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로스'에 해당되는 글 1

  1. 2010.02.11 상념0211 - 설 연휴 전에... 4
상념 | Posted by 아스라이 2010. 2. 11. 21:26

상념0211 - 설 연휴 전에...

이번에 중학교에 올라가는 사촌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삼촌의 입장에서 뭔가 하나 해줘야 할거 같기는 하더군요... 컴퓨터나 전자사전 같은건 이미 있다고 하니... 남은 건... 노트북이나 닌텐도 같은 게임기... 정도?

다만 노트북은 가격이 꽤나 세고... 닌텐도는 본체에 딸려오는 소프트 하나면 가격은 적당하긴 해도 나중에 애 부모님께 혼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서... 일단 한번 전자상가에 가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건대입구 역에서 연주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그것도 아주 친숙한 소리가...


Panpipe... 맞죠? 울티마 6을 아시는 분들은 약간은 치가 떨리는 악기 제조법을 기억하실 수도 있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사티로스인 판을 피해 달아나던 처녀가 잡힐 듯한 절망적인 순간에 갈대로 변해버리고... 그리고 판은 그 대롱들을 엮어 음악을 연주했다는 전설도 떠올릴 수가 있고... 저 같은 경우 정말로 좋아하는 음악인 '외로운 양치기'를 떠올리기도 하겠죠.

개인적으로 팬파이프나 플루트, 우리나라의 대금 같은 세 현악기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오래전에는 그 연주를 사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요, 아직도 그 곡조가 기억날 만큼 저 세 악기의 음색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그 후로는 저 악기를 취미로 가지신 분을 만날 수는 없더군요. 하긴 아쟁을 소지하고 계신 분은 봤습니다만...


아... 이것은!!! 선명한 병헌사마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물론 피규어 자체의 얼굴 디테일은 참 안타깝습니다... 음... PARIS PURSUIT라고 써있는 걸 보니 아마 파리 공격때의 복장인가봅니다. 그래서 복면이 없는건가...
영화 내내 다들 최첨단 무기에 강화 슈트로 무장하고 날라다니는데 반해 하이얀 옥시크린 세탁복 하나 가지고 아무런 기계의 도움없이 실검 두자루로 적들을 압도했던 스톰 세도우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어라라... 여기는 전에는 못 봤던 거 같은데...? '막사발 갤러리'라고 합니다.


막사발이라... 자세한 건 모르지만... 아마 사발에 유약과 색을 마무리하고 구워서 만들어진 완성품의 그 불특정성이 돋보이는 예술품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자기와는 달리 완성될 때까지 어떤 모양이, 어떤 색이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 특징이라던가요...


제게는 임진왜란 시대, 왜군 장군이 저 막사발에 환장을 해서 그당시 우리 조선 민가의 간장 종지까지 모조리 뺏아서는 찻잔인 줄 알고 진열해 놓고 좋아했다는 이야기만 생각납니다. 막걸리 부어먹으면 딱 좋겠어요.


아아... 여기는 별천지가...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안 그러면 어느새 이것저것 집어들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질러버린 프라모델이 이미 수북하지요...


이야~ 드래곤볼의 손오공입니다. 피규어가 아닌 조립품이네요. 발시오네 이후 피규어에도 부쩍 관심이 동하고 있기는 하지요. 이건 어떠신가요 컬러링님?

그나마 행인지 불행인지 만약 있었다면 지를 수밖에 없었을 아슈트레이 레드프레임 1/100스케일 MG급은 아직 미발매라고 하더군요... 하아...

그나저나 원래 목적따윈 다 잊어버린 채 엉뚱한 곳만 돌아다니고 있네요... 그나마 현재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것은 얼마후 파이널 판타지 13 인터네셔날 판으로 영문판이 나오면 플레이스테이션 3 슬림과 같이 질러버릴 예정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파이널 판타지 13은 현재 7 ~8만원 대...? 플레이스테이션 3까지 합하면 한 40만원은 각오해야 할까요... 그보다도... 인터네셔널 판이 나온다 쳐도 영문판이 정식발매가 되어줄지는 의문이로군요... 현재 일본판은 여기저기 플레이스테이션 합본 박스가 참 많이도 보이긴 합니다만...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간간히 들리고는 하던 반디 엔 루니스의 서점에 들어섰습니다. 노트북도, 게임기도 그렇다면 그냥 확 보드게임이나...?
종류가 꽤 많더군요. 하지만 제가 여기 들른 이유는 이 중에 한 보드게임에 강렬한 지름의 유혹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한글판. 작년에 리뷰를 보고 바로 빠져들어서 구입하기로 맘먹었던 게임이지요. 가격은 확실히 세긴 해도... 항상 구입하려 할때마다 드는 생각은... 같이 할 사람이 있겠냐는 거...

이게 1인용이 된다면 벌써 구입했을 겁니다. 아무리 머리속으로 생각을 해 봐도...
스타크래프트 보드게임을 하자고 했을 때 돌아올 대답은 100%...
'철권이나 하자'겠더라고요... 혼자 멍하니 놀수는 없지요...


소장용으로 구입하기에는 십만원이 넘어서는 가격이라 무리인 거고... 생각해보니 얼마전 트위터에서 제게 멘션하셨던 분이 바로 저 스타크래프트 한글판 보드게임을 런칭하셨던 업체 관계자 분이셨는데... 저 게임의 확장팩인 '브루드 워'는 한글화를 못했다는 말씀을 하셨던 걸로 보면 판매량은 좀 저조했던가 봅니다...
그래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구입하지 않을까요? 게임할때의 추억이라던가, 그 재미를 저기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테니까.

'저 게임을 하려고 판 펼치고 준비하느니 가까운 PC방에 가서 스타를 켜지 않을까?'

'아 네 그렇겠네요...'


그동안 내내 PDA로 전자북만을 보다보니 정작 종이책이 익숙하지 않네요. 그나마 서점에 온 김에 H.P.러브크래프트의 'Cthulhu'를 찾아보려 했는데 없더군요.
크툴투... 크툴후... 크투르... 원작자가 정확한 발음법조차 정하지 못하고 요절해버린 러브크래프트의 세계... 하지만 나온지 꽤 되었다고 들었건만 찾을수가 없네요... 역시 동네 서점에서는 안되는 건가...



마지막으로 아침에 맡겨둔 사진을 찾아 왔습니다. 뽑을 사진 자체야 35장이지만 세 벌을 만들려다 보니 105장이나 되버렸네요...


요즘은 사진은 거의 컴퓨터에 수록되니 앨범이나 사진조차 보기 힘들어졌지요. 저역시 집에나 내려 가야 앨범이 있을 정도입니다만... 그래도 모니터에 띄워진 사진보다는 앨범을 함께 들춰보면서  이사진 저사진 손으로 짚으며 킥킥대는 것만 할까요...
제가 하나... 그리고 두 사람이 하나씩... 그렇게 추억의 조각은 공유될겁니다...

그나저나 아직도 노트북과 게임기에서 고민중이네요... 그냥... 현찰로 줄까요...?

오늘도 포근한 밤 좋은 꿈을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