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은 언제나 서울 시내는 거의 주차장이 되죠... 그래도 이번엔 피카디리가 아니고 메가박스라서 다행이었습니다. 건대에서 동대문도 꽤 막히긴 하지만, 동대문에서 종로는 더더욱 심각하거든요...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를 보았습니다.

 

이하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책 원작은 3부작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그리고 마지막 권 모킹 제이. 헝거게임 1편에 판엠의 불꽃이라는 부제가 붙긴 했지만 2편에서 캣칭 파이어라는 부제가 붙어 3편에서 모킹 제이라는 부제로 끝나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화가 4부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는가 했습니다만, 확인해보니 소설은 3부작 완결이며 영화는 4부작이 맞네요. 해리포터 마지막 죽음의 성물처럼, 모킹 제이를 2부작으로 나누려는 걸까요?(한 영화에 다 압축하느니 그렇게 늘려서 묘사하는 게 나을 수도 있지만... 한권짜리 호비트를 3편으로 나누듯이 질질 끄는 건 또 그런데...)

 

 

어쨌든 캣칭 파이어라는 부제를 달고 21일 개봉하여 어제 보았습니다. 포스터 안의 새 형상은 모킹버드(Morkinbird : 흉내지빠귀)인데요. 새 중에서 사람 목소리를 흉내내는 새를 통칭하는 듯 합니다. 오래전 '앵무새 죽이기'라는 소설이 있었는데 그 책의 원제가 To Kill a Mockingbird였죠. 그렇다고 앵무새가 Morkinbird인건 아니고... 사람 말을 흉내내는 새를 그렇게 부르는 듯 합니다.

 

영화에서는 이 흉내지빠귀가 의미있는 상징으로 나옵니다. 혁명의 상징이죠. 그래서인지 영화 편마다 흉내지빠귀 팬던트의 모습이 바뀝니다. 3편에서는 아무래도 날개를 활짝 편 모습으로 나올 거 같더군요.

 

 

1편에서 헝거게임에서 승리한 캣니스와 피타. 캐피톨에서도 그렇게 말했고 주변의 모두가 이야기했듯이 헝거게임에서 승리한 사람은 부와 명예를 보장받고 행복하게 살아야겠죠. 그렇게 끝날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문제는 캣니스와 피타가 처음으로 캐피톨에 저항하고도 살아남았다는 것이죠. 1편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본래 헝거게임의 최종 승자는 한사람뿐이어야 했지요.

 

 

결국 본의 아니게 캣니스는 캐피톨에 저항하고도 살아남은 첫 영웅이 되었고, 민중들은 차츰 저항의 불씨를 키워갑니다. 이 헝거게임이후로 사람들의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음을 영화는 꽤 긴 시간 묘사하더군요.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캣니스와 피타는 어떨까요...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살아남았지만, 헝거게임의 우승자라는 이유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캐피톨의 선전도구로서 마음에도 없는 캐피톨 찬양을 하며 다녀야 하죠. 처음에는 미리 작성된 연설문을 거부하고 마음속 말을 그대로 말했던 캣니스도, 캣니스의 그 마음에 동조한 사람들을 평화유지군이 무참하게 죽이고 탄압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받고...

 

 

설상가상 자신이 대신 지원하기까지 하면서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가족들의 목숨과 연인의 목숨을 위협받게 되면서 캐피톨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 캣니스와 피타는 마음에도 없는 거짓 연기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사람들은 마음 속 진실을 말해달라며 울부짖고, 캣니스의 심경은 점점 복잡해져만 갑니다... 피타도 역시... 밤마다 악몽을 꾸며 괴로워하는 두 사람은 함께 괴로워하죠. 1편에서 이제 행복해질것만 같았던 두 영웅은, 시간이 지날수록 언제 죽게 될 지 몰라 두려워하며, 마음에도 없는 영웅 연기를 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죠.

 

 

사실 대통령이 그걸 모를 리가 없죠. 캣니스와 피타는 나름대로 캐피톨의 요구를 따르고는 있지만, 그녀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점점 혁명의 불길이 자라나고 있음을 파악하고 어떻게든 그녀를 제거하고자 하는 그 앞에...

