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게임잡지 부록으로 게임음반을 주던 때가 있었지요. 그 첫번째 부록은 지금은 거의 사라져가는 카세트 테이프였습니다. 여러 게임음악을 남상규씨가 편곡하여 수록한 음반이었죠. 좋은 음악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제 귀를 붙잡은 음악들 중 하나가 바로 이 음악입니다.


잔잔하고 은은한 선율의 음악, 단지 은은한 보컬만 없다 뿐 제가 좋아하는 요소는 모두 갖춘 음악이었죠. 그런데 제목을 보고 좀 의아해 했습니다. 썬더포스3? 슈팅게임 아닌가요. 보통 격렬하고 쉴새없이 터지고 폭발하는 게

임 분위기에 이런 음악이 어떻게 나오는 걸까 하던 그때, 부제가 '귀향'이었습니다. 그순간 모든 게 짐작되더군요. 힘겹고 처절한 싸움이 끝나고... 전장을 뒤로 하고 끝없는 우주를 비행하며 지구로 돌아가는 전투기 한대... 그런 풍경을 그리며 음악을 들으니 분위기가 기가막히게 살더군요.


특히나 멜로디도 좋았지만 중반부에 분위기가 급변하며 3단으로 이어지던 화음도... 아무리 들어도들어도 질리지 않을 정도였죠.


결국 이 음악 하나때문에 기를 쓰고 썬더포스3를 클리어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체력 게이지 방식이 아닌 피격 한번에 죽게 되는 슈팅게임은 정말 못하거든요. 그래도 갖은 노력 끝에 클리어하니 역시 예상대로 엔딩화면이 나오며 이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지구로 향하는 전투기... 상상했던 그 모습 그대로... 물론 편곡된 곡이 아닌 원곡은 좀 심심하긴 합니다만(편곡된 버전이 확실히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슈퍼 시노비의 음악인 '내 사랑아', 그리고 정말로 좋아하는 엘레멘탈 마스터의 '꼬마요정의 노래'까지(이

음악이 좋아 엘레멘탈 마스터도 플레이 했더랬죠. 그러나 결국 난이도에 좌절하여 클리어는 못했습니다. 정말 아쉬웠어요. 왜냐하면 이 꼬마요정의 노래는 1스테이지 클리어 후, 그리고 4 스테이지 클리어후 바로 들을 수 있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엔딩테마는 클리어를 해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다행히 사운드 테스트 모드가 따로 있는지라 음악은 원없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만, 엔딩을 못본건 아직까지 아쉽기 그지없네요)... 그리고 게임음악에 처음 빠지게 만든 아쿠스 오딧세이의 그 음악들( NSM53P님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바리스의 음악들... 신기하게 그래픽은 슈퍼패미컴이 더 좋았지만 왠지 음악은 메가드라이브가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6편까지 나왔나 보네요. 해보진 못했지만, 화면을 보니 꽤나 분위기가 변한 모양인데요?


게임 | Posted by 아스라이 2011. 1. 8. 19:37

엘레멘탈 마스터[MD] - 명작극장


아쿠스 오딧세이에 이어, 다음은 역시 메가드라이브 게임인 엘레멘탈 마스터입니다. 솔직히 게임이 흥미가 있었다기 보다는, 그당시 게임월드라는 게임잡지의 부록으로 남상규씨가 편곡했던 게임 OST를 부록으로 줬는데, 거기 수록되었던 '꼬마요정의 노래'라는 음악이 참 마음에 들어 구해본 게임이었지요.

솔직히 저는 슈팅게임을 잘 못합니다. 실제 이 게임... 클리어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체력 게이지가 있어 다행이긴 해도 은근히 어려워요.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따로 메뉴가 나오지 않고 오프닝이 나오면서 바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적이 투구를 벗자 자신의 형이란 걸 알게되고 놀라는 라딘.


