홀을 통과하여 목적지인 다른 은하계에 도달하는 데 성공하고, 세 별 중 가장 가까운 별에 도착하여 블랙홀의 위험(중력때문에 그 별의서의 1시간은 지구 시간으로 7년이 지나버린다고 합니다)에도 불구하고 착륙합니다만...



온통 물의 행성인 이 별에서 선발대의 모습은 찾을 길이 없고 겨우 부서진 잔해 속에서 데이터를 수거하려는 찰나, 멀리 산맥으로 보이던 그림자가 실은 급속도로 다가오는 블랙홀의 중력으로 무시무시한 높이까지 치솟아 오른 파도였음이 밝혀지고, 다급하게 피해야 하는 상황, 



아멜라의 고집 때문에 일행은 대원 한 명을 잃고 시간도 지체해 겨우겨우 별을 떠나 본선과 합류했을 때는 이미 지구 시간으로 23년이나 지나버린 후였습니다. 



첫 탐사로 너무도 큰 피해를 입은 대원들은 다음 목적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게 되고, 선발대 대원 중 가장 우수한 대원이었던 만 박사의 신호를 따르자는 쿠퍼와,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싶다는 생각에 나머지 한 행성으로 향해야 한다는 아멜라가 설전을 벌이지만 결국 쿠퍼의 결정대로 만 박사가 발견한 행성으로 향합니다. 



부족한 연료로 겨우 도착한 얼음의 행성에서, 그들은 만 박사의 기지를 발견하고, 파괴된 로봇의 잔해와 만 박사의 이름이 적힌 동면장치를 발견하고 스위치를 넣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흘러갑니다...


글쎄요, 제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만큼의 영화였습니다만, 인터넷상에서는 워낙에 좋아하는 사람과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나뉘어지고 있는 영화이긴 하네요. 사실, 영화가 그냥 재미로 보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런 과학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에 충분한 설명을 묘사하지 않았기에 이 영화는 처음부터 문턱이 좀 높은 영화이기도 했죠.



제 경우는 평소에도 코스모스라던가 과학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던 터라 웜홀이나 중력에 의한 시간의 차이같은 것은 알고 이해도 되었지만 상대성이론은 좀.. 아무리 TV나 글로 상대성이론을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이해는 아직도 안가더군요. 게다가 그런 설명의 끝 부분에는 항상 '사실, 지금까지 설명한 상대성이론(특히 일반 상대성이론)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세계에서도 그렇게 많지 않으므로 당신이 이해 안가는 게 정상이다'라는 말꼬리가 달려있을 정도니... 

그래도 다행인건 영화 자체가 초반부가 좀 지루할 뿐 사건이 진행되면서 그런 어려운 과학 지식이 없어도 어느 정도는 영화 상황을 따라갈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우주에 대한 묘사가 탁월해서일까요... SNS에 보다보면 이 영화를 '우주 XXX'라고 표현한 글이 제법 보이더군요. 인간이 욕구 해소의 상대를 우주에까지 넓혔다고... 인간이란 워낙 상식 밖에 일을 저지르는 종족이니 그럴 듯 하다고도 생각합니다만, 제 생각에는 이 영화가 169분짜리 거대한 우주 뮤직비디오처럼 느껴졌습니다. 음악이 한스 짐머라는 걸 알고 음악을 정말 기대하면서 보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나 우주에서의 긴박한 상황, 사실 우주 공간은 진공 상태라 소리도 폭발도 없는 곳이죠. 그런 숨막히는 적막과 어둠 속에서 한스 짐머의 웅장한 음악과 함께 목숨이 위험한 긴박한 상황이 덮쳐오는 걸 보면 역시 우주 뮤직비디오인거 같습니다.


