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보면 가끔 첫 글자가 기가막히게 아름답게 장식된 글자가 있지요. 종종 보다보면 정말 멋집니다. 부럽기도 하고 말이죠. 왜 한글에는 이런 첫 장식글자가 없을까... 그때가 제가 고등학생일 때였을 겁니다...
정말 멋지죠? 첫 글자 하나만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어 그리 난잡하지도 않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아마 그때부터 한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 글씨는 참 흡족했는데... 기나긴 시간 손글씨는 제쳐두고 키보드만 치다 보니 지금의 제 손글씨는 처참함...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어제인가...
2011/10/22 - [잡담] - [펌]한글을 그리다... 한글의 아름다움... 이 포스팅을 하면서
한글의 아름다움에 한참 감탄하다 보니 제가 전부터 쓰고 있던 글씨체를 한번 기록해 두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첫 자음을 강조시킨 글씨체입니다. 나름 귀여워서 자주 썼는데, 글씨가 큰 만큼 많은 글씨를 쓰는 것은 무리고 초성, 중성, 종성의 크기배율을 항상 동일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금방 지저분해지고 난잡해지는 어려운 글씨체입니다.
다음으로는 세로로 길쭉한 글씨체입니다. 보통 이보다 더 세로로 길쭉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모음의 세로획만 길다랗게 늘여 쓰는 글씨체로 보통 필기할때 저 글씨체로 했습니다. 역시 비율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죠. 그래도 잘만 적용해 쓰면 꽤나 예쁘게 보이기는 하더군요. 요즘은 쓸 일이 도통 없어서...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한글 글씨체인데... 예전 제가 그렸던 만화에 곧잘 넣었던 글씨체로, 고대 돌이나 비석에 사각형으로 긁어서 기록했다는 설정 때문에 이런 글씨체가 되었습니다.
읽으실 수 있으신가요? 쓰는 방법은 그야말로 간단합니다. 일단 사각형을 그리고(꼭 정사각형이 아니어도 됩니다만, 한글의 기본 글씨는 정사각형이므로 정사각형이 이쁘더군요) 초성, 중성, 종성의 위치대로 선을 안에 그어 구역을 나눈 뒤 점만 찍어 글자를 표시하면 됩니다.
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구성과 좀 한참 해독해야 알아볼 수 있는 구성에서 타협점을 찾은 글씨 비슷합니다. 처음 봤을때는 도대체 뭐라고 쓴 건지 알 수 없는 한글입니다만, 읽는 법만 알면 순식간에 어렵지 않게 줄줄 읽어낼 수 있죠. 너무 쉽게 읽어내도 재미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도 한참 해독해야 읽을 수 있는 글이 필요하다면
룬 문자로 쓰면 되겠더군요(울티마를 해보신 분은 역시 쉽게 읽으실 수 있으시겠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이 있는데도 꼭 영어로 써야 직성이 풀린다거나 뭔가 세련되어 보인다거나 하는 생각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한글도 정성을 다해 가꾸어 준다면, 정말 멋지고 세련되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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