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뭔가 할 시간을 낼수가 없어 그나마 하던 브리타니아 산책도 최소한도로 짤막하게 다닐 수밖에 없고, 결국 왔다갔다 하는 시간에 카페지기님께서 올려주신 음악들만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좋아하는 울티마 음악 외에도 위저드리나 오리진 시스템 게임 음악 등 이런저런 음악을 듣다가 발더스 게이트 음악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가장 몰입해서 플레이하기도 했고 장장 4회차나 클리어 했던 만큼 더 애착이 가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https://youtu.be/70Av4W2x5aM?si=GSRlWyzOBmJDY4Il

 

먼저 Down by the river입니다. 발더스 게이트 3 영상들을 보다보면 가장 많이 배경음으로 깔리는 음악이기도 하고 캐릭터 선택창에서 나오는 이 게임의 시작을 담당한다고 하는 음악이죠. 이 노래말에는 특이한 설정이 있는데 바로 이 노래말을 하는 화자가 주인공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올챙이라는 것입니다. 엔딩곡에서 다시 자세한 언급을 하겠지만, 이 주인공의 올챙이에게는 원래 데이지Daisy라는 이름도 있었고 더 풍부한 서사가 들어갈 계획이 있었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저 노래말을 생각해보면 아마 데이지는 달콤하게 주인공을 유혹하는 노래일지도 모르겠네요. 특히나 저 노래가 캐릭터 작성 때 흘러나온다는 걸 생각하면(게임 흐름 상 일리시드에게 올챙이를 주입당한 직후입니다)...

 

https://youtu.be/E9Yw67173Gw?si=oqgpjdQ0zuJOIZ9e

 

다음은 가장 좋아하는 노래 The power입니다. 엔딩곡이죠. 분위기, 노래말의 깊이, 멜로디, 여운, 의미 등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멋진 노래이고 발더스 게이트 3의 여정을 모두 끝마친 뒤에 깊은 감상에 빠지게 해주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이 역시 데이지의 노래입니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힘을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죠. 물론 엔딩 쯤 되면 주인공은 일리시드 올챙이에 대한 선택을 했을 시점입니다만... 저 노래말을 들을 때마다 데이지의 심정이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는게 문제네요... 과연 라리안이 혹시 데이지 서사를 삭제하지 않고 모두 구현했다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해버렸을까요... 발더스 게이트 3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저 노래말을 들으면 노래말에 그동안의 여정과 데이지의 감정, 그리고 소망까지 모두 담겨있는 거 같습니다. 본래 게임 내에선 일리시드 올챙이에 대한 시점이나 감정 묘사는 거의 없이 올챙이에 대한 입장은 제외된 채 여행하게 되는데 저 엔딩 음악으로서 그 기나긴 여정이 데이지의 심정으로는 어땠을지 확 떠올리게 되는 노래였으니까요.... 일리시드 올챙이는 숙주를 장악하는 게 생존인데 아무래도 숙주를 파괴하고 지배하는 것 외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랑이라도 느끼게 된 것일까요...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만 기생수의 오른쪽이처럼...? 하여간 노래말을 듣다보면 그동안의 여정이 하나둘 떠오르는 멋진 음악입니다...

 

사실 라리안 스튜디오에서 추진했다가 사정상 잘려나간 부분들이 상당한 건 사실이기도 하고 그 내부 사정도 이해가 갑니다만 데이지가 구현되었다면 발더스 게이트 3 서사 내내 주인공과 데이지 간에 여러 감정 묘사도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에 많이 아쉽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발더스 게이트 3의 여정은 내내 주인공과 일리시드 올챙이와의 주도권 싸움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비중이 크거든요. 어쩌면 올챙이에 과도한 감정이입을 하면 배드엔딩 루트라서 삭제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지 썸네일 삭제
Daisy, the Absolute, and the Emperor [SPOILERS]

Firstly, this is a follow-up to a post I made on Reddit. But as Reddit doesn't exactly foster longform, extended discussion on broad topics, I'm going to put the next bunch of thoughts here, developing on some posts and threads I've put up recently. I'm going to try and avoid any unmarked ...

forums.larian.com

 

https://forums.larian.com/ubbthreads.php?ubb=showflat&Number=881141

흥미가 있으신 분은 읽어보셔도 좋은 이야기입니다. 해외에서도 저 일리시드 올챙이, 데이지의 시점에 관한 흥미로운 토론들이 있더군요. 다만 라리안 스튜디오는 이제 확장팩도, 후속작도 손을 떼었으니, 이 모든 것은 이제 그냥 이 지점까지가 끝이라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이제 라리안이 보여준 부분 외에 그 모든 것은 그저 상상으로만 남게 되었을 뿐이네요...

 

그외에도 발더란의 노래라던가 라파엘님께서 친히 랩을 하시는 전투 테마라던가 많지만 게임을 안하신 분에게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라서 올릴 수가 없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발더스 게이트 3와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만큼은 스포일러 당하지 마시고 직접 그 엔딩까지 직접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두 게임은 남의 이야기로 엔딩을 듣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https://youtu.be/R2RiR8fji2Y?si=psC3Wq1TwkdAlLeV

 

I want to live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노래말 없이 음악만으로는 야영지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입니다만 노래말을 들어보면 동료 중에 아스타리온의 심정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친구도... 사연이 참 절절해서 애착이 가는 친구죠... 이제 라리안의 손을 떠나 돈법사에게 수중에 떨어졌으니 더더욱 불안하기만 합니다...

 

https://youtu.be/jerRb0Z32Gk?si=K7xbrAe6gnz-dq87

 

마지막으로 알피라가 선물하는 흐느끼는 새벽입니다... 알피라는 정말 훌륭한 음유시인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힘겨운 나날이지만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브리타니아 산책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