그래픽이야 이 게임이 나올 당시가 벌써 한옛날이니 감안해야죠. 그래도 참 저 썩은 미소는 제대로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부하 둘에게 길목을 막으라 지시하고 사라지는 대장. 라딘에게 자신을 막을테면 와보라고 하면서까지... 그런데 왜 악당 두목은 주인공에게 항상 기회를 주는 걸까요...

말 그대로 마왕성에 갓 들어선 1레벨 용사를 하찮다고 깔보고 무시했다가 나중에 그 용사가 레벨 99가 되서 마왕성 최고층 자신의 방에서 마주하게 된다니까요,..



어쨌든 초반에 4 스테이지중 하나를 선택해서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화면은 전형적인 슈팅화면입니다. 위 사진은 데모영상인데,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가면서 새로운 무기를 하나씩 입수하는 록맨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특이한건, 새로 얻는 무기들은 다 모으기 공격이 있는데, 라딘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기본공격은 모으기 공격이 없어 외면했는데, 나중에 최종 스테이지에서 요정이 반지로 변하며 라딘의 최강의 기술이 되어군요... 레이져포...


아아... 역시 1스테이지도 못넘기겠네요... 이렇게 어려운걸 어릴때는 무슨 근성으로 5스테이지까지 갔더라... 이건 세이브도 없는 게임인데...


게임에 메뉴가 없습니다만, 특별한 조작을 하면 메뉴화면이 나오더군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A,B,C 모두 누르면서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적용됩니다. 게다가 개념잡힌 게임답게 뮤직 테스트도 있습니다.

여담으로 제가 좋아했던 '꼬마요정의 노래'는 남상규씨의 편곡실력에 감탄했던 곡으로, 여기서 원곡을 들어보면 좀 방정맞습니다... 그나마 요정이 두 번 등장하는데 그 음악도 두가지 버전이 있어, 첫번째보다 두번째는 좀 차분하긴 합니다... 그래도 편곡된 곡을 듣고 원곡을 들으면 좀 확 깨긴 합니다...

그래도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곡은 23번이었습니다. 결국 클리어를 못했기에, 엔딩음악이라도 들어보자 하고 들어봤다가 반해버린 곡이었습니다. 스텝롤때 나오는 곡이라고 하네요. 지금 흐르고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경쾌하지만, 보통의 무한루프의 뱅뱅 반복되는 곡이 아닌 기승전결이 있습니다. 그당시 메가드라이브 앞에 녹음기를 대놓고 최대한 잡음 신경쓰며 녹음하고는 계속 반복해서 들었을 정도로 좋아했던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곡도 편곡되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역시나 곡이 좋기 때문인지 결국 이곡도 편곡된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제목이 '평화를 향하여' 였던가요...


일본 웹에 잘 찾아보면 이 곡에 보컬이 포함된 버전도 있는데, 왠지 가사 해석해보기 두려워지기도 합니다(사이코 솔져의 테마음악을 그렇게 좋아했다가 가사의 뜻을 알고는 충격받은 적이 있지요 ㅎㅎ).



다음엔 뭘로 추억을 되새겨볼까요...

생각해보면 저당시 정말 열심히 동호회에서 활동했는데 말이죠... 하이텔에 개설된 동호회에서 게임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들과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하긴 거기서 제가 가장 열의를 보였던 것은 게임음악을 듣는 것도 듣는 거지만 노랫말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열심이었지만... 저는 영어 가사를 해석하고, 다른 분들은 일본어 가사를 해석해주시고...

지금은 게임음악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뭐 이 외에도... 메가드라이브에서 바리스(거의 모든 음악들), 판타지스타(특히 3편의 오프닝), 썬더포스(4편의 '귀향' 편곡버전), 스토리 오브 도어(특별 커맨드를 입력했을 경우 나오는 셀렉트 화면 음악)...
슈퍼패미컴에서 성검전설(2편의 최후의 요새가 떠올랐을때의 음악과 3편의 오프님), 파이널 판타지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