저는 2D로 보았지만 3D나 4D로 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를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런 복잡한 영화를 보면 늘 그렇듯, 저는 두번째 볼때는 궁금한 장면이 나와도 아무 말도 못하고 침묵을 지켜야 하는 극장 말고 같이들 떠들고 영화 내용에 대해 토론하면서 서로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감상 할 수 있기를 바라곤 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여러 질문들이 생겨 좀 이야기해보고 싶었지만 딱히 영화에 대해 대화할 상대가 없어 많이 아쉬웠지요. 생각해봐도, 로봇 애니에 빠져 얼마 전에 양자 역학과 초끈 이론으로 절 떡실신 시킨 그 오타쿠 친구밖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그래도 제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하나... 이 영화의 옥수수밭... 실감나는 영상을 고집하며 컴퓨터 그래픽을 극도로 자제하는 감독 답게 영화 속 옥수수밭을 진짜로 3년간 경작했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보기 전에는 도입부에 잠깐 나올 지구의 옥수수밭을 위해 그 넓은 땅에 3년이나 농사했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옥수수밭의 비중은 생각보다 꽤 컸습니다.



둘... 영화에서 매력적인 로봇으로 등장하는 타스... 처음에 보았을때는 뭔 로봇이 저렇게 멋없게 생겼지... 하고 실망했습니다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영화 내 최고의 마스코트로 둔갑했습니다. 인간에게 헌신하고, 유머도 날릴 줄 알며, 정작 필요한 순간에는 이리저리 변형하며 큰 도움이 됩니다. 탐사대에 합류한 로봇은 둘이었는데 타스가 워낙 말을 잘하기에 상대적으로 과묵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는 케이스라는 이름의 로봇이었죠. 그래서인지 유머스러운 타스에 비해 케이스의 말투는 좀 딱딱하긴 하더군요. 로봇의 외모를 보다보니 생각나는 것은 영화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나오는 '모노리스'였습니다. 스페이스 오딧세이 - 컨텍트 - 인터스텔라로 이어지는 우주에 대한 영화인 만큼 모노리스의 디자인을 오마쥬한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셋...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은 지금까지 나왔던 우주 탐사선과는 좀 다른 색다른 모습의 디자인인데, 꽤 멋지더군요. 우주 비행과 멋을 중시한 과거의 주역 우주선과는 달리 마치 우주 정거장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기나긴 세월을 견딜 수 있는 자원(아마 저 블록 하나하나가 다양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과 새 행성에 건설할 자재를 싣고 있기에 이런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실제 한 대원이 블랙홀을 연구하며 23년을 버텨냈으니까요. 함선 이름까지도 절묘합니다. Endurance, '인내'라니... 그리고 이 이름은 1914년 세클턴이 이끄는 24명의 남극 탐험대가 승선했던 배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결국 좌초되었지만...



넷...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에서의 친분이 있어서인지 마이클 케인과 앤 해서웨이의 모습이 반갑더군요. 하지만 더 놀랐던 것은 전혀 뜻밖의 인물이 튀어나와서입니다. 게다가 그 배우는 영화 보기 전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비밀의 배우라서 막상 그 배우가 튀어나오자 저는 저도 모르게 '어?'하고 놀랐습니다. 알고보니 그 배우의 존재 자체가 스포일러더군요. 영화 초반부에서도 그 배우 자체를 필사적으로 숨기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역시나 단역은 아니어서인지 제대로 한 방 크게 터뜨려주더군요.



다섯... 최근 게임 시드 마이어의 문명 : 지구를 넘어서를 구입해서 재밌게 플레이하고 있는 중인데, 이 영화가 계속 겹쳐보이더군요. 게임 배경 역시 이 영화와 다르지 않아서, 절망적이 되어 버린 지구에서 최후의 모든 것을 짜내 이민선을 쏘아 올리고 개척자들이 새로운 행성에 도착하여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지구를 구원한다는(물론 결정에 따라 그 구원방법이라는 것이 당하는 입장에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학살일지라도) 내용이라서 더더욱 몰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명 : 비욘드 어스의 트레일러입니다. 보다보면 정말로 이 영화의 초반부와 닮아있습니다. 멸망해 가는 지구를 묘사한 작품을 볼때마다, 지금 당장은 아닐거라는 게 다행이긴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닥칠 일이기에 항상 마음이 우울해지는 것은 사실인 거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 사소한 것으로 싸워대는 인간들이 한스러워 보일 정도로 말이죠.