 

 

새로운 게임마스터가 등장합니다. 대통령과 그의 생각은 일치해서 다시 예전처럼 사람들에게 공포와 절망을 심어서 캐피톨에게 무조건 복종하게 만들고, 방해가 되는 캣니스와 주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죽이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는데...

 

 

결국 점점 암담해져만 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결혼 이슈까지 터뜨린 캣니스와 피타였지만...

 

 

결국 특별 기념 헝거게임이라는 명목으로 캣니스와 피타는 또다시 헝거게임에 끌려갑니다. 전편의 헝거게임이 무작위 추첨으로 인한 초보자들이었다고 한다면, 이번 헝거게임은 전대 우승자들로만 추첨되어 참가자들 모두가 헝거게임의 프로들이었죠. 과연 이들 사이에서 겨우 얼마 전 헝거게임에서 겨우 살아남았던 캣니스와 피타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게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영화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 캣니스의 심경을 꽤나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지요. 자신을 혁명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람들...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워 거부하고 그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평범하게 살아남고 싶은 자신...

 

 

하지만 캐피톨과 대통령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여버린다고 계속 위협해오고, 그때문에 마음에도 없는 거짓 연기를 하며 괴로워하는 내용으로 중반부까지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결국 입지 못했던 결혼 웨딩드레스... 하지만 참가자 인터뷰에서 캣니스는 웨딩 드레스를 입고 참석합니다.

 

 

그리고 디자이너의 의지를 담아 캣니스는 모킹버드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자신이 혁명의 상징이 될 것을 다짐하게 됩니다. 이부분이 저는 꽤나 인상깊었습니다.

 

 

결국 또다시 헝거게임에 참가해야 하는 캣니스, 피타... 이번엔 상대도, 경기장도, 규칙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하네요. 정말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그 현실 속에서, 캣니스와 피타는 헝거게임을 준비합니다...

 

 

전대 우승자들이라고는 하지만 그 중에도 다른 사람을 대신해 자원한 사람이 있는데 그녀가 바로 마크라는 이름의 할머니입니다. 영화를 보면 각 출전자들 마다 나름의 특기와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설명해주는데 바로 그 기술과 특기로 24명이 서로 죽이는 지옥같은 상황에서 살아남은 거라고 하니 더더욱 무시무시하죠. 그 사이에서 캣니스의 활솜씨나 피타의 검술은 정말 걱정되더군요...

 

 

전편에서도 보여준 불꽃의 의상은 이번 편에서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네요. 이번에는 피타도 함께... 본래 원작에서는 각 구역마다 생산물이 있어 그 생산물을 모티브로 한 옷을 입는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나무가 생산지인 곳에서는 나무를 디자인한 옷이라던가, 어떤 곳은 거의 나체로 온다던가... 12구역은 석탄이어서 재와 같은 옷을 입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캣니스부터는 입고서 불태워 버리지만...

 

영화 속 내용은 소설이긴 하지만 그런 일은 예전에 진짜 일어났죠. 로마 검투사들... 지도층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의 불만을 피로서 달래기 위해... 노예들과 검투사는 콜롯세움에서 서로 죽고 죽이는 피의 살육을 해야 했죠...

 

그때야 그랬지만 영화 속처럼 과학이 발달해 있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영화 속 훈련장치는 정말 탐나더군요. 정말 실감나는 가상현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권력자들이 민중을 탄압하는 이야기나 왕과 귀족이 그대로 지도자와 대부호로 바뀐 이야기들은 하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영화는 보통 소설을 영화로 옮기면서 내용을 압축하거나 각색하는 과정에서 말이 안되거나 구성이 빈약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이 영화는 감정이입이 쉬웠습니다. 캣니스가 언제 스노우 대통령과 게임마스터의 목을 조를까 기대하면서 봤으니까요. 영화 구성도 캣니스와 혁명을 바라는 사람들의 시점으로 스노우 대통령과 게임마스터, 귀족들 등 자신들의 권력과 이점을 유지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않는 자들을 철저리 악으로 묘사하고 있네요.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마지막은 제가 취해서 잘은기억이 안납니다만 어느 호프집 체인점이었어요. 안주도 맛있었지만 테이블에 동그란 저 컵받침... 전기로 냉방이 유지되어서 저기에 맥주잔이나 콜라를 넣어두면 시원함이 유지되더군요. 정말 신기해서 찍어봤습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