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3. 10. 9. 12:18

영화 소원을 보았습니다.(스포일러 없음)

 

 

영화 소원을 보았습니다. 사실 원래는 적인걸 2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시간이 애매한 관계로 소원을 보게 되었습니다. 실은 적인걸은 소원을 보고나서 바로 보긴 했습니다만, 한국영화에게 밀려 상영관이나 시간이나, 안습이더군요(적인걸도 영화 자체는 기대 안하고 보면 재밌었습니다만...)

 

이하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출연진은 설경구, 엄지원, 이레... 이준익 감독 작품이군요. 예전에 황산벌, 왕의 남자로 영화인들에게 잊지 못할 이름을 남겼습니다만, 이후 라디오 스타, 평양성, 님은 먼곳에 등 조금은 안타까운 이름이기도 해요.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야기라고 들었습니다. 듣기로 조두순 사건이라고 들었는데, 원래 피해자 이름으로 된 사건이었다가 피해자 이름을 쓴다는 게 문제가 많다고 해서(동명이인인 다른 아이에 대한 피해 등) 범인의 이름을 딴 사건으로 바뀌었다죠(조두순이라는 동명이인들뿐께는 그저 ...)

 

하여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3인가족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만...

 

 

 

 

비가 오던 날, 혼자 우산을 쓰고 가던 어린 딸아이는 그만 끔찍한 일을 겪고 말죠...

 

 

이 영화는 병원에서 그런 딸의 모습을 보고 절규하며 무너져 가는 부모의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내서,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도 괴로운 마음이 들게 합니다. 특히나 이 영화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얼마나 뛰어났던지 막상 그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면, 그저 연기를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뺨이라도 한대 올려붙였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악역 연기를 정말 잘 했습니다. 같은 남자라는 것이 불편해질 정도로...

 

구가의 서의 이성재라던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정웅인이라던가... 악역 연기를 정말 실감나고 소름끼치게 잘해도 무시무시한 것 같아요.

 

 

하지만 다행히 영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 이후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딸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어머니로부터 냉대를 받았어도 포기하지 않고 심리 치료를 시작하는 아동심리학 치료소 원장, 임신중인 몸인데도 마음놓고 울 수도 없어 항상 입을 앙다물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 생계와 병원비, 그리고 범인과의 대면, 경찰서와 법정 출두 등, 모든 것을 감내하며 그 힘든 와중에도 딸이 남자 어른을 무서워하기에 먼 발치에서밖에 바라볼 수 없는 아빠...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과연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궁금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보통 이런 영화에서 보이던 이웃들의 쉬쉬하는 수근거림, 친구들의 놀림, 언론과 여론의 끔찍함이 가장 불안했습니다... 언론은 역시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만...

 

 

하지만 역시 짐작했던 대로 법정 장면은 많이 불편하네요. 그래도 법정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범인이라고 해도 저지른 범죄와 동급으로 보복할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며, 되도록 범죄자를 교화하는 방향이어야지 범인에게 보복하는 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에는 공감할 수 밖에요. 12년이라고 했나요? 아무리 그래도 역시 우리나라는 술만 마시면 관대해지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네요. 제가 술을 거의 안마셔서일수도 있습니다만...

 

영화를 본 후 실화에 조금 관심이 가기도 했습니다만, 법원 판결 외에는 따로 찾아볼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피해 아동이 누구였든, 지금은 보통의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조용히 살아가기를 하는 마음만 들었습니다.

 

하나... 뽀로로가 나올 줄 알았는데, 코코몽이더군요. 역시 아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뽀로로랑 코코몽이 강력하네요. 참고해야겠습니다.

 

둘... 범인의 변호사를 맡은 사람이 가장 불쌍해 보였습니다. 국선 변호사였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피해 아동에게 그때 일을 떠올리라고 말하는 것은...

 

셋... 이런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늘 소망하는 것은 우리가 늘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 그것이죠. 과연... 우리는 늘 누리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불행을 겪게 되는 걸까요? 불행과 고통을 겪어봐야만 평범한 일상이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