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랍소른을 물리쳤습니다. 준비하기 전에는 어떻게 깨라는 걸까 했는데, 투기장을 B랭크까지 넘어서면 몬스터 팀을 두개 만들 수 있으니 몬스터 팀 두 팀을 먼저 내보내서 싸우게 한 뒤, 현자의 돌을 매턴 사용해주고(텐션이 내려가지 않는 전체회복이더군요), 템버린을 매턴 사용해주고(당연히 텐션이 모두 모이면 공격), 전체 회복과 스피드나 보호막을 계속 유지해주면 허무할 정도로 빠르게 쓰러집니다.


기뻐하는 주인공 일행...


그리고...


미... 미안한데 트로데 왕...

저주 풀린 거 맞아? 혹시 반만 풀렸다던가...


(저주 걸렸을때와 피부색 외엔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어쨌든 그동안의 눈물겹던 고생들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확실히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 생각하면...


그나저나 안젤로 이놈은 변한 게 없네...
뒤에서 제시카의 공격포즈에 주목.


드디어 모든 저주가 풀렸습니다. 뭐, 여기서 끝은 아니더군요...


공주의 결혼식이 시작되는군요. 그러고보니 망나니 왕자가 약혼자였죠 아마...?


전에 자기가 올라타서 마구 날뛰었던 말이 공주라는 것은 꿈에도 모르는 왕자... 심하게 추근대네요.
일단 공주와의 키 차이 만큼이나 얼굴크기 차이가... 안습일 뿐...

결국 공주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나저나 트로데 왕은 저주가 풀려서 인간의 모습인데도 왜 병사들이 공격하는 건지...?
그나마 그동안 고생했던 것이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나뭇가지 만으로 정규 병사들을 가볍게 제압하는군요.


도망치고 싶어하는 공주의 손을 이끌고 마차까지 온 주인공... 이미 트로데 왕이 준비하고 있었군요...
이제 공주가 더이상 마차를 끌지는 않지만, 여행하던 때와 똑같이 트로데 왕은 마차를 끕니다...


그렇게 셋은 그리운 집으로 돌아오고...


이제 모든 이야기가 끝납니다...

으음... 드디어 모험이 끝났습니다...
한 90시간쯤 한거 같은데 이거 은근히 길군요...
2회차의 특전은 없지만, 클리어후 세이브를 할 수 있는데, 로딩하면 용의 시련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밝혀지지 않았던 주인공의 정체에 대해 밝혀진다고 하는데... 왠지 별로 하고 싶지는 않네요.

일행의 레벨이 겨우 40레벨 근처인데... 영 캐릭터 성장시키는 재미가 없다 보니 그냥 빨리빨리 진행해버린 이유가 큽니다.
마지막 보스에서 전멸하지 않았다면, 연금이나 스카우트도 안했을 겁니다.

드래곤 퀘스트는 파이널 판타지보다도 더 높게 평가되는 작품이기도 하고 상당한 호평도 있어서 저도 여러번 도전해봤던 RPG입니다만, 매번 그 밋밋한 전투화면에 질려 포기하곤 했죠. 이번 8편은 전투화면이 박진감 있게 바뀌었다고 해서 잡아봤습니다만... 글쎄요, 왠지 제게는 이조차 심심합니다(물론 이전 시리즈보다는 나아 보입니다만...)

역시나 전 파이널 판타지나, 서양 쪽 RPG에 너무 길들여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게 드래곤 퀘스트 고유의 전통이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만, 전 거의 8편을 처음 드래곤 퀘스트를 잡아보는 것인데... 아무래도 저와는 안 맞나 봅니다...

1. 캐릭터가 너무 고정입니다...
용사, 전사, 성직자, 마법사의 구성인 듯 하네요. 일행 네명. 이 파티가 엔딩까지 쭉 갑니다. 결국 취향대로 파티를 구성하는 저 같은 경우 안그래도 일직선 진행인데 전혀 제가 게임을 주도하는 느낌이 없이 계속 끌려가는 느낌만 들더군요...
스킬 시스템으로 취향대로 키울 수 있다고 하지만, 스킬 자체도 캐릭터 고유의 성격을 빼면 다 무기일 뿐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도 없습니다...

2. 보스전 외의 전투는 그냥 자동전투로 버튼만 반복적으로 누르고 있습니다.
애초에 기술이 많은 게임도 아닌데다 기술들 중에 쓰는 기술은 그나마 하나 둘 정도...? 그나마 마법사는 공격마법을 입맛대로 쓴다고 해도 성직자는 무조건 회복 뿐이고, 주인공이나 얀가스는 쓸 기술도 없습니다... 그냥 최강의 기술 생기면 그냥 그것만... 파이널 판타지의 라이브라를 걸고 약점과 적의 HP를 알아낸 후 온갖 버프와 디버프를 걸고 소환수를 불러대던 전투가 그리워지더군요. 자동으로 무조건 공격을 걸고 버튼만 턴마다 누르던 게 다였습니다...

따라서 레벨업하면 다음엔 무슨 기술이 생길까 하는 기대도 없더군요...

3. 주인공이 말이 없는 것이 감정이입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질질 끌려다니는 스토리엔 영 감정이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맥없이 끌려다니는 주인공, 말도 안되는 우연의 일치,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멀뚱히 구경만 하고 있거나... 뭐 드래곤 퀘스트의 스토리는 전통적으로 용사가 세계의 위기를 위협하는 마왕을 물리치는 이야기긴 하지만 말이죠...

물론 2004년에 나온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그때에도 정말 재밌고 몰입감 상당한 RPG가 분명히 있었는데 말이죠... 드래곤 퀘스트가 어떻길래 사람들이 호평하는 걸까 하고 엔딩까지 봤지만, 결론은,

역시 저와는 안 맞나 봅니다.

어쨌든 끝을 보니 후련하긴 하군요. 또 할게 많은데... 뭘 잡아야 할지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