여섯... 가장 논란이 될 것 같은 시간의 차이... 중력의 영향이라고 설명은 해도 누군가가 보내는 한시간이 지구에서의 7년이라는 게 선뜻 이해가 가기는 어렵죠. 이론에 대한 설명은 넘어가고, 언뜻 생각하면 늙지않거나 죽지 않는 불노불사의 존재를 연상하기 쉽지만(특히나 상대는 100살이 넘은 노인인데 자신은 그보다 더 나이를 먹었음에도 여전히 젊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의 시간 차이는 그렇지 않죠. 오히려 체감하는 시간의 흐름은 그대로입니다. 상대방이 늙어가는 동안 자신은 늙지 않고 그 시간을 함께 공유했다면 축복일지 몰라도, 이 경우는 완전히 시간의 흐름까지 달라질 정도로 단절된 곳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미 지구에서는 몇십 년이 흘러버린 뒤더라, 하는 경우인거죠. 옛 이야기에 나오는 바둑두는 걸 구경하다보니 이미 수십년이 흘렀더라던가, 바다속 용궁에서 며칠 잔치를 즐기고 나와보니 세상이 변해있더라라는 이야기의 경우와 같아서, 본인에게도 상대에게도 전혀 원치 않는 시간의 엇갈림이 되어버린 거죠. 그래서 더더욱 비극인 거고...



일곱... 그럼에도 역시 조금은 아쉬운 것은 이 영화 역시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얼마전 우리나라 드라마 '미생'이 케이블에서 제작되게 된 이유를 원작자가 인터뷰한 내용이 있었는데, 원작에도 없는 어울리지 않는 그놈의 러브라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해서 공중파 방송을 포기하고 러브라인에 집착하지 않는 케이블의 요청을 수락했다고 했죠... 그런 것처럼 이 영화 역시 헐리우드의 이야기 스타일인 사랑과 휴머니즘으로 결론내리는 모습이 좀 아쉬웠습니다. 비록 사랑의 힘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 사실일지언정 결국 영화가 아니고 다큐멘터리가 되버린다 해도, 과학과 우주의 광대함을 묘사하던 영화에 집어넣은 사랑 이야기는 좀 아쉽더군요.



그럼에도 로맨스 영화나 눈물샘 자극하는 감성 영화가 넘쳐나는 이때(특히나 국산 영화) 간만에 갈증을 해소시켜 준 영화였습니다. 이렇게 긴 글을 썼는데도 아직도 궁금합니다. 과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영화에 쉽게는 찾을 수 없는 또 어떤 장면들을 숨겨두었을까요, 그리고 그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길 바랬을까요...



다음 개봉 예정인 영화들도 기대되네요. 먼저 호빗 마지막편이 있고, 헝거게임 모킹제이도 있죠. 모킹제이는 트릴로지의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해리포터 마지막편처럼 둘로 나뉘어 개봉한다니... 일단 호빗을 봐야겠네요. 그런데 1편은 보았지만 2편을 못 봐서... 3편 보기전에 2편을 어떻게든 먼저 봐 둬야 한다는 게 고민이군요...




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4. 11. 2. 12:05

나의 독재자 - 두 배우가 매끄럽게 끌어간 수작

 

 

영화 나의 독재자를 보았습니다. 혼자서도 능히 영화 원톱으로 흥행할 수 있는 배우가 두사람이나 출연하여 부자(父子)간의 연기를 펼친다는 데에 관심이 가던 영화였습니다.

 

 

 

뭐 사실 영화는 박해일을 기대하고 본 것이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1974년, 연기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중요한 배역은 매번 남에게 빼앗기며 비중 없는 단역만 맡던 성근(설경구)은 어느날 리어왕 연극에서 주연배우가 홧김에 때려치고 나가자, 대사를 다 외우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 배역을 맡게 되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가족들까지 초청하며 들떠있던 성근은, 결정적인 순간 그렇게나 연습하던 대사를 긴장 때문에 잊어버리게 되고 결국 연극은 실패합니다. 단장에게 욕설을 듣고 가족마저 그 모습을 보고 황급히 피하는 모습을 보고 절망에 빠지는데,

 

 

그 순간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며 한 남자가 다가와 오디션을 보라며 명함을 주고 가고, 성근은 최선을 다해 그 오디션을 보고 결국 합격합니다만, 그 때부터 상황은 전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갑니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그에 대비하여 북한 주석과의 리허설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현직 대통령과 김일성의 대역과의 사전 모의 회담이 필요하게 된 거죠. 결국 성근은 김일성 대역의 적임자로 발탁되어 가혹한 환경 속에서 김일성의 몰입하지만... 끝내 모의 회담은 무산되고 팀은 해체됩니다.

