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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귀신이나 유령영화 등에서 무서움을 느끼던 때, 순간순간 무서운 것이 튀어나오기 직전에 극한 두려움과, 막상 끔찍한 것이 튀어나왔을때의 공포... 그것과는 달리... 시종일관 지속되는 공포를 느낀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사일런트 힐Silent Hill'을 처음 접했을 때입니다. 그전에도 바이오 해저드라는 유명한 공포의 좀비게임이 있었지만... 허브만 먹으면 죽기직전이라도 설아나는 데다, 총알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몰려오는 좀비를 안면 하나 안바꾸고 학살해대는 무적의 슈퍼맨같은 주인공이었던 터라... 중간에 놀래기는 해도 무섭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 게임만은 달랐지요. 꿈에서라도 보기 싫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한 크리쳐들 하며... 마음만 먹으면 접근전 무기로 싸워나갈수는 있지만 보통 두려워하며 도망치게 되는 상황이었죠. 무엇보다... 온통 피인지 녹슨 쇳물인지 알길없는 흑갈색의 끔찍한 배경으로 변해버리는 주변이라던지... 그것보다 더 끔찍스러운것은 이 게임의 음악을 누가 담당했는지... 시종일관 뭔가 긁히고 울리고 쾡쾡거리며 울리는 거슬리는 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기분나쁜 공포'를 게임하는 내내 유지시켜 줍니다. 지금까지도... 이게임은 밤에 불끄고 하는것은 커녕... 혼자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와중에 이게임을 영화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영화를 세번이나 보게 되었네요. 세번이나 보게 된 것은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녀석의 취향탓도 있지만, 한두번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금 난해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죠. 영화의 짧은 상영시간 동안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친절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기본 스토리야 여기저기 다 있을테니,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영화내 몇가지 이해하기 힘든 것들에 대한 설명이 되겠네요. 영화내에서 주인공인 로즈가 잃어버린 딸 샤론을 찾아 여경관인 베넷과 함께 사일런트 힐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리고 사진의 저런 크리쳐들을 비롯한 괴기한 현상들에서 도망다니게 되는데요. 이미 여기서 로즈와 베넷은 이미 다른 세계인 듯 합니다. 영화 중반에 로즈와 딸을 찾으러 온 남편과 경관이 사일런트 힐에 오는데요, 분명 한 장소에서 남편과 경관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지나가고, 로즈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도망쳐가지만... 둘은 한 장소에 있는데도 서로 만나지 못합니다. 남편이 있는 살아있는 세계(따스한 빛의 배경), 로즈가 도망쳐다니는 죽음의 세계(침침한 회색빛 배경)으로 나뉜 채... 그저 남편은 '아내의 냄새를 맡았어...'라며 미약한 아내의 존재를 겨우 느낍니다.

결국 남편과 경관은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자신들이 속한 빛의 세계로 돌아가고... 로즈는 두렵고 회색에 세계에서, 더 무시무시한 끔찍한 악마의 세계를 보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 차원이라고 할지... 세계가 셋으로 나뉘는군요. 살아있는 빛의 세계(따스한 빛나는 배경), 죽음에 이미 발 디딘 어둠의 세계(차가운 회색의 세계), 그리고 끔찍한 크리쳐와 악마들이 활개치는 피빛 세계(무시무시한 검붉은 배경). 마지막 세계에서는 윗 사진과 같은 크리쳐들이 로즈를 습격해옵니다. 저 크리쳐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비밀인 '알레사'를 욕보였던 존재로... 저주를 받아 저렇게 '척추가 접혀져' 다니게 되죠. 게임에서도 등장했던 반가운 놈이었습니다.(실제로 마주치게 되면 하나도 안 반갑긴 하죠 ㅎㅎㅎ)


악마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피라밋 머리... 혹은 삼각두라고 불리는 크리쳐입니다... 게임 사일런트 힐2에서의 인기인이었습니다. 죽일 수가 없는 놈이었던 지라 도망다니느라 생고생하게 만든 녀석이었습니다. 게임에서도 무시무시한 포스를 자랑합니다. 자신의 몸보다도 더 큰 참마도를 질질 끌고 다니며 철문을 종잇장 자르듯 갈라버리고, 총알 몇방으로는 벌에 쏘인 정도로 여기고 덤벼듭니다. 게다가
취미는 사람의 옷 벗기기(...), 살거죽 벗겨내기...


로즈는 단지 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사일런트 힐의 무시무시한 세계를 헤메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존재에게 다가가게 되고, 30년 전 일어났던 끔찍한 참사의 진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입양한 딸 샤론이 누구인지도...

결말은... 신이냐 악마의 논란보다도... 결국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화롭던 소도시에 무시무시한 짓을 저질렀던 광신교도들과 그들의 교주... 그리고 고통과 증오가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커지고 무거워져 견딜수 없어 누군가의 힘을 빌려버린 그녀 역시...

세번째 본 지금은 어느 정도 이제 알거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정말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려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에서 진짜 싫었던 어둠의 세계에서 갑자기 변해버리는 피빛 배경으로의 효과라던가 특히나 게임에서 참 인상적이었던 '쭉방 가슴 간호사 누님'.... 특히...

흥행했는지는 잘 알수 없지만, 속편이 또 나오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은 게임 이야기입니다. 사일런트 힐은 최근 오리진은 못해보고 4편까지 해봤습니다만... 1, 2, 3은 어느정도 연관있는 이야기라서 분위기가 비슷하지만, 4편은 전혀 다릅니다. 배경도 사일런트 힐이라는 공포스런 도시가 아닌 바로 자신의 방입니다. 상상해보세요.

혼자 살고 있는데, 어느날부터 자신의 집과 현관문을 경계로 바깥이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분리되 버립니다. 현관문은 절대로 열리지 않고, 방범구멍이나 창문으로 밖은 볼수 있어도 절대로 소리도 전달되지 않고 깨뜨리거나 열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시시각각 집안에서 괴이한 이상현상과 유령들이 나타납니다.

게임 사일런트 힐4에서는 그런 상태에서 주인공이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죠. 개인적으로 게임하다가 어느 순간 현관문의 방범창을 들여다보니, 주인공 자신의 끔찍한 죽어버린 얼굴이 흔들거리며 문밖에 서있는 모습에 기겁했던 생각이 나네요. 진짜 공포란게 뭔지 잘 알고있는 사람들이 만든 게임입니다.


더운 날씨네요. 더울때는 공포영화가 최고입니다만, 원체 무서움을 잘 타는지라 공포영화는 꼭 누군가 곁에 있어야만 보는 겁많은 자취생의 비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