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 Posted by 아스라이 2013. 12. 28. 09:53

영화 용의자를 보았습니다(스포일러 없습니다).

 

 

어제 영화 용의자를 보았습니다. 금요일이긴 해도 주말이 아닌 평일 영화시간은 퇴근시간 때문에 아슬아슬해서 불안했는데, 어제도 거의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네요. 다행히 영화는 처음부터 잘 봤습니다.

 

이하 이미지 출처는 구글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맞추어 개봉한 공유 주연의 액션영화죠. 영화 소개부터 액션에 대한 비중이 상당하기도 한 영화라 기대되었습니다.

 

 

줄거리를 초반부만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탈북하여 남한으로 망명한 지동철(공유)은 하루하루 대리기사를 하며 누군가를 찾습니다. 그 와중에 가까이 모시던 박회장의 살해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며, 박회장의 살해는 막지 못했지만, 범인을 제압하고 박회장이 죽기 전 남긴 안경을 받게 되지만 이내 국가 요원들에게 박회장과 가족 살해의 누명을 쓰고 쫒기게 됩니다. 게다가 지동철에게 원한을 가진 민대령(박휘순)까지 가세하여, 지동철은 경찰과 특수요원, 민대령, 그리고 수상한 자들로부터 잠시도 쉬지 못하고 쫒겨다니며 스스로 찾는 자와 박회장 살해의 비밀을 풀기 위해 달립니다.

 

 

영화는, 제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켜 줄 만큼 화려한 액션으로 넘쳐납니다. 특히나 주인공 지동철이 북한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남한 경찰이나 특수요원이 아무리 덤벼들어도 순식간에 모두 제압해버리고 유유히 빠져나가니까요.

 

 

화려한 액션이지만 뭐랄까... 제 개인적으로는 액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류승완 감독이 있고, 그 감독의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워낙 재밌게 봐서 좀 아쉽긴 했어요. 두 영화의 액션은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아라한의 경우 중요 격투는 슬로 모션으로, 그리고 대부분의 공격과 동작이 눈에 딱 들어오는 촬영이었던 반면, 이 용의자는 엄청나게 빠른 공격과, 그리고 실감나게 하기 위해선지 촬영하는 카메라가 시종일관 흔들려대서 도대체 무슨 공격을 어떻게 했고 어디를 어떻게 맞았는지 도무지 모르겠더군요. 그냥 둘이서 번개같은 공격으로 주고받다가 어느 순간 지동철이 적을 제압하는 장면이 나오는 듯 했어요.

 

그리고 꽤 복잡한 심경의 자동차 액션씬... 저는 서울 도심에서, 그것도 용산에서 자동차 추격전이 벌어질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서울 거리는 차가 장난 아닌 도로라서 절대로 자동차 추격전 같은 건 못하리라고 생각했거든요, 고속도로도 아니고... 신호야 무시하며 쫒고 쫒긴다지만 주차장을 연상케 하는 정체된 차들을 어떻게 할건지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느 정말 멋진 추격전과 차 액션씬, 그리고 긴박감을 보여줍니다...

 

다만... 그 자동차 추격전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져 오더군요. 제가 바로 영화 속 처럼 그런 사고를 겪었던 터라... 물론 영화야 주인공이니 아무리 큰 사고가 나도, 차가 망가지고 부서져도 다칠지언정 죽지는 않겠지만, 제가 아는 사람은 바로 저런 사고 때문에 죽었고, 저 또한 저런 사고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다가 왔던 터라... 영화가 끝나고서도 내내 차 사고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더군요.

 

 

 

중간에 잠깐 나오는 장면이긴 해도, 햇볕에 그을린 공유의 근육잡힌 상체가 정말 멋지더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본 시리즈가 느껴질만큼 정말 몸을 사리지 않고 온갖 액션이 숨쉴 틈도 없이 이어집니다. 이 영화가 러닝타임이 짧은 영화도 아닌데, 두시간 반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입하다 보니 영화 끝이더군요.

 

 

그동안 부드러운 역할을 주로 맡아왔지만, 이제 액션배우로 기대됩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까칠한 사장의 이미지가 기억납니다만...

 

 

어재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은 하나같이 최종보스가 국가의 어느 누구가 되는지 모르겠어요. 대 테러 라이브도 그렇고, 변호인도 그렇고, 용의자도 그렇고... 그럼에도 이 영화들 속에 나오는 모략을 꾸미는 집단이 정말로 있을법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슬픈 현실이겠죠. 당장 지금 이순간에도 정부와 서민의 싸움이 치열하니...

 

그나저나 최종보스... 마치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보는 듯 했어요. 물론 조커의 포스에는 발끝에도 못 미치긴 하지만... 그 웃음소리는 정말...

 

 

영화가 공유와 박휘순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긴 합니다만 낯익은 조연들이 나와서 반갑더군요. 원래 개그맨(예전 형님 뉴스에서 건들거리며 개그를 하던 모습이 선해요)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새 '구가의 서'에서 감초 연기를 보여줬다가 여기서도 정말 눈에 쏙쏙 들어오는 역할을 하던 조재윤, 그리고 응답하라 1994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차갑고 냉혹한 특수부대원으로 등장한 김성균까지...

 

앞으로도 더 멋진 액션영화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