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4th] 이 세상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마왕~끝 TRPG

별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별은 언젠가 부터 죽고 싶어졌습니다.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에 절망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죽고 싶어졌다는군요.
하지만 죽는 방법을 모릅니다. 스스로의 손으로 목숨을 날리는 방법조차 알 수가 없군요.


소년이 한 명있었습니다.
그 별을 무척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별도 소년을 무척 사랑했습니다.
소년은 별의 하나 뿐인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별을 죽여주기로 했습니다.
소년은 마왕이 되었습니다.


별과 소년은 서로 매우 사랑했습니다.


학자가 한 명있었습니다.
별이 죽고싶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학자는 별이 죽으면 자신과 다른 사람, 동식물도 죽게 될 것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학자는 별보다 자신과 다른 사람, 동식물들을 더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별이 죽고싶은 마음을 버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별을 가두고 살고싶은 마음을 가지도록 세뇌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왕을 사랑한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마왕이 자신을 봐주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대신 별을 죽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여자아이는 학생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학자의 학생들이었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살고자하는 아이들입니다.
학자는 이 아이들의 살고자하는 의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별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별의 화신의 분신(뭔가의 유기인터페이스처럼?!)을 통해 일방적으로 그 마음을 전하고 별이 살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학생들은 뭔가의 유기인터페이스가 뭔가의 유기인터페이스인지도 모르고 그냥 너무나 사랑하고 아꼈습니다.
갖혀있던 별은 마왕이 아주 그리웠습니다.
유기인터페이스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학생들은 학자가 뭔가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마왕이 별을 죽이러 왔습니다.
여자아이가 나서서 마왕에게 자신을 봐달라고 합니다.
자신도 별을 죽일 수 있노라고 웅변합니다.
마왕이 여자아이를 보아줍니다.

그리고 죽였습니다.


학생들은 마왕이 싫었습니다.
별을 죽이고 싶어하는 마왕이 싫었습니다.
별을 죽이면 자신들이 함께 죽게 되리란 걸 알았거든요.
그리고 학생들의 동료인 여자아이가 마왕의 손에 죽었습니다.

학생들은 힘을 모아 마왕에게 저항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마왕은 학생들을 죽이진 않았습니다.
그럴 가치가 없었거든요.


마왕은 별을 죽이고 싶은데 어디에 갖혀있는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마왕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방법을 찾아 해멨습니다.
학생들은 뭔가 숨겨져있는게 분명한 학자의 방에서 유기인터페이스와 똑같이 생겼지만 더 성숙한 별의 화신이 갖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갖혀있던 별은 사랑하는 마왕이 아주 그리웠습니다.
학생들은 별이 죽으면 자신들이 사랑한 유기인터페이스도 죽게 되리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법을 알아내었습니다.


용자가 있었습니다.
마왕을 죽일 검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자.
그는 마왕의 부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대신해 줄 누군가를 찾아해메며 난폭하게 굴었습니다.


학자의 동료가 있었습니다.
별을 감금하고 세뇌한다는 난폭함에 질려 미쳐버렸습니다.
마왕의 부하가 되었습니다.
그는 다른 부하인 용자가 싫었습니다.
마왕의 다른 부하들인 존재이유를 찾는 로봇과 신화의 괴물이 있었지만
그들보다 마왕을 죽일 수 있는 용자가 더 싫었습니다.
그리고 학자의 학생들도 매우 싫었습니다.

그래서 둘을 함께 죽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용자가 마왕을 죽일 수 있는 검을 학생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학생들이 용자에게서 힘으로 검을 빼앗았으면 더 좋았으련만......


학생들은 별을 가두고 있던 학자가 싫었습니다.
학생들은 유기인터페이스는 매우 좋아했습니다.
학생들은 죽고싶어하는 별이 별로 좋진 않았습니다.
별이 유기인터페이스를 흡수했습니다.
핵생들은 별이........


학생들은 힘을 모아 마왕을 죽였습니다.
갖혀있던 죽고싶어도 죽는 방법을 모르는 별을 풀어줬습니다.
이젠 죽이려드는 마왕이 없으니까요.


별은 매우 슬퍼했습니다.
어쩌면 너무 슬퍼서 죽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학생들과 학자는 짐을 싸고 다른 세상으로 떠날 준비를 합니다.
다른 세상의 별도 설마 죽고 싶어하진 않겠죠.





플레이어는 마왕이 주인공이 이 이야기가 매우 싫었습니다.
마왕이 사랑을 노래하거나 말거나 솔로인 플레이어는 마왕과 별의 커플링도 너무 싫었습니다.
이 플레이어는 자기 캐릭터 커플링이 전파녀따위라는 것도 너무 싫었습니다.
커플이 되면 다 죽어라~!를 실행했습니다.
잃어버린 것들 10년, 아니... 포인트 달성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결전에 돌입한 것도 싫었습니다.
별이 죽고싶어하는 것도 너무 싫었습니다.
이런 리플레이도 싫어요.
엉, 엉.....T_T

에스텔은.... 분명 제일 좋은 하렘이었을텐데 결원 한 명때문에 너무 슬퍼졌....T_T

덧글

  • 아스라이 2011/01/18 12:24 # 삭제 답글

    음... 두 그림 다 진짜 맘에 드는 그림이고 글 역시 참 와닿네요
    (실제 플레이때의 현시창과 너무 대조가 되는 초절미화 스토리임은 분명해도...
    저 미화된 스토리 자체가 그시절 맛스타의 진짜 의도라고 공인이라도 하면 절로 거부감 느껴질 정도로)

    제 블로그에 퍼가도 되겠습니까, 이유는 제 리플레이 보고서가 대체 뭔소리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리플이 달려서요.
    이런 글은 혹시 또 쉽게 이해할지도 모르죠.
  • 아스라이 2011/01/18 12:26 # 삭제 답글

    그나저나 결원 한 명은 누구?
  • Ratatosk 2011/01/18 13:29 # 퍼가도 되요.... 결원이 누군지 잊으셨다며 그건 그거대로 행복한....(먼눈)


TRPG를 잘 모르는 분은 제가 현재 플레이하면서 쓱 있는 보고서가 이해가 안가실게 당연하지요.
그래서 저희 팀원중 한명이 지난번 모험을 회고하며 쓴 글이 있길래 양해를 구하고 긁어왔습니다.

사실 모든 전설이란 게 후대에 각색되고 미화되면서 변화되는 거지만...
사실 그당시 실제 플레이는 "닥쳐랏!" "시끄러워!" "나~ 때~릴~꺼~야~?" "다 덤벼!!!" 등등... 거의 현시창...
저런 숭고한 분위기는 마지막 플레이때도 없었다는... 다들 호감도만 아까워했지...

덧붙여 제가 플레이했던 엘라드린 음유시인 에스텔의 모습이 참 맘에 드네요.
다들 호감도 만땅 찍은 초절정 로리 미소년과 미소녀를 데리고 매일 밤마다 삐~ 하고 삐삐~해서 삐삐삐~ 한다고 수근거렸지만, 실상은 저 그림 그대로 편한 자세로 두 아이에게 가만가만 노래나 불러주고 그랬죠(정말이라고요...)