 

 

그로부터 20년 뒤 1994년, 사채업자들에게 빚 상환독촉을 받으며 힘겹게 살고 있던 상근의 아들 태식(박해일)은 빚을 갚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 그를 위해서 그동안 요양원에 모셔놓고 애써 무시해온 아버지 상근을 옛 집으로 데려가 독재자 아버지의 정당한 후계자가 되기 위한 작전을 짜고... 그때부터 영화는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영화를 보며 조명남 감독의 '간 큰 가족(2005)'가 떠오르더군요. 물론 간 큰 가족은 코미디 영화이고 나의 독재자는 코미디 영화는 아니었지만... 아버지의 유산을 받기 위해 현실을 감추고 조작해서 자식들이 이리저리 동분서주하며 소동을 벌인다는 그 영화가 얼마간은 겹쳐보였습니다.

 

 

물론 영화에서 박해일이 등장하는 중반부 약간이었을 뿐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초반 부분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연기문제가 아니고 영화 안에서 상근이 겪는 그 상황이 정말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저보다 더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졌을 거라 생각하니 편하게만 볼 수는 없었지요. 뭐 사실 그렇다고 그런 상식을 벗어나는 어이없는 일은 지금 이 시대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쨋든 1974년 시점에서 오계장(윤제문), 하교수(이병준) 등의 연기에 힘입어 영화는 박해일이 등장하지 않는 초반에도 지루하지 않고 매끄럽게 흘러가더군요. 뭘 말하려는지도 확실했고, 전개도 시원시원해서 보기도 좋았습니다.

 

 

중반 박해일이 등장하면서부터는 그야말로 두 배우가 영화를 자신있게 끌어가더군요. 역시 믿고 볼 수 있는 배우인 듯 합니다. 특히나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변하는 박해일의 얼굴은 참 볼만하더군요. 평소 눈이 작다고 생각했던 배우가 눈 튀어나올듯이 치켜 뜨던 그 모습은...

 

 

어쨌든 간만에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다만, 영화 자체가 부정(父情)을 주제로 하고 있고 온통 남자들 뿐 여자는 단 한사람, 그리 큰 비중 없이 나오는 감동영화라서 이런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실제로 극장안 좌석도 여러 곳 비어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나... 박해일 하면 역시 괴물에서의 그 멋진 연기가 생각나는데, 그때의 명대사인 "X까!"가 이 영화에서도 나오네요. 물론 좀 다르긴 합니다만... 그리고 그때 멋지게 휘두르던 화염병... 여기서도 나옵니다... 물론 휘두른 사람이 좀 다르긴 합니다만... 이번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그만...

 

 

둘... 영화 마지막에 반전이 있습니다. 복선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아... 하고 알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셋... 초반에 주사파 학생의 연기가 참 인상깊었습니다. 하교수와 함께 명 연기를 펼쳤지요. 누구일까 참 궁금했는데 변변한 스틸컷이나 배역설명도 없군요...

 

넷... 사람의 정신이라는 것은 정말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 같습니다. 강한 정신력을 강조하지만 막상 자신이 그런 폭력과 강압에 신음하게 된다면 과연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감독은 그 당시 리허설이 있었다는 풍문을 듣고 창작하여 만든 영화라고 하니 그나마 안심이긴 하지만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안기부 담 안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그 공 찾으러 갔다가 불구가 되서 돌아왔다는 소문이 돌던 시대였으니 오죽할까요... 어쩌면 영화 안에서 상근의 의도를 제가 아직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해 보고 싶었지만 딱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에... 혼자 좀 생각해 봐